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4. 11. 14. 선고 2024노99 판결

2024

주문

제1 원심판결, 제2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이유 공소기각 부분 포함), 제3 원심판결, 제4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의 유죄 부분, 제5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 및 제6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을 제3 원심판결의 사기죄에 대하여 징역 5개월에, 나머지 각 죄에 대하여 징역 6년 4개월에 처한다.

제4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의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가.

제2 원심은 공소사실 중 2020고단6468 사건의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위반의 점, 2020고단6681 사건의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각 공소를 기각하고, 2021고단4651 사건의 도로교통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이유에서 공소기각으로 판단하면서 이와 상상적 경합범 관계에 있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위험운전치상)죄를 유죄로 인정하였으며,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유죄를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과 검사가 유죄 부분에 대하여 각 항소하였을 뿐,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과 검사 모두 항소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제2 원심판결 중 2020고단6468 사건의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2020고단6681 사건의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기각 부분은 항소기간의 도과로 그대로 분리·확정되었고, 2021고단4651 사건의 도로교통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기각 부분은 상소 불가분의 원칙에 따라 상상적 경합범 관계에 있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위험운전치상)죄 부분과 함께 당심에 이심되기는 하나 이미 당사자의 공격·방어의 대상에서 벗어나 사실상 심판대상에서 이탈하였으므로 원심의 결론에 따르기로 하고 이 법원이 다시 판단하지 않는다(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4도5014 판결 등 참조). 결국 이 법원의 심판 범위는 제2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한정된다.

나.

제4 원심은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을 각하하였는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에 따르면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는 불복을 신청할 수 없어 위 배상명령신청 각하 부분은 제4 원심판결 선고 즉시 확정되었다. 따라서 제4 원심판결 중 위 배상명령신청 각하 부분은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다.

제5 원심은 제5 원심 공동피고인 P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는데, 위 공동피고인은 제5 원심판결에 항소하지 않았고 검사 역시 위 공동피고인에 대하여 항소하지 않았다. 따라서 제5 원심판결 중 위 공동피고인에 대한 부분은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되었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제2 원심의 공소사실 중 2021고단2125 사건의 사기 부분 관련, 피고인이 피해자 B를 기망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도 없었으며, 피해자 B의 처분행위와 인과관계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반하는 B의 진술은 구체적이지 않고 일관성이 없어 신빙성이 없으며,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따르더라도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나)

제2 원심의 공소사실 중 2022고단684 사건의 사기 부분 관련, 피고인이 피해자 J을 기망한 사실이 없다. 또한 동이 예상보다 적게 나온 이유는 천장 철거 계획이 변경되었기 때문으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 역시 없었다.

다)

제2 원심의 공소사실 중 2022고단684 사건의 절도 부분 관련, 피고인은 피해자 J의 승낙을 받고 고철을 반출한 것이고, 그 중 2020. 2. 19.자 반출은 피고인이 아닌 N가 한 것이다. 나아가 피고인이 위 고철을 직·간접적으로 점유하고 있었으므로, 법리상 위 고철을 반출한 것에 대하여 절도죄가 성립하지도 아니한다.

라)

제4 원심의 공소사실 중 2022고단942 사건의 사기 부분 관련,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없고, 피고인이 M과 사기를 공모한 사실도 없다.

마)

제5 원심 및 제6 원심의 공소사실 관련, 피고인이 편취의 범의로 피해자를 기망하지 아니하였다.

바)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단하여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각 형(제1 원심: 징역 1년, 제2 원심: 징역 1년 6개월, 제3 원심: 징역 8개월, 제4 원심: 징역 10개월, 제5 원심: 징역 4개월, 제6 원심: 징역 4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제4 원심의 공소사실 중 2022고단1459 사건의 사기 부분 관련, 피고인이 편취의 범의를 갖고 피해자 AY을 기망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제2 원심과 제4 원심의 각 형(제2 원심: 징역 1년 6개월, 제4 원심: 징역 10개월)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3.

