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1, 2항과 같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장례업 및 관련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는 J 주식회사 등 고객사들(이하 통칭하여 '고객사'라고만 한다)과 장례지원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고객사의 임직원 및 가족의 장례식장에 이른바 장례도우미(문상객에게 음식을 서빙하고, 식사테이블을 정리하는 업무를 수행한다)를 보내는 등의 방법으로 장례를 지원하여 왔다. 나. I은 피고의 의뢰를 받아 위와 같은 장례도우미 업무를 수행하여 왔던 사람이다. I은 평소 원고 등을 비롯한 장례도우미들의 연락처를 관리하며, 피고로부터 특정 장례식장에 장례도우미가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으면 원고 등을 비롯한 장례도우미들을 각 장례식장에 배정하여 보내왔다.
원고 등은 아래 각 기간동안 I을 통하여 피고가 장례를 지원하는 장례식장에서 장례도우미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는 원고 등의 위 각 업무수행기간 동안 매월 두 차례(통상 매월 5일, 20일 무렵) 원고 등의 업무수행내역에 따른 대금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3, 을 제4, 7 내지 9, 13,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선정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 등은 사용자인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직하였으므로 피고는 별지 청구금액에 따른 금원을 각 퇴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 등은 피고가 사용한 근로자가 아니므로, 원고(선정당사자)의 주장은 이유 없다.
판단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 2, 3, 5, 6, 10 내지 12, 14 내지 18,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항의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등이 피고와의 관계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이를 전제로 한 이 사건 퇴직금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 등에 대한 취업규칙 적용 여부 및 피고의 상당한 지휘·감독 여부
피고는 I을 통하여 원고 등을 고객사의 장례식장에 장례도우미로 배치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 등과 사이에 별도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고, I과도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고의 취업규칙(을 제1호증) 제10조 내지 제12조에는 피고의 근로자가 되기 위하여 서류전형 및 면접평가를 거치고, 신체검사와 적성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나, 원고 등은 주로 지인으로부터 I을 소개받거나, 장례식장에 직접 전화하여 지원의사를 밝힌 뒤 I을 안내받아 업무를 시작하게 된 것으로 보이고, 달리 피고의 취업규칙에 따른 채용절차를 거친 사실은 없으며, 업무를 그만두면서 피고에게 별도의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이 없다. 그밖에 원고 등에게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 출근및 결근, 휴일 및 휴가, 임금 등에 관하여 정한 피고의 취업규칙이 적용되었다고 볼 수 없다.
한편 갑 제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B 장례복지사 근무수칙'이라는 한 페이지 가량의 문건을 작성하여 원고 등에게 배포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 근무수칙은 장례식장에서 장례도우미들이 준수하여야 할 기본적인 복장, 인사, 태도 등에 관한 지침으로 상식적인 주의의무를 환기하는 안내문 수준에 그치고,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처럼 근무시간, 휴가, 징계 등 구체적 복무의무와 제재를 정한 규범으로 보기 어렵다. 피고가 원고 등을 본점으로 소집하여 민원 관련 교육을 실시한 적이 있으나, 이러한 교육도 장례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민원을 최소화하기 위한 서비스 안내 차원이 대부분이며, 원고 등이 위 회의에 불참하였다고 하여 징계나 불이익을 받았다는 점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피고가 위 교육을 진행하거나 원고 등에게 참석 요청을 하였다고 하여 사용자로서 지휘, 감독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한편 피고가 장례식장에서 원고 등의 업무수행을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장례를 지원한 모든 장례식장에 피고 소속 직원인 장례지도사 등을 파견하여 장례도우미인 원고 등을 지휘·감독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원고 등을 실질적으로 모집, 배치한 I이 모든 장례식장에서 원고 등을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위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 등에게 피고의 취업규칙이 적용되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가 사용자로서 원고 등의 업무수행을 상당한 방법으로 지휘·감독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근무시간·일수 및 근무장소·출퇴근 관리의 실태
