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2. 9. 16. 선고 2021가단13757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다툼 없는 사실

원고의 아버지인 망 E(2021. 8. 30. 사망. 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2021. 8. 5.경 흉선암 진단을 받아 2021. 9. 11. 사망하였다.

망인에게는 3명의 딸이 있는데, 원고가 장녀이다.

2.

원고의 주장 및 판단

가.

주장

원고는 망인이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들에 대하여 퇴직급여 채권, 계금채권, 대여금채권(이하 ‘원고 주장 채권’이라 한다)을 가지고 있음을 전제로, 망인이 사망 직전인 2021. 8. 31. 원고에게 원고 주장 채권을 포함한 모든 재산을 증여 또는 양도하는 의사표시를 하면서 그러한 사무처리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위임하는 백지위임장을 작성‧교부하여 주었고, 그에 따라 원고가 원고 주장 채권을 양수 또는 증여받았으며, 망인의 위임에 따라 원고 주장 채권의 양도양수 사실에 대한 통지를 2022. 6. 8.자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갈음하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아래 각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1)

망인은 2004. 9. 23.부터 2021. 8. 5.경까지 피고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F’에서 나무를 정리하거나 한증막의 불을 때는 업무에 종사하면서 매월 200만 원 가량의 급여를 받았다. 그런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급여로 지급하여야 하나, 망인은 피고들로부터 퇴직급여를 지급받지 못하였다.

그 퇴직금은 33,019,659원[1일 평균임금 65,217.4원, 2004. 9. 23.부터 2021. 8. 5.

까지 6,160일이므로 65,217.4원 × 30일 × 6,160일/365]이므로, 피고들은 연대하여 위 돈 및 이에 대하여 퇴직한 다음날인 2021. 8. 6.부터 14일이 경과한 2021. 8. 19.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망인은 피고 D이 계주로 있는 계에 가입하였다. 위 계는 매월 120만 원씩 25개월에 걸쳐 계금을 납부하는 대신 계주가 이자로 월 30만 원을 계산하여 순서에 따라 계금을 지급하는 내용이었고, 망인은 26번째 순위로 계금을 반환받기로 하고, 월 지급금을 1/2로 하여 가입하였다. 따라서 피고 D은 계금 원본 1,500만 원(= 60만 원 × 25개월) 및 이자 375만 원(매월 15만 원의 이자 × 25개월)의 합계 1,875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망인은 2019. 2. 11. 피고 D에게 2,000만 원을 대여하였으므로, 피고 D은 위 돈을 변제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원고 주장 채권의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에 앞서 망인과 원고 사이의 원고 주장 채권에 대한 채권양도계약 및 채권양도의 원인행위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1)

원고는 “망인이 사망하기 직전인 2021. 8. 31. 원고 주장 채권을 포함하여 망인의 재산 전부를 원고에게 증여 또는 양도하는 의사표시를 하였고, 그와 동시에 그러한 사무처리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위임하면서 백지위임장을 작성‧교부하여 주었다. 이에 따라 원고는 원고 주장 채권 등을 양수 또는 증여받았으므로, 망인의 위임에 따라 위 각 채권의 양도양수 사실을 이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갈음한다”고 주장하고 있다(2022. 6. 8.자 준비서면).

2)

지명채권(이하 ‘채권’이라고만 한다)의 양도는 법률행위에 의한 채권의 귀속주체의 변경으로 준물권행위 또는 처분행위로서의 성질을 가진다. 그와 달리 채권양도의 의무를 발생시키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양도의무계약 내지 원인행위)은 채권행위 또는 의무부담행위의 일종으로서, 채권의 매매나 증여, 대물변제, 채권양도담보계약 등 다양한 형태를 가질 수 있다. 비록 채권양도계약과 양도의무계약은 실제의 거래에서는 한꺼번에 일체로 행하여지는 경우가 적지 않으나, 그 법적 파악에 있어서는 역시 구별되어야 하는 별개의 독립한 행위이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100711 판결 참조).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내용인 ‘원고가 망인으로부터 원고 주장 채권을 양도 또는 증여받았음’을 이유로 피고들에게 이행을 청구하려면, 원고와 망인 사이에 원고 주장 채권에 대하여 양도의무계약으로서 증여계약과 채권의 처분행위인 채권양도계약이 각각 성립되어야 한다.

3)

원고가 원고 주장 채권을 비롯하여 망인의 재산 전부에 대하여 증여 또는 양도를 받고, 그와 동시에 그에 관한 사무처리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갑 17호증의 1은 아무런 내용이 기재되지 않은 백지 하단에 무인과 ‘E’’라는 인영이 날인되어 있을 뿐이다.