직권판단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피고인에게 원심판결들이 순차로 선고되었는데, 피고인은 원심판결들에 대하여 각 항소를 제기하였고, 이 법원은 위 각 항소심 사건들을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런데 제3 원심판결을 제외한 원심판결들이 유죄로 인정한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제1 원심판결, 제2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이유 공소기각 부분 포함), 제4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의 유죄 부분, 제5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 및 제6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더라도 피고인과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및 제3 원심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4.

제2 원심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해자 B에 대한 사기 범행 관련

1)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였다. 즉, 1 피고인은 M과 동매매계약을 체결하고, M에게 동을 지급한 후 그 매매대금을 M의 채무자인 피해자로부터 대신 받았을 뿐으로,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의 처분행위와 인과관계도 당연히 없으며, 2 피고인은 C 재개발 주택 단지 철거 사업에 실제 참여하는 등 약정한 동을 넘겨줄 능력과 의사도 있었으므로 편취의 범의가 없고, 3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는 피해자의 진술뿐인데,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으므로, 결국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2)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이 상세하게 설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편취의 범의를 갖고 피해자를 기망하여 1,500만 원을 편취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이 부분 범행에 앞서 피고인과 피해자 간에 이미 2018. 11.경 이 사건 현장과 관련하여 거래가 이루어진 사실이 인정되는바, 그렇다면 이 부분 범행의 발생경위와 관련하여, '피고인이 "기존 거래에서 미처 받지 못한 고철 등 물품을 합쳐 고철 등을 모두 공급하겠으니 다시 한 번 선급금으로 1,500만 원을 달라"고 하였다'는 피해자의 주장은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다.

나)

반면, 피고인은 '피고인이 M에게 1,500만 원 상당의 동, 비철을 넘겼고, M이 이를 다시 피해자에게 넘겨주었으며, 피해자가 M에게 주어야 할 대금을 피고인에게 직접 준 것'이라고 주장한다(2021고단2125호 증거기록 제59면). 이에 따르면 피고인이 M에게 1,500만 원 상당의 동, 비철을 실제 지급한 사실, M이 피해자에게 위 동, 비철을 주며 '나에 대한 대금 지급 채무를 피고인에게 이행하라'고 통지한 사실이 확인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M이 '피고인이 자신에게 동, 비철을 지급하였고, 이를 다시 피해자에게 주었다'고 진술하기는 하였으나(2021고단2125호 증거기록 제75면), 피고인과 M이 가깝게 지내며 이 부분 범행 외에도 제3, 4원심의 범죄사실에 함께 연루되어 있는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M의 진술은 쉽사리 믿기 어렵다. 나아가 M의 위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M이 피해자에게 '피고인에게 대금 지급채무를 이행하라'고 통지하였다는 사실"은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2021고단2125호 증거기록 제75면, 증 제1호증).

다)

한편 M은 2018. 11. 19. 피해자로부터 6,000만 원을 받고 그에 상응하는 비철을 제공하여야 함에도 22,797,000원 상당의 비철만 제공하였는바, 이 부분 범행 당시 피해자는 M으로부터 3,700만 원 이상의 비철을 제공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가운데 M이 피해자에게 '나에 대한 대금 지급 채무를 피고인에게 이행하라'고 통지하였다면, 피해자로서는 위와 같은 채권을 근거로 그 이행을 거부하거나, 또는 상계의 의사표시를 하는 등의 반응을 보이는 것이 일반 거래상식에 부합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의 주장에 따르면 피해자가 위 통지에 따라 순순히 1,500만 원을 피고인에게 지급하였다는 것인바, 이는 일반 거래상식에 비추어 이례적이어서 쉽사리 믿기 어렵다.