원고 등에게는 주당 또는 월 단위로 정해진 근무 요일이나 소정근로일이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았고, 피고가 장례식장에 필요한 인원과 업무시간을 정하여 I에게 연락을 하면 I이 원고 등에게 개별적으로 전화 또는 문자 메시지로 장례식장과 업무수행시간을 통보하여 원고 등이 그에 따라 업무를 시작하는 방식으로 출근이 이루어졌다. 한편 원고 등이 업무를 마친 경우에는 원고 등이 이를 해당 장례식장을 담당한 피고 소속 장례지도사 혹은 I에게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 등은 업무수행기간 동안 통상 매월 15일에서 30일 가량, 하루 약 10시간 씩 장례식장에서 업무를 수행하였으나, 월별 근무일수의 상한이나 하한이 정해진 것은 아니었다. 원고 등은 미리 휴무할 것을 I에게 알리지 않은 상태에서 I이 배정하는 업무를 거부하는 경우 며칠 동안 업무를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선정당사자)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와 같은 불이익이 존재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설령 위와 같은 불이익이 존재하였더라도 피고가 이를 I에게 지시하였다거나 피고가 I이 위와 같은 불이익을 가하고 있는 사실을 알았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원고 등은 장례가 없는 날에는 별도로 피고의 사무실에 출근하여 대기할 의무는 없었고, 각자의 생활 사정에 따라 휴무를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업무수행이 어려운 경우에는 미리 I에게 사정을 알리면 I이 다른 장례도우미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휴무를 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피고가 원고 등의 연차휴가, 결근, 지각 등 현황을 별도로 관리한 사정은 보이지 아니한다.
위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 등의 근무시간·일수나 근무장소·출퇴근 관리에 있어 일반적인 상시근로자에게 취업규칙이나 근태규정이 적용되어 엄격히 통제되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독립사업자성,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 및 전속성
원고 등은 장례식장에 도착하면 통일된 디자인의 유니폼, 머리수건, 앞치마, 리본 등을 착용한 뒤 업무를 시작하였다. 유니폼은 피고가 무상으로 제공한 경우도 있고, I을 통하여 유상 또는 보증금 방식으로 제공받은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고 등 중 일부는 장례식장에 국자나 가위 등 용품을 스스로 구비하여 다닌 것으로 보인다.
을 제2, 3, 6, 11,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 선정자 C, D, E, F는 이들이 주장하는 근로기간 중에 피고와는 무관하게 I의 연락을 받고 K 장례식장 등에서 장례도우미로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인정되고, I 또한 자신의 연락처를 관리하고 있는 장례도우미들로 하여금 피고 뿐만 아니라 K장례식장과 같은 타 업체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위 장례도우미들을 배치한 것으로 보이며, 피고가 I이 배치하는 장례도우미들이 오로지 피고를 위하여만 업무를 수행하도록 강제하였던 사정은 보이지 아니하고 피고 입장에서 그와 같이 강제할 필요성 또한 존재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원고 등의 독립사업자성을 완전히 인정하기는 어려우나, 한편 원고(선정당사자가)가 주장하는 근로제공관계의 전속성은 인정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원고 등이 대체로 피고가 I을 통해 지정하는 장례식장에서 업무수행을 계속하여왔던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I의 업무배치에 원고 등이 매번 응하였기 때문에 발생한 사정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이것이 피고에 의하여 강제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보수의 성격 및 사회보장제도상 지위
피고는 원고 등의 기본 업무수행시간을 기준으로 일당을 8만 원 내지 11만 원 정도로 산정하였고, 매월 1일부터 15일까지 업무수행분은 대체로 같은 달 20일에,16일부터 말일까지 업무수행분은 대체로 익월 5일에 각 지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 등은 고정적인 월급을 지급받은 바 없고, 기본급도 정해져 있지 않았으며, 각자 일한 시간과 일수에 비례해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 그 결과 원고 등의 업무수행내역에 따라 월별 보수 편차가 상당하였다. 한편 피고는 원고 등을 '사업소득자'로 보아 3.3%의 사업소득세를 공제하였고, 4대보험에는 가입시키지 않았다. 위와 같은 사정들 또한 원고 등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는데 방해가 되는 사정이다.
결론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함종식(재판장) 조혜정 김태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