한편 원고가 보충하였다는 갑 17호증의 2는 위에서 본 원고의 주장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1항에서 원고 주장 채권에 대한 “그 양도 통지 및 증여집행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A에게 위임한다”고 기재되어 있으며, 하단에는 “2021년 8월 31일”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갑 17호증의 1과 같은 것으로 보이는 무인과 인영이 날인되어 있다.

4)

아래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갑 17호증의 1, 2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와 망인 사이에서 원고 주장 채권에 대한 처분행위인 채권양도계약이나 원인행위인 증여계약이 성립되었다거나 그 효력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원고가 망인으로부터 위 주장 각 채권들을 양수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갑 17호증의 1에는 아무런 내용이 없다. 갑 17호증의 1이 원고 주장과 같은 백지위임장이라는 점에 부합하는 것으로는 원고의 주장 외에는 달리 증거가 없다. 더욱이 갑 17호증의 1에 날인된 것이 망인의 무인과 인영이 맞는지, 그 무인 및 인영이 망인의 의사에 의하여 날인되었는지 등에 대하여도 이를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

따라서 갑 17호증의 1만으로는 망인이 원고 주장 채권을 원고에게 양도하였다는 사실 및 채권양도의 원인행위로서 원고 주장 채권을 원고에게 증여하였다는 사실, 나아가 망인이 원고에게 백지위임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한편 갑 11호증의 2, 갑 13호증의 1, 2, 갑 14호증의 2의 각 기재 및 증인 G의 일부 증언으로도 갑 17호증의 1에 의해 위와 같은 채권양도계약, 채권에 대한 증여계약 등이 각각 성립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②

원고가 보충하였다는 갑 17호증의 2는 그 내용이 원고 주장에 부합하나, 위 ①과 마찬가지이므로 그것만으로 채권양도계약 및 채권에 대한 증여계약을 인정하기 어렵다. 한편, 갑 17호증의 2에 대하여 원고가 언제 보충하였는지, 망인의 사망 전인지, 사망 후인지도 알 수 없다.

③

다른 한편, 원고는 소제기 당시에는 ‘망인이 2021. 8. 30.경 장녀인 원고에게 퇴직급여 반환 채권, 대여금 채권 등 모든 재산을 증여하였으며, 그 다음날인 2021. 8. 31. 차녀인 H, I의 입회하에 위와 같은 취지의 유언을 구수하고 날인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갑 7호증인 유언장을 제출하였다. 위 유언장은 ‘유언자 성명’란에 E이 이름이 수기로 기재되어 있고, 그 옆에 ‘E’라고 기재된 인영이 날인되어 있으며, “1. 사후 유산 처리문제”라는 제목 하에 “내가 사망할 경우 F에 15년 동안 재직하고 받을 퇴직금 및 D에게 빌려 준 4천만 원과 의정부시 J의 임차보증금 1,500만 원 등 나의 모든 재산을 큰 딸인 A가 단독으로 상속받아 집행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다(‘가능’ 부분, 번지수 부분, 1,500만 원 부분은 각 수기로 기재되어 있다).

그 후 원고 주장 채권에 대한 원고의 취득원인이 유언인지 양도에 의한 것인지에 관한 이 법원의 석명에 의하여 원고는 위와 같이 2022. 6. 8.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청구원인을 위와 같이 정리하면서, 갑 17호증의 1, 2를 제출하였다.

유언장(갑 7호증)과 백지위임장(갑 17호증의 1)을 비교하여 보면, 상식에 비추어 보더라도 갑 7호증과 같은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할 정도였던 망인이 갑 17호증의 1과 같이 백지위임할 이유가 없고, 그와 같이 백지위임할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도 없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갑 17호증의 1에 의해 원고 주장의 채권양도계약 및 채권에 대한 증여계약이 각 성립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

[한편 원고의 채권양도통지도 유효하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망인으로부터 채권양도통지 권한 등도 위임받았음을 주장하면서, 2022. 6. 8.자 준비서면의 송달로 채권양도사실을 통지한다고 주장하였다. 만일 채권양도계약이 진정하게 성립하였다면 양수인도 양도인으로부터 채권양도통지권한을 위임받아 양도통지를 할 수 있지만, 위임은 당사자 한쪽의 사망으로 종료된다(민법 제690조). 따라서 망인 사망 이후인 2022. 6. 8.자 준비서면을 통한 채권양도의 통지는 위임이 종료한 후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일응 적법하다고 볼 수 없고, 달리 망인의 사망으로 망인과 원고 사이에서 위임이 종료하지 않았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으며, 원고가 망인의 사망 후의 채권양도 통지의 효력에 대하여 아무런 주장을 하고 있지도 않다].

5)

이상과 같은 이유로 원고와 망인 사이에서 갑 17호증의 1, 2에 의한 유효한 채권양도계약 및 채권에 대한 증여계약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

3.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