라)

피해자의 이 법원에서의 진술이 수사과정에서의 진술과 비교하여 일부 달라진 것은 사실이나, 이는 피해자가 이 법원에서 진술한 때가 2023. 3. 16.으로, 이미 이 부분 범행 이후 4년 이상의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여 기억이 상당 부분 사라지거나 훼손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해자의 진술이 다소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이 부분 범행에 대한 피해자 진술 전부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마)

한편 피고인은 'C 재개발 주택 단지 철거 사업에 참여할 의사가 확고하였고, 실제로 피고인이 운영하던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가 피해자 외에도 CJ, CK 등의 업체와 철거공사계약을 체결하였으며, 그에 따라 철거 공사 중 발생한 고철 및 비철을 위 업체들에게 모두 넘겼던 이상,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약정한 10톤 가량의 동을 넘겨줄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편취의 범의를 부인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제출한 증 제3호증을 살펴보더라도, 제52면의 계약서에는 매수인이 누구인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고, 제58면의 계약서에는 CJ, CK이 매수인으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물품을 계약일로부터 2018년 3월 10일까지 인도한다"라고 기재되어 있어 계약체결시점이 2018. 3. 10. 이전으로 보이는바, 이 부분 범행 당시 피고인의 변제 의사 및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자료라고 볼 수 없다(증 제4호증의 2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 밖에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의 직원이었던 S의 이 법원 진술을 비롯하여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들을 면밀히 살펴보더라도, 1 피고인이 이미 이전 거래에서도 고철 등 물품을 피해자에게 일부 지급하지 않았던 점, 2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 미지급 물품을 포함하여 고철을 전부 주겠다고 하고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여 피해자로부터 선급금 1,500만 원을 더 받은 점, 3 그러나 그 이후 아무런 동, 고철 등 물품을 피해자에게 공급하지 아니하였던 점이 인정되는 이상,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하여 계약을 이행할 의사 또는 능력이 있었다고 볼 수 없는바,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인정된다.

나.

피해자 J에 대한 사기 범행 관련

1)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였다. 즉, 1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말한 것은 O으로,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고, 2 I백화점 리모델링 공사 과정에서 철거 계획이 변경됨에 따라 천장이 철거 대상에 해당하지 않게 되어 동이 예상보다 적게 나온 것일 뿐으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없다는 것이다.

2)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이 상세하게 설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편취의 범의로, 계약의 중요 부분, 즉 '철거 범위에 천장이 포함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허위사실을 고지하여 피해자를 기망하고 1억 원을 편취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기록에 의하면, 1 피고인이 O, N가 운영하는 'Y'로부터 I백화점 리모델링 공사 현장에서 철거에 따라 발생하는 동, 고철 등을 5,000만 원에 매입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사실, 2 그 직후 피고인이 피해자와 위 동, 고철 등 일체를 피해자에게총 1억 원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된다.

나)

O이 2020. 1. 30. 피고인, 피해자와 함께 철거 현장을 둘러보면서, "천장을 철거하게 되면 동이 많이 나온다. 철거공사 원청회사인 Y의 설계도면 상으로는 동이 15톤 정도 나올 계획이 잡혀있는데 판단은 알아서 하라"고 말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O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제10면). 그러나 위 진술에 따르더라도 O은 '(동파이프가 설치되어 있는) 천장이 철거되는 경우'를 전제로 동이 15톤 정도 나올 수 있다고 말한 것에 불과하고, 그러한 전제 없이 무조건 동이 15톤 나온다고 말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다)

이와 관련하여 O은, 피고인과 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인에게 '천장의 철거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사실을 "거짓말 보태서 5만 번 이야기했다"고 하면서, 분명히 피고인에게 '천장 철거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알려주었다고 강조하였다(O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제10면). 또한 O, N는 '피고인과 계약을 체결할 당시, 철거 범위에 천장의 포함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고, 이를 반영하여 보다 저렴하게 5,000만 원에 고철 등을 피고인에게 판매하기로 한 것이었으며, 만일 천장이 철거되는 것으로 확정되었다면, 보다 높은 금액(적어도 8,000만 원 이상)으로 피고인과 계약을 체결하였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2022고단684호 증거기록 제161면, N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제2~4면).

