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 2, 5, 6호증, 을 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된다.
원고는 2014. 2. 10.경부터 2018. 1. 31.까지 피고의 청학지점장으로 근무하였는데, 피고는 2018. 4. 4., 인사명령 기준일을 2018. 4. 5.로 정하여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직권정지로 인한 자택대기발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 한다).
위 E는 이 사건 대기발령 이전인 2018. 1. 31.부터 2018. 2. 27. 사이에 피고에게 3회에 걸쳐 출금요구를 하였고, 2018. 3. 7. 피고 및 원고를 상대로, 주위적으로는 피고에 대하여 위 4억 원에 대한 예금계약 성립을 전제로 한 예금반환청구를, 예비적으로는 피고 및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로 4억 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였다(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2018차260). 위 지급명령에 대해 피고 등이 이의를 제기하여 소송절차로 회부되었다(의정부지방법원 2018가합326).
의정부지방법원은 2019. 11. 28. 피고에 대한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 'D이 원고에게 자기앞수표로 5억 원을 교부할 때 예금증서 대신 보관증을 교부받을 특별한 사정 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사정 등에 근거하여 E와 피고 사이에서 예금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하였고, 피고에 대한 예비적 청구인 사용자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도 'E나 D으로서는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피고의 지점장으로서의 사무집행 범위 내에 속하지 않음을 알고 있었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알 수 있었음에도 단기간에 고액의 수고비 등 명목의 대가를 받으려는 마음에 이러한 주의를 다하지 아니한 중대한 과실로 이를 알지 못하였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하였다.
한편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을 묻는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는 '원고가 수표 4장(4억 원)을 E나 D의 동의 없이 거액의 예금 유치 등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임의로 다른 사람에게 교부하거나 E로부터 반환을 요구받았음에도 그 반환을 거부하여 이를 횡령한 사실을 인정'하여, '원고는 E에게 4억 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4. 6.부터 2019. 5. 31.까지는 연 1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판결에 대해 E 및 원고가 항소하였으나(서울고등법원 2020나2001262), 위 법원은 2020. 10. 21.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고, 원고가 상고하였으나(대법원 2020다284731), 대법원은 2021. 2. 25. 상고기각하였다(이하, E 관련 위 사건 및 판결을 편의상 'E 관련 사건'이라 한다).
한편 E는 원고 등을 고소하였고, 피고도 2018. 4. 4.경 원고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 등), 업무상 배임 등으로 고발하였다.
남양주남부경찰서장은 2021. 7. 7. 원고에 대한 고소 및 고발 혐의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 등), 업무상 배임 등에 대하여 증거불충분하여 혐의없다는 이유로 불송치결정을 하였다. 위 불송치결정은 2021. 7. 12.경 피고에게 통지되었다.
원고는 위 불송치결정 이후인 2021. 11. 9. 복직하였으나, 피고는 2021. 11. 9.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정직 3개월을 결의하고, 그 사실을 원고에게 통보하였으며, 원고가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여 위 징계는 그 무협 확정되었다.
피고의 직원급여규정 제43조는 '승급유예'에 관하여 제1항에서 "징계처분 등의 경우에 각각 다음의 기간 동안 승급을 유예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제1항 제3호에서 "대기(정년대기는 제외한다) : 대기 해당기간"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3항에서는 "징계의결이 요구되어 대기처분을 받은 자가 당해 징계의결요구가 기각되거나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무죄의 선고를 받은 경우의 대기기간은 근무한 것으로 간주되어 호봉을 재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판단
주장
이 사건 대기발령은 기간이 정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원고는 고소된 혐의에 대하여 혐의없음으로 불송치되었으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은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의 직원급여규정 제43조 제3항에 의하여 대기발령기간 동안 근무한 것으로 간주되므로, 원고의 호봉은 재산정되어야 한다. 원고는 2017. 8. 1.부터 43호봉의 급여를 받고 있었고, 피고의 직원급여규정 제42조에 의하면 매년 8. 1. 1호봉씩 승급되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이 없었더라면 2018. 8. 1. 44호봉, 2019. 8. 1. 45호봉, 2020. 8. 1. 46호봉, 2021. 8. 1. 47호봉으로 계산한 각 급여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대기발령으로 호봉승급이 되지 않아 43호봉에 해당하는 급여 2,857,000원의 90%인 2,572,200원으로 계산한 급여만 받았으므로, 피고는 대기발령이 없었을 경우와의 차액인 청구취지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2018. 4. 1.부터 2018. 7. 31.까지, 2018. 8. 1.부터 2019. 7. 31.까지, 2019. 8. 1.부터 2020. 7. 31.까지, 2020. 8. 1.부터 2021. 7. 31.까지, 2021. 8. 1.부터 2021. 10. 31.의 각 기간으로 구분하여 승급된 호봉과의 차액을 계산하고 있다).
