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6. 6. 18. 선고 2025나203422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아산시 C에서 자동차 부품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는 사업자이고, 원고는 위 사업장(아웃소싱 직원 포함 상시근로자 27명)에서 2023. 4. 25.부터 2024. 5. 29.까지 근무한 근로자이다.

나.

원고는 위 사업장에서 주 6일, 주·야간 2교대로 근무하였는데, 주간근무의 경우는 8:30부터 19:30까지(휴게시간 1시간 포함, 실근로시간 10시간), 야간근무의 경우는 20:00부터 다음날 8:30까지(휴게시간 1시간 포함, 실근로시간 11시간 30분) 근무하였다. 원고는 2023년 4월, 5월, 6월, 8월(8월 1일 제외)은 주간근무를, 2023년 7월, 8월 1일, 10월, 11월, 12월은 야간근무를 하였고, 2023년 9월은 주간근무와 야간근무를 병행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매월 2,200,000원의 임금을 지급하였고, 주말에 근무하면 주간 수당 12만 원, 야간 수당 14만 원을 지급하였다.

다.

피고는 2024. 10. 31. 11:31:43 원고가 지정하는 계좌에 10,000,000원을 송금하였다.

라.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은 2025. 1. 8. 원, 피고에 대한 조사를 거쳐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체불임금이 22,950,558원(= 임금<1> 16,776,995원 + 퇴직급여등 4,359,323원 + 미사용 연차수당 1,814,240원, 이하 위 항목을 함께 칭할 때 '임금 등'이라고 한다)이라는 내용의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를 발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원고

사용자인 피고는 근로자였던 원고에게 임금 등 합계 32,950,558원에서 이미 지급받은 10,000,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 22,950,558원(= 32,950,558원 - 10,000,000원)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근로 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일정한 기간은 야간근로가 예상되는 점, 근로시간, 정해진 임금의 형태와 수준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원고와 피고는 월 2,200,000원의 급여 이외에 추가적으로 어떤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포괄임금 약정을 체결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추가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2)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24. 10. 16.경 피고가 원고에게 2024. 10. 31.까지 10,000,000원을 지급하면 임금 등에 관한 법률관계를 종결시키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고, 위 합의에 따라 피고는 2024. 10. 31. 원고가 지정하는 계좌로 10,000,000원을 지급함으로써 원고의 피고에 대한 임금 등 채권은 소멸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사용자인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인 원고에게 임금 등 30,950,558원<2> 중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른 20,950,55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포괄임금제 약정 주장

가)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 · 야간근로 · 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 · 야간근로수당 · 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앞서 본 바와 같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참조).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비록 개별 사안에서 근로형태나 업무의 성격상 연장·야간·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기본급과는 별도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을 세부항목으로 나누어 지급하도록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급여규정 등에 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포괄임금제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그리고 단체협약 등에 일정 근로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시간에 대한 합의가 있다거나 기본급에 수당을 포함한 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인상률을 정하였다는 사정 등을 들어 바로 위와 같은 포괄임금제에 관한 합의가 있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57852 판결, 대법원 2020. 2. 6. 선고 2015다233579, 233586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의 구체적인 근로 형태나 업무의 성격상 연장근로와 야간근로가 당연히 예상되어 실제 근로기간 산정이 어렵다고 볼만한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 점, ② 피고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근로자들의 주간 및 야간근무 시간, 휴게시간이 정해져 있었고, 피고는 근태기록표를 작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근로자들의 근무 일수나휴일 근로 여부 등을 관리하고 있어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는 점, ③ 피고가 포괄임금제에 동의하였음을 확인할 자료도 확인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 포괄임금제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포괄임금에 포함된 정액의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하는 때에는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므로, 사용자인 피고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해 근로자인 원고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합의 주장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2024. 10. 16.경 원고를 대리한 노무사 D과 사이에 '피고가 2024. 10. 31. 11시까지 10,000,000원을 지급하면 원고가 나머지 임금 등 채권을 포기한다'는 취지의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한 사실, 피고는 2024. 10. 31. 11:31에 원고가 지정하는 계좌에 위 금액을 송금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임금 등 채권은 위 합의에 따라 소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당초 약속한 시각인 11:00보다 31분이 지난 11:31에서야 10,000,000원을 지급하였으므로, 이 사건 합의는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의 대리인과 피고가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시각과 피고가 실제로 합의금을 지급한 시각 사이의 시간적 간격은 31분으로 매우 짧은 점, 원고의 대리인과 원고가 2024. 10. 31.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과 발송시각을 살펴보면, 피고는 원고 측으로부터 11시가 넘었으니 합의가 무효로 되었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곧바로 합의금을 송금한 것으로 보이고, 의도적으로 합의금을 늦게 지급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원고가 위 시각에 합의금을 지급받지 않으면 합의를 하지 않았을 것 으로 보이는 특별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 점, 원고는 위 합의금을 수령한 후 반환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가 지정한 시각보다 31분 늦게 합의금을 지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위 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함종식(재판장) 조혜정 김태욱

각주1) 위 금액의 구체적인 산정내역은 확인되지 않으나 피고에 대한 진술조서 내지 피의자신문조사 기재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최저임금 차액분, 야간근로수당, 연장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을 합한 금액인 것으로 보인다.

각주2)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이 발급한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에 기재된 체불임금은 22,950,558원이나, 갑 제1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위 금액은 피고가 2024. 10. 31. 원고에게 지급한 10,000,000원을 임금등 채권 원본에 공제한 금액인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