라)

나아가 O은 "피고인과 피해자가 어떤 내용으로 계약을 했는지는 전혀 모른다"고 하였고(O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제8면), 수사과정에서도 '피해자에게도천장 철거공사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고 분명히 말하였으나, (그와 같이 말해 준 것이) 피고인과 피해자가 계약을 체결하기 전인지 후인지는 알 수 없다'는 취지로도 진술하였다(2022고단684호 증거기록 제161면).

마)

한편 피해자는 '만일 철거 범위에 천장이 포함되는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면 피고인과 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인에게 1억 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고 하여 '천장의 철거 여부'가 계약의 중요 부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J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제6면), N 역시 '천장이 철거 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사실대로 고지하는 것은 계약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N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제11면). 실제 피고인은 2020. 2. 9. 피해자가 '동이 생각보다 적게 나왔다'며 항의하자 '3,500만 원을 변제하겠다'는 내용의 이행각서를 써주는 등(2022고단684호 증거기록 제231면) 총 4차례에 걸쳐 피해자에게 이행각서를 작성해 주었다. 위와 같은 사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와 계약을 체결할 당시 '천장의 철거 여부'는 계약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바)

피고인의 주장대로, 피고인이 아닌 O이 '천장 철거 여부와 무관하게 10톤 이상의 동이 나온다'고 피해자에게 말한 것이라면, 위와 같이 피해자가 항의하였을 때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행각서를 4차례에 걸쳐 써준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즉, O이 위와 같이 말하였음에도 피해자가 O이 아닌 피고인에게 항의하고, 피고인이 이를 순순히 받아들이고 여러 차례 이행각서를 작성하여 준다는 것은 일반 상식에 비추어 살펴볼 때 수긍하기 어렵다(피고인으로서는 적어도 이행각서를 작성해 준 이후 O에게 위와 같이 설명한 것에 대한 항의를 하였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와 같은 사정도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

사)

피해자는 '내가 자꾸 의심을 하자, 피고인이 현장 7층에 있던 동파이프를 보여줬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J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제6면), '피고인이 현장에서 "여기는 터만 남겨놓고 다 철거를 한다"고 설명했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믿고 계약 체결하였다'는 취지로도 진술하였다(J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제19면).

아)

피고인은 '철거공사의 높은 변동성은 잘 알려진 사실로, 피해자 역시 경험많은 업자이므로 이를 잘 알고 있었고,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도 주장하나,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는 철거공사의 일반적인 경향일 뿐이고, 오히려 그러한 일반적 경향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 현장의 경우 천장이 확정적으로 철거될 것'이라고 피해자에게 말하였다면 이는 그 자체로 피해자에 대한 기망에 해당한다. 또한 피해자로서는 피고인이 '천장이 확정적으로 철거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동파이프까지 보여준 이상, 천장이 철거되는 것을 전제로 10톤 정도의 동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에 수긍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뿐(J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제14면), 피고인의 기망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천장이 철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까지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자)

편취의 범의와 관련하여, 1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O으로부터 천장 철거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분명히 고지 받았고 그에 따라 고철 매매대금도 비교적 저렴하게 5,000만 원으로 정하였음에도, 위 내용을 피해자에게 알리지 않고 계약을 체결한 점, 2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총 1억 원을 입금받은 후, 기존 채무에 따른 계좌 압류가 이루어질 것을 염려하여 D 계좌에서 직원 S의 계좌로 위 금원 중 상당액을 이체시킨 점(2022고단684호 증거기록 153면) 등을 고려하면, 편취의 범의가 인정된다.