이 사건 대기발령이 무효인지
갑 5호증(을 6호증도 같다)인 피고의 인사규정 제62조 제1항 제4호, 제2항 등에 의하면, 조합장은 "직권 또는 직무정지를 명하였을 때"(제62조 제1항 제3호), "징계사유에 해당하여 인사위원회에 부의될 때"(제62조 제1항 제4호)에는 직위 또는 직무를 부여하지 않고 대기발령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90조, 제91조, 제92조에 의하면, "중대한 부정, 불상사고가 발생하여 사건의 확대를 방지하고 수습하기 위하여 행위자 또는 관련자의 직권 또는 직무의 정지가 필요할 때"와 "행위자 또는 관련자가 증거를 소멸시킬 우려가 있을 때", 조합장은 4급 이상 직원에 대하여는 직권정지를, 5급 이하 직원에 대하여는 직무정지를 명하며, 직권 또는 직무가 정지된 자에 대하여는 대기발령하고 인사위원회에 부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며,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대기발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와의 협의 등 대기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두8011 판결, 대법원 2007. 2. 23. 선고 2005다3991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용자가 대기발령 근거규정에 의하여 일정한 대기발령 사유의 발생에 따라 근로자에게 대기발령을 한 것이 정당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당해 대기발령 규정의 설정목적과 그 실제 기능, 대기발령 유지의 합리성 여부 및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 등 구체적인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그 기간은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고, 만일 대기발령을 받은 근로자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의 제공을 할 수 없다거나, 근로제공을 함이 매우 부적당한 경우가 아닌데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동안 대기발령 조치를 유지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그와 같은 조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위 2005다3991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E 관련 사건은 2017. 11.경부터 2018. 1.경까지 발생하였고, E가 2018. 1.말경부터 2017. 2.말경 사이에 피고에게 4억 원의 출금을 요구한 후, 2018. 3. 7. 피고 및 원고를 상대로 4억 원의 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였으며, 한편 피고도 2018. 4. 4. 원고에 대해 고발조치를 하였고, E가 제기한 소송에 관한 제1심 판결이 2019. 11. 28. 선고되어 2021. 2. 25.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으며, E 및 피고의 고소 또는 고발에 대하여 2021. 7. 7. 불송치 결정이 있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한편 피고는 2018. 4. 4. 인사명령 기준일을 2018. 4. 5.로 정하여 이 사건 대기발령을 명하였고, 2021. 7. 7. 불송치 결정 이후인 2021. 11. 9.경 원고를 복직시켰으나, 2021. 11. 9. 정직 3개월의 징계의결을 한 사실 역시 앞서 본 바와 같다.
