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0. 6. 10.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71,092,166원 및 그 중 67,094,604원에 대하여는 2021. 12. 9.부터, 3,997,562원에 대하여는 2021. 12. 11.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2021. 12. 1.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3,997,562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제2의 나.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71,092,166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화장품 용기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3. 8. 26. 피고와, ‘근로계약기간 2013. 8. 26.부터 2014. 8. 25.까지, 기본급 1,015,800원, 임금산정기간 당월 초일부터 말일까지, 임금 지급일 매월 10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생산직(사출) 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2020. 6. 10. 퇴사처리되었다.
해고 통보
C는 2020년 6월 초경 포천시 D에 있는 피고의 사업장 건물 정문 앞에서 ‘원고는 사기행위 중단하고 바르게 살아라’, ‘불법행위 저지르고 원고는 속편하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이하 ‘이 사건 1인 시위’라고 한다)를 하였다.
피고는 2020. 6. 8. 원고에게 ‘이 사건 1인 시위와 관련하여 취업규칙 제30조를 안건으로 2020. 6. 10. 09:00에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니 참석하라’는 내용의 통보를 하였다.
피고는 2020. 6. 10.경 서면으로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해고 통보를 하였다.
취업규칙
피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생략)
무단결근 3일 이상 등 근무 태도의 불량으로 업무를 담당할 수 없을 때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나 제1, 2, 9, 10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피고가 2020. 6. 10.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절차상, 내용상 정당성이 없고 징계양정을 일탈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피고는 원고에게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으로서, 해고 다음날인 2020. 6. 11.부터 2021. 11. 30.까지의 임금 합계 71,092,166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및 2021. 12. 1.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3,997,562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이 사건 1인 시위로 인하여 피고의 명예가 실추된 점을 인정하고 자진사직하였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퇴직처리에 어떠한 위법이 없다.
원고가 제3자에게 자신 명의의 통장을 대여하여 불법행위에 이용되도록 한 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1인 시위가 야기되었고, 이 사건 1인 시위로 인하여 피고의 대표이사가 어떤 비위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소문이 나 피고의 명예가 훼손되었다. 이는 피고의 취업규칙 제30조 제5호 및 제11호의 해고사유에 해당하고,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였다.
원고는 퇴사하면서 퇴직위로금을 지급받고, 부당해고라고 다투지 아니하였으며, 고용보험센터에 적극적인 이직의사를 밝히며 실업급여를 수령하고, 해고일로부터 6개월이 지나서야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는바, 원고가 해고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 또는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해고 무효 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근로관계 종료의 법적 성격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을나 제4,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20. 6. 12. 피고에게 ‘개인 사정으로 인하여 사직하고자 하오니, 선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 원고가 2020. 6. 16. 피고로부터 1개월분 임금 상당의 퇴직위로금 3,864,470원을 지급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가 2020. 6. 10. 원고에게 서면으로 ‘2020. 6. 10.자로 해고’되었음을 명시적으로 통보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나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20. 6. 17.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의정부지청에 실업급여를 신청할 당시 작성한 수급자격 인정 신청서의 ‘구체적 이직사유’란에 “회사측에서 일방적으로 해고통보서를 받아서 그만 둠”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며, 원고와 피고의 근로관계가 2020. 6. 10.자로 종료되었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표시로 2020. 6. 10. 종료되었고, 해고와 양립할 수 있는 해고예고수당의 수령이나(퇴직위로금의 액수 및 피고가 주장하는 지급 경위에 비추어 보면, 위 퇴직위로금은 실질적으로 해고예고수당의 성격을 갖는다), 피고의 명시적인 해고 통보에 따른 퇴사처리일로부터 이틀 뒤 작성된 사직서의 기재만으로(위 2020. 6. 12.자 사직서는 피고의 필요에 따른 요청 내지 요구에 의하여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일 뿐이다) 원고의 사직의 의사 표시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따라서 위 2020. 6. 10.자 근로관계 종료는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에 해당한다.
