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4. 1. 11. 선고 2023고정233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기 광명시 B건물, C호에 있는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10명을 사용하여 건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가.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경기 연천군 E에 있는 F부대 철조망 등 설치 공사현장에서 2022. 4. 12.부터 2022. 5. 13.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G의 2022. 4월 임금 3,00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내역과 같이 퇴직근로자 3명의 임금 합계 13,153,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하고,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경기 연천군 E에 있는 F부대 철조망 등 설치 공사현장에서 2022. 4. 12.부터 2022. 5. 13.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G과 입사일인 2022. 4. 12. 구두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등 별지 범죄일람표 내역의 H과 I의 입사일에 구두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G, H, I에게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각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은 근로자 G, 근로자 H, 근로자 I(이하 ‘위 근로자들’이라 한다)의 사용자가 아니고, 설령 그렇지 아니하더라도 F부대 출입현황을 살펴보면 위 근로자들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이 과다 계산되었다.

3.

판단

가.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도735 판결 등 참조).

나.

J의 법정진술 등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로는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의 사용자라거나, 피고인에게 위 근로자들에 대하여 금품청산의무나 근로조건 명시서면 교부의무를 위반할 고의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1)

J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J은 형식상으로는 D 소속 건설기술인으로 등록되어 있는 직원이기는 하나, 실제로는 계약금액의 78%(노무비 별도)를 J이 받기로 D과 약정하고 F부대 철조망 등 설치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수주하여, J이 D의 명의로 이 사건 공사를 실행한 것으로 보인다.

2)

J은 2022. 3.경 D에서 퇴사하였고, 한편 이 사건 공사현장은 서류상 2022. 4. 3.에 준공이 완료되었는데(증거기록 141쪽), 실제로는 위 근로자들이 이 사건 공사를 시작한 2022. 4. 12. 무렵까지 공사가 완료되지 못하여 추가적인 공사가 필요한 상태였다.

3)

J은 포천 소재 학교공사현장에 사용하기 위하여 K을 통하여 위 근로자들을 소개받았고(증거기록 173쪽), J은 위 포천 소재 학교공사 이후 이 사건 공사를 완료하기 위하여 위 근로자들과 임금을 협의하고 위 근로자들로 하여금 완료되지 못한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게 하였다.

4)

위와 같은 과정에서 J이 위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체결 및 근로조건과 관련하여 D과 어떠한 협의를 거쳤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고, 앞서 본 것과 같이 J은 위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던 당시 이미 D에서 퇴사한 상태였으며, D은 이 사건 수사 중에야 J으로부터 위 근로자들에 대한 현장출력일보를 전달받았으므로, D은 위 근로자들과의 근로계약 및 근로내용에 관하여 어떠한 지휘나 감독을 할 수 없었다[그 결과 F부대 출입 현황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위 근로자들이 F 부대 내에 머문 시간이 4시간도 되지 않는 날(4월 18일, 5월 4일, 5월 9일, 5월 12일)도 적지 않다].

5)

위 근로자들은 이 사건 공사과정에서 J의 지시만 받았을 뿐, D로부터 지시를 받은 사항이 없고, 위 근로자들은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던 당시에는 이 사건 공사현장이 당초 D 명의로 수주되었던 현장인 것도 인지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G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중 19쪽, I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중 4, 8쪽, H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중 3쪽).

6)

사실관계에 따라서는 명의를 대여한 건설회사에서 근로자들에 관한 근로계약의 체결 및 종료를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더라도, 명의를 대여한 건설회사가 근로자들의 사용자로서 근로기준법상 책임을 부담하여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나, 이 사건과 같이 형식상 D의 직원으로 등록되어 있던 J이 실질적으로 D의 명의를 대여하여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다가, D에서 퇴사한 이후에 서류상 이미 준공된 이 사건 공사 중 나머지 공사를 진행하기 위하여 D과 협의 없이 체결한 근로관계까지 D의 대표자가 사용자로서 근로기준법상 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위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계약 체결 및 종료를 D이 알았는지 여부가 불투명한 이 사건에서 D의 대표이사가 이 사건 공사 종료 이후 14일 이내에 위 근로자들의 임금을 미지급하거나 근로계약체결 당시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교부하지 아니할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7)

D이 국군재정관리단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대금을 지급받기는 하였으나, 이는 J이 위 근로자들을 고용하기 이전인 이 사건 공사의 서류상 준공시점 무렵에 이루어진 일이고, 서류상 준공되었으나 실제로 완료되지 못한 이 사건 공사를 완료하는 데에 필요한 비용[위 근로자들의 임금 등(이미 서류상 준공이 완공되어 노무비가 D에서 직접 지급될 여지가 없어졌다)]을 J이 D로부터 지급받는 일은 J이 민사상 D과 해결해야 할 문제에 불과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김천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