앞서 채택한 증거들 및 갑 8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가 있는 경우 각 포함)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E 관련 사건의 발생시기, E의 피고 및 원고에 대한 민사소송의 제기와 그에 대한 법원의 판결, 원고 등에 대한 고소 또는 고발사건의 처리 결과 등을 종합하면, E 관련 사건으로 인한 원고 및 피고의 민사책임은 2021. 2. 25. 판결로써 확정되었고, 원고에 대해 형사책임을 묻는 절차는 2021. 7. 7.에야 불송치결정으로 일응 종결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2021. 7. 7.까지의 대기발령은 전혀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다만 2021. 7. 7. 또는 피고가 불송치결정을 송달받은 것으로 보이는 2021. 7. 12. 이후부터 2021. 11. 9.까지의 기간에 피고가 즉시 원고를 징계하지 아니한 것을 문제 삼을 수는 있으나, 피고의 인사규정에는 대기발령의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아니하므로 대기발령을 취소 또는 철회하고 그 대상자를 언제 복직시킬지에 관하여는 피고에게 상당한 재량이 있다고 할 것인 점,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인 E 관련 사건은 금융기관의 임직원인 원고가 5억 원이라는 거액의 자기앞수표를 받고도 예금증서가 아닌 단순한 보관증을 발급해 준 것으로 금융기관 임직원의 기본적 업무기준에 위반된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고, 더 나아가 보관의뢰인인 E나 그의 배우자 D에 대한 확인조치도 없이 성명불상인이나 C에게 보관하고 있던 돈을 건네준 것 등은 현저히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할 것이며, 원고는 상당기간 피고의 지점장으로 근무하였을 뿐만 아니라 수십년간 피고에서 근무한 점(원고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에서 37년간 근무하였다고 진술하였다)을 고려하면 그러한 행위는 상당히 비위행위라고 할 것인 점, 원고에 대해 2021. 11. 9.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이 내려진 사실에 비추어 보면, 위 불송치결정 이후 피고로서는 원고의 E 관련 사건에 관한 비위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어떤 징계에 처할지를 결정하기 위하여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2021. 7. 7.부터 2021. 11. 9.까지의 대기발령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현저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2018. 4. 6.부터 2021. 11. 9.까지의 대기발령은 무효라고 볼 수 없다.
한편 원고에 대해 혐의없음을 이유로 한 경찰서장의 불송치결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불송치결정은 단지 수사기관의 하나의 처분일 뿐, 기판력이나 기속력 등과 같이 법률에 의한 구속력 있는 처분이라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E 관련 사건에 관한 민사재판에서 원고의 불법행위책임이 확정적으로 인정되었으므로, 불송치결정이 있었다고 하여 이 사건 대기발령이 무효라고 할 수 없다.
호봉승계 유예 여부
피고의 직원급여 규정 제43조 제1항에 의하면, "1. 징계처분, 2. 휴직, 3. 대기(정년대기는 제외) : 대기해당기간" 동안은 승급이 유예되므로, 2018. 4. 6.부터 2021. 11. 9.까지의 대기발령기간 동안 원고에 대한 호봉은 승급이 유예된다.
원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는, 원고가 피고의 업무 성과를 위해 보관증을 개인 간에 작성하여 교부한 것이므로 비위행위가 아니고, 또한 무혐의처분을 받았으므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이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E 관련 사건은 원고의 현저한 주의의무위반으로 인한 것이고, 피고의 복무규정에는 '직원은 법인의 사명을 명심하고 법인 운영의 기본이 되는 법령과 제 규정을 준수하여 성실히 직무를 수행할 것'(제3조)을, 직무범위규정에는 '각 직위는 자기의 직무를 집행하는 데 필요한 권한을 가짐과 동시에 책임을 져야할 것'(제5조)을, 수신업무방법에는 '임직원은 금융사고 예방을 위하여 비정상적인 예탁금 유치경쟁 및 기타 고객의 불법 또는 변칙적인 거래행위를 지원하거나 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점(제1편 제7장 제1조), 원고도 수사기관에서 '금융기관에 사적으로 맡기면 안 된다. 예금추진 욕심으로 가지고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못 한 것이다'라고 진술한 점,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에 대해 원고가 이의하지 않아 확정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 대한 정직 3개월의 징계가 무효라는 원고의 위 주장은 그 자체로 이유 없다.
원고는 원고에 대한 불송치결정이 있은 직후 징계 여부를 결정하여야 하는데, 2021. 11. 9. 복직시킨 날 징계의결을 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와 같은 시간의 간격만으로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원고는 경찰서장(변론조서에는 검찰로 기재되어 있으나, 갑 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는 경찰서장의 오기임이 분명하다)으로부터 혐의없음을 이유로 불송치결정을 받은 것은 피고의 직원급여규정 제43조 제3항이 정한 "법원의 판결에 의해 무죄의 선고를 받은 경우"와 같으므로 대기기간은 근무한 것으로 간주되어야 하므로 호봉을 재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수사기관의 하나일 뿐인 경찰의 불송치결정을 법원의 무죄판결과 같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음은 물론, 원고의 위 주장은 위 직원급여규정의 문언에 명백히 반하는 것으로 역시 그 주장 자체로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의 위 각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대기기간 동안 호봉승급은 유예되므로, 호봉승급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