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1. 9. 17. 선고 2020노2277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검사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가.

피고인이 주장하는 근로계약 종료일인 2018. 3. 31. 이후에도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의 근로관계가 계속되었다. 계약의 형식이나 사직서 제출 여부와 무관하게 1년 이상 근로관계가 유지되었으므로, 피고인에게 퇴직금 지급의무가 있다.

나.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에 포괄임금약정이 존재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에게 휴일수당 지급의무가 있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근거로, 피고인은 2018. 3. 31.자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믿었으므로, 피고인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 상당한 이유가 있었고, 같은 이유로 위 날짜 후에 발생한 휴일수당 역시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믿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및 근로기준법위반에 대한 고의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1)

이 사건 아파트 경비, 보안 업무는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 G 주식회사 → 주식회사 D(이하 각 ‘주식회사’ 기재는 생략)‘로 위탁, 재위탁되었고, 당초의 계약기간은 2018. 3. 31.까지였다. 그런데 입주자대표회의가 위 날짜까지 새로운 관리업자를 선정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G에 새로운 계약이 체결될 때까지 계속 업무를 처리해줄 것을 요청하였고, G도 D에 같은 내용을 요청하였다.

2)

D는 2018. 3.경 이 사건 진정인 F 등(이하 ‘진정인 등’이라 한다)에게 위 1)항의 사정을 설명하면서 2018. 3. 31. 이후에도 당분간 경비업무를 계속할 것을 제안하였고, 진정인 등도 이를 받아들여 2018. 7. 6.까지 근무하였다.

3)

D는 진정인 등에게, ‘2018. 4. 1. 이후의 보수는 근로소득이 아닌 사업소득으로 지급한다는 점’을 설명하였고, 진정인 등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러한 내용에 관하여 진정인 등은 자필로 서명하기도 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가)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가 그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사용자에게 퇴직금미지급 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기타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여러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퇴직금미지급 위반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나)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러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도21231 판결).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 더하여 위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타당하다.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다.

가)

원심 증인들의 증언,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를 종합해 보면, 2018. 3. 31. 전후로 진정인 등의 근로 조건이나 형태, 지시·종속의 정도 등이 달라진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나)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2018. 3. 31.자로 D와 진정인 등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음을 전제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진정인 등에게 이 사건과 같은 예외적인 사정(예정된 근로관계를 종료하여야 하는데 원도급인, 하도급인의 요청에 따라 부득이 보안·관리업무를 연장하는)을 설명하고, 이에 대해 진정인 등에게 양해를 구하였으며 진정인 등도 이에 동의하였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퇴직금 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믿은 것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취지이고, 원심이 2018. 4. 1. 이후 진정인 등의 근로자 지위를 부정한 것은 아니다.

다)

피고인은 종전에도 경비 업무에 종사하는 D의 근로자들과 1년 미만의 기간으로 계약을 체결해왔던 것으로 보이고, 원심이 설시한 것과 같이 G으로부터 새로운 낙찰자가 선정될 때까지만 업무를 연장해달라는 부탁을 받자 진정인 등에게 위와 같은 사정(피고인으로서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을 것으로 보인다)을 설명하고, 임금은 근로소득이 아닌 사업소득으로 처리될 것이며, 입주자대표회의 또는 G으로부터 임금 상당 금액을 받아 전달하는 것이라는 취지를 분명하게 밝혔다(증거기록 45쪽). 당초의 근로계약에 따르더라도 진정인 등은 퇴직급을 지급받을 수 없었으므로, 피고인의 제안이 진정인 등에게 경제적으로 불리한 것도 아니다.

라)

검사는, 이 사건은 근로계약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퇴직금 지급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계약의 형식만 도급으로 가장한 전형적인 사례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은 처음부터 진정인 등에 대한 근로관계를 2018. 3. 31. 종료할 의사였던 점, 그런데 이 사건 아파트 경비 업무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처리해달라는 입주자대표회의 및 G의 요청에 따라 피고인은 부득이 위와 같은 형식을 취하면서 진정인 등에게 그 취지를 설명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결과적으로 피고인과 진정인 등 사이에 2018. 4. 1. 이후에도 그 전과 같은 근로관계가 인정된다고 해서, 피고인에게 처음부터 진정인 등과 1년 이상 근로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퇴직금은 지급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3.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영희(재판장) 김혜림 여규호

각주1) 진정인 등이 퇴직금 미지급으로 진정하기 전인 2018. 7. 2. 작성한 문서이고, 수신자는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이다.

각주2) 피고인의 입장은, ‘(G으로부터 받은) 도급비 중 진정인 등에 대한 2018년 4월, 5월 부분을 반환하기 위해 G과 협의하였으나, G이 직접 고용 불가 및 근로자들의 인사처리, 급여지급 등 업무의 복잡함을 이유로 (당사의) 반환을 거부하였고, 원청인 관리사무소에도 반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관리사무소도 이를 거부하였다. D는 (2018. 3. 31.자로) 진정인 등과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고 판단하였지만, 위와 같은 상황에서 진정인 등에게 노무비 지급을 지체하다가는 진정인 등에게 손해라고 판단하여 사정을 설명하고 노무비를 대체 지급하였다’는 것이다(공판기록 28~30쪽). D가 노무비를 제외한 이윤 등을 반환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원심 증인 J에 대한 증인신문속기록 14쪽 이하), 적어도 D는 근로관계를 종료하고 싶었으나 원치 않는 근로관계연장이 발생하였다는 점, 이를 진정인 등에게 설명하였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