차)

종합하면, O의 2020. 1. 30.자 발언은 '천장 철거를 전제로 한 추산치'를 말한 것에 불과하고, 오히려 O은 천장의 철거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분명하게 피고인에게 밝혔는데도, 피고인이 편취의 범의로 계약의 중요 부분인 '천장 철거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사실을 피해자에게 알리지 않고, '천장이 확정적으로 철거되어 10톤 이상의 동이 나올 것'이라고 허위사실을 알려 피해자와 계약을 체결한 후 1억 원을 지급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피해자 J에 대한 절도 범행 관련

1)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였다. 즉, 1 2020. 2. 14.자 고철 반출은 피해자의 승낙 하에 이루어진 것이고, 2 2020. 2. 19.자 고철 반출은 피고인이 아닌 N가 한 것이며, 3 피고인이 반출한 고철은 피고인이 점유하고 있던 것이어서 절도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2)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이 상세하게 설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점유 하에 있던 고철들을 피해자의 승낙 없이 2020. 2. 14.과 2020. 2. 18.에 각각 반출하여 절취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먼저 '피해자가 절취품, 즉 공사 현장의 고철을 점유하였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어떤 물건이 타인의 점유 하에 있는지 여부는 객관적인 요소로서의 관리범위 내지 사실적 관리가능성 외에 주관적 요소로서의 지배의사를 참작하여 결정하되 궁극적으로는 당해 물건의 형상과 그 밖의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사회통념에 비추어 규범적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325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피해자는 2020. 2. 1.<1>부터 자신이 공사 현장을 점유하였다고 진술하였고(J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제6면), 실제 피고인이 2. 14. 절취품을 반출할 당시, 현장에서 이를 확인하고 '당신들은 누구냐'며 항의하기도 하였는바,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고철을 점유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공사 현장에 피고인의 직원 3명이 상주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위 고철을 점유한 것'이라 주장하나, 기록을 면밀히 살펴보더라도 그와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없고, 오히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작성해 준 2020. 2. 9.자 이행각서에 따르면 공사 현장의 고철, 비철에 관하여 피고인이 일체 관여하지 않기로 하였는바, 피고인에게 위 고철의 사 실적 관리가능성 역시 없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2020. 2. 14. 절도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전승낙이 있었다고 주장하나, 피해자는 '피고인이 고철을 반출할 당시, 처음에는 그 사실을 몰랐고, 이를 확인한 후 피고인에게 항의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J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제6~7면). 또한 피고인으로부터 위 고철을 전달받은 P 역시 '고철을 반출한 후 피해자로부터 전화가 와 "그 고철은 자신의 것이니 피고인에게 고철대금을 주지 말라"고 말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해자도 위와 같이 말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다(2022고단684호 증거기록 제173면, J에 대한 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제8면). 따라서 이 부분 범행과 관련하여 피해자의 사전승낙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피해자가 범행 이후 승낙한 것은 사후승낙에 불과하여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절도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다.

다)

2020. 2. 19. 절도와 관련하여,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N로 하여금 피해자의 점유 하에 있던 현장의 고철을 싣고 가게 하여 이를 피해자로부터 절취하였다는 것인바, 간접정범의 형태로 절도죄를 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 부분 범행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5.

제4 원심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였다. 즉, 피고인은 M이 제시한 계약서를 확인한 후 이를 믿고 고철매매계약을 체결하였을 뿐으로 M과 이 부분 공소사실을 공모한 사실이 없고, 편취의 범의 역시 없었다는 것이다.

나.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이 상세하게 설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M과 공모하여 편취의 범의를 갖고 피해자를 기망하여 3억 원을 편취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피고인은 2020. 3. 23. 피해자를 위하여 합의서를 작성해 주었는바, 이에 따르면 피고인과 M은 피해자를 위하여 2020. 4. 2. 1억 원, 2020. 4. 6. 2억 6,000만 원을 각 지급하여야 하고, 이를 어길 시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고 연 24%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2022고단942호 증거기록 제1권 제127면). 만일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 역시 M으로부터 기망당한 것이라면, 일반 거래상식에 비추어볼 때 피고인이 M과 함께 위와 같은 내용으로 피해자에게 합의서를 써주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2)