이 사건 해고의 적법 여부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무효이고, 그러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은 사용자가 주장․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8. 14. 선고 91다29811 판결 등 참조).
피고가 해고통보서에서 이 사건 해고사유로 든 것은, 이 사건 1인 시위로 인하여 피고의 명예가 실추되는 피해를 입었고, 피고의 요구에도 원고가 이를 시정하지 아니하여 피해가 계속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살피건대, C가 이 사건 1인 시위를 통하여 원고에 대하여 통장 대여 등 위법행위를 ‘주장’한 것을 두고 원고가 피고의 취업규칙 제30조 제5호(해고사유) 또는 제68조제15호(징계사유)에서 정한 형사상 범죄를 범하였다거나, 이에 준하는 행위(피고의 취업규칙 제30조 제11호, 제68조 제16호)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1인 시위를 한 C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가 어떠한 위법행위를 하였다거나, 원고에게 이 사건 1인 시위에 관하여 어떠한 귀책사유가 있다거나, 원고가 이 사건 1인 시위를 저지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아무런 증거나 법적 근거도 없다.
결국 이 사건 1인 시위와 관련하여 피고의 취업규칙이 정하는 해고사유가 존재한다거나,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있는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신의칙 위반 여부
원고는 갑작스러운 해고통보로 인한 당장의 경제적 곤란을 해결할 의도로 퇴직위로금을 수령하고 실업급여를 신청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고, 위 퇴직위로금 수령일로부터 불과 약 4개월이 지난 2020. 10. 28.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이어서, 위와 같은 단기간의 경과만으로 피고로서는 사회통념상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더 이상 다투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 또는 금반언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에 관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절차적 정당성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해고무효의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
임금 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 되고, 근로자가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라 할 것이니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을나 제1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해고 전까지 임금으로 매월 평균 4,042,346원<1>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앞서 본 최초 근로계약상의 근로기간인 2014. 8. 25. 이후 계약이 갱신되어 이 사건 해고 당시 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하였으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에 따라 원고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 다음날인 2020. 6. 11.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월 3,997,562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가 선택적으로, 민법 제538조에 기한 임금 지급 청구 또는 그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으로 선해한다).
나아가 원고는, 2020. 6. 11.부터 2021. 11. 30.까지 발생한 임금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37조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37조에서 정한 ‘지급 사유 발생한 때’라 함은 근로기준법 제36조 본문의 ‘사망 또는 퇴직’의 효력이 발생한 때를 의미하므로, 이 사건과 같이 해고가 무효인 경우에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4다28305 판결 참조). 따라서 아래에서 설시하는 연 12%를 넘는 청구 부분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① 2020. 6. 11.부터 2021. 11. 30.까지의 임금 합계 71,092,166원[=2020. 6. 11.부터 2020. 6. 30.까지 발생한 임금 3,133,612원{=위 월 임금 3,997,562원-2020. 6. 1.부터 2020. 6. 10.까지분으로 지급된 863,950원(을나 제5호증)}+2020. 7. 1.부터 2021. 11. 30.까지 발생한 임금 합계 67,958,554원(=위 월 임금3,997,562원×17개월)] 및 그 중 2020. 6. 11.부터 2021. 10. 31.까지 발생한 임금 합계 67,094,604원(=위 71,092,166원-2021년 11월분 임금 3,997,562원)에 대하여는 변제기 도래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1. 12. 9.부터, 2021. 11. 1.부터 2021. 11. 30.까지 발생한 임금 3,997,562원에 대하여는 그 변제기 다음날인 2021. 12. 11.(근로계약상 익월 10일이 임금 지급일이다)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지연손해금과 ② 2021. 12. 1.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3,997,562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원(재판장) 이인경 박동우
각주1) 2019년 6월분부터 2020년 5월분 임금 합계 48,508,160원(=4,229,330원+3,269,720원+3,979,360원+3,533,820원+4,168,930원+3,851,690원+6,152,930원+3,609,840원+3,763,440원+4,051,180원+4,205,480원+3,692,440원)÷12개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