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22. 11. 22. 춘천시 C공사 도중 피고 공사책임자 D의 지시에 따라 체육관 2층 내벽과 외부 철제 판넬벽 사이에서 배관 설치 작업을 하다가 바닥이 무너지는 바람에 추락하여 요추2번 불안정 방출성 골절상 등을 입었으므로('이 사건 사고'), 원고의 사용자인 피고는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금 212,879,026원[=308,788,676원(= 일실수입 247,480,000원 + 기왕치료비 15,533,370원 + 향후치료비 2,127,020원 + 개호비 3,648,286원 + 위자료 40,000,000원) - 95,909,650원(= 휴업급여43,818,250원 + 장해급여 60,225,000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작업을 지시한 사실이 없고, 피고가 외부 판넬 타공을 위해 사다리차를 불러놓고 대기하고 있었음에도 원고가 빨리 퇴근하겠다며 임의로 위험한 작업을 강행한 것이므로, 피고에게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없다.
판단
보호의무 위반을 원인으로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 통상의 채무불이행과 같이 채무자가 그 채무불이행에 대하여 자기에게 과실이 없음을 주장, 증명하지 않는 한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는 것이기는 하나, 채권자로서도 그 급부의 불완전에 관한 주장, 증명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므로 원고로서는 구체적인 보호의무의 존재와 그 위반사실을 주장, 증명하여야 하며(대법원 1997. 10. 10. 선고 96다47302 판결 취지 참조), 보호의무위반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또한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고, 그 예측가능성은 사고가 발생한 때와 장소, 가해자의 분별능력, 가해자의 성행,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4다44506 판결 등 참조).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인 의무로서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입은 신체상의 재해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 소정의 불법행위책임을 지우기 위하여는 사용자에게 당해 근로로 인하여 근로자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고, 위와 같은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011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다음과 같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산업재해보상은 업무상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부상 ·질병 · 장해 또는 사망이 발생한 경우에 사용자의 고의나 과실을 불문하고 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보상을 지급하는 사회보장제도로서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지만, 원고가 이 사건으로 구하는 손해배상책임은 피고의 고의 또는 과실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이 사건 사고가 업무상 재해로 인한 것임을 인정받아보험급여를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사용자인 피고의 고의 또는 과실이 인정되거나 추정되지는 않는다.
갑 제1, 6, 10호증에는 이 사건 사고의 경위에 관하여 '빠른작업을 위해 2층 높이의 내부벽과 외부판넬 사이에 들어가서 작업 중 추락'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으로, 이로써 피고가 원고에게 내벽과 외벽 사이에 들어가 작업을 하라고 지시하였음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가 원고에게 안전모나 안전로프 등을 제공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원고의 주장과 같은 사고의 경위를 인정 수 없는 이상, 피고의 안전장비 지급의무 역시 인정할 수 없다.
판사 김아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