1 피고인이 이 부분 범행 당시 이미 M과 2~3년간 거래를 해왔다고 진술한 점(2022고단942호 증거기록 제2권 제326면), 2 피고인을 도와 함께 D의 일을 해주었던 BH가 'D 실장'이라는 직책으로 피고인, M과 피해자 간의 거래에 관여하고, 철거공사현장의 열쇠도 가지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 점(2022고단942호 증거기록 제2권 제326~327면, 제3권 제20면), 3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부분 범행 이전에도 피고인이 M 과 함께 동종 사기 범행을 저지른 점(제2 원심판결의 사기죄), 4 설령 피고인이 처음에는 M이 피해자를 기망하려는 사실을 몰랐다 하더라도, 이후 이를 알게 된 후 그에 가담하는 방식으로 순차적인 공모를 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 역시 적어도 BH를 통하여 M의 구체적인 상황 및 M이 피해자를 기망하려 한다는 사실 등을 알았거나 알게 되었음에도 이에 가담하여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3)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1억 5,000만 원을 교부받은 후, M의 지시대로 CL 명의 계좌로 1억 원을 이체하고, 남은 5,000만 원은 피고인이 진행하던 다른 철거공사인 '양주 CM 철거공사' 관련 계약금으로 사용하였다(2022고단942호 증거기록 제2권 제128~129면). 한편 위 공사와 관련하여 피고인으로부터 계약금 5,000만 원을 받은 CN은 "M, AZ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답변하였는바, 위 공사와 M, 피해자 간의 연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결국 피고인은 철거가 진행되지 않는 가운데, 그 진행이 될 때까지 피해자로부터 받은 금원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야 하고, 금원을 사용할 경우 적어도 그 사실을 피해자에게 통지하였어야 할 것으로 보임에도, 이를 임의로 자신이 진행하던 전혀 별개의 공사현장을 위하여 사용하였다는 것인바, 피고인이 편취의 범의 없이 M으로부터 기망당하여 이용당하였을 뿐이라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BH 역시 '자신의 계좌로 입금받은 1억 5,000만 원을 M과 피고인이 보내 달라는 곳으로 보내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2022고단942호 증거기록 제2권 제351~352면).

4)

피고인이 당사자로서 피해자와 계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와 관련하여, 피고인과M은 '피해자가 M과 고철매매계약을 망설이고 있어 우선 피고인과 M 간에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이후 피해자가 계약 체결 의사를 밝히자, 이미 고철의 처분권한이 피고인에게 넘어갔으므로 매도인을 (M이 아닌) 피고인으로 하고, M이 연대보증을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1 피고인과 M이 서로 잘 알고 지내던 사이인 점, 2 피고인이 위 계약 체결에 따라 M에게 보증금 또는 계약금 명목으로 돈을 지급하지도 아니한 점(2022고단942호 증거기록 제2권 제81면)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과 M으로서는 기존에 체결된 계약을 합의 하에 해제하고, M이 당사자로서 피해자와 계약을 체결하면 되었을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의 위와 같은 주장은 수긍하기 어렵고,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기로 M과 공모하고, 통정하여 허위 계약서를 작성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6.

제6 원심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사기죄의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타인으로부터 금전을 차용함에 있어서 그 차용한 금전의 용도나 변제할 자금의 마련방법에 관하여 사실대로 고지하였더라면 상대방이 응하지 않았을 경우에 그 용도나 변제자금의 마련방법에 관하여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고지하여 금전을 교부받은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5. 9. 15. 선고 2003도5382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편취의 범의로 피해자 CO를 기망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피해자는 피고인을 전혀 모르던 자로, 이 사건 공소사실 이전까지 피고인과 아무런 거래를 해온 바 없다. 즉, 2019. 2. 15.자 거래가 첫 거래였다.

2)

피고인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CP을 통하여 2019. 2. 15. 피해자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CQ아파트가 재건축 정비 사업에 의해 철거가 되는데 거기서 나오는 고철을 살 대금이 필요하다. 3,000만 원만 빌려주면 나중에 고철을 새로 팔아서 남는 금액 중에 1kg당 30원씩 이득을 쳐서 수익금과 원금을 2019. 3. 30.까지 돌려주겠다."라고 말한 사실이 있음을 인정하였다(2023고단3726호 증거기록 제68면).

3)

그런데 피고인은 위 금원을 차용한 직후, 이를 자신의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기타 채무금들의 변제에 사용하였다(2023고단3726호 증거기록 제70~72면).

4)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피고인과 첫 거래를 하는 것이었고,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말한 차용금의 용도(고철대금 구매)와 달리, 피고인의 기존 채무 변제를 위하여 금전을 차용하는 것임을 알았더라면 피고인에게 3,000만 원을 대여해 주지않았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5)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이 철거계약의 해지를 막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돈을 빌린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한 바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한편, '3,000만 원으로 철거계약을 유지시키고 고철을 매입함으로써 사업을 재개하여, 이를 바탕으로 원금 및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기타 채무금들의 변제에 사용하였다(2023고단3726호 증거기록 제70~72면).

4)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피고인과 첫 거래를 하는 것이었고,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말한 차용금의 용도(고철대금 구매)와 달리, 피고인의 기존 채무 변제를 위하여 금전을 차용하는 것임을 알았더라면 피고인에게 3,000만 원을 대여해 주지않았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5)

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이 철거계약의 해지를 막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돈을 빌린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한 바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한편, '3,000만 원으로 철거계약을 유지시키고 고철을 매입함으로써 사업을 재개하여, 이를 바탕으로 원금 및 수익금 기한 내 지급할 수 있다고 피고인이믿었으므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1 피해자가 이 법원에서 위와 같은 사정을 피고인으로부터 들은 바 없어 알지 못하였다고 진술한 점, 2 실제로 피해자는 피고인을 전혀 모르던 상태였던 점, 3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차용금의 실제 용도를 제대로 고지하지 아니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위 주장들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6)

피해자가 자신의 친구인 CR을 믿고 3,000만 원을 대여해 준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있기는 하나, 이는 피고인의 기망에 따라 피해자가 3,000만 원을 교부한 것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에 불과할 뿐, 피고인의 기망과 피해자의 처분행위 간의 인과관계를 부정할 정도의 사정은 아니라고 봄이 타당하다.

7.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AY에게 "지하 철거공사에서 발생하는 고철 매입대금 3,000만 원을 빌려주면 그 고철을 처분하여 원금 3,000만 원과 300~400만 원 상당의 이자를 더하여 변제해주겠다"고 기망하여 현금 3,000만 원을 편취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원심이 상세하게 설시한 사정들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면밀하게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 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한편 검사는 항소이유서에서 '피고인이 처음부터 고철을 판매한 대금을 AY에게 지급할 생각 없이 AY 소유의 3,000만 원 상당의 고철을 BU로부터 교부받아 이를 편취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는바, 이는 범행의 수법, 객체 등의 차이가 있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것이어서, 위 사실에 대한 유죄를 주장하는 검사의 주장은 그 자체로 더 살펴볼 필요가 없다).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8.

제3 원심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

불리한 정상: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피해액이 적지 않고, 아래의 변제액을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미회복된 피해액이 상당한 점, 집행유예 기간 중임에도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고, 이 사건 범행 이전에도 동종 범행을 여러 차례 저지른 점 ○ 유리한 정상: 피고인이 이 법원에 이르러 피해자에게 5,000만 원을 변제하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전액을 변제하였다고 주장하나, 실제로는 현재까지 5,000만 원만 변제한 것으로 확인됨) ○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죄전력,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범행 이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9.

결론 제1 원심판결, 제2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이유 공소기각 부분 포함), 제4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의 유죄 부분, 제5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 및 제6 원심판결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위 원심판결들의 해당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제3 원심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하며, 제4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의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파기하는 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