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6. 7. 3. 선고 2025나204043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원과 이에 대한 2024. 9. 2.부터 2026. 7. 3.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90%는 원고가 부담하고 10%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24. 8. 1.경부터 2024. 9.경까지 'C 일산지점'에서 직원으로 근무하였으며, 피고는 당시 위 지점의 대표자로 근무하였다.

나.

피고는 2024. 9. 2. 15:00경 고양시 일산동구 D에 위치한 식당인 'E'에서 원고를 포함한 C 일산지점 직원 5명과 함께 회식자리를 가졌고, 그때 피고가 자신의 오른 쪽에 앉은 원고의 앞쪽 식탁에 술잔을 내밀면서 "한 번 따라 봐."라고 말하였다(이하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를 '이 사건 행위'라 한다).

다.

원고는 2024. 9. 10.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행위와 관련하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고양지청에 진정을 제기하였고, 위 지청은「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고 약칭한다) 제12조 위반을 이유로 피고에게 과태료 부과처분을 하였으며, 이후 피고의 이의에 따라 진행된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5과23 과태료 사건에서 피고에 대하여 과태료 3,000,000원을 부과하는 내용의 결정이 이루어졌다<1>.

[인정근거] 갑1호증, 갑3호증, 갑10호증, 갑14호증, 갑15호증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위 'E' 식당에서의 회식자리에 동석한 G이 위 식당의 서비스 태도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다른 곳에 있는 참치집 식당의 서비스가 좋다는 취지의 발언을 포함하여 그런곳의 여성 종업원들의 술시중과 그에 따른 팁의 제공에 관한 이야기 등을 하는 끝에, 피고는 원고에게 술잔을 내밀며 "한번 따라 봐."라고 말하면서 여성 접대부에게 술시중을 시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객관적으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위자료 2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피고의 이 사건 행위는 그 무렵 원고가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상황이라 그 회식자리에서 결혼생활에 관한 일반적인 이야기를 나누던 중 과거에 만연하였던 혼인 중의 가부장적인 문화에 대해 말하며 이를 풍자하는 의미로 한 것에 불과하다<2>.

3.

판단

가.

불법행위가 존재하는지 여부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 ·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들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된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2021. 9.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등 참조).

피고가 2024. 9. 2. 회식자리에서 자신의 오른 쪽에 앉은 원고의 앞쪽을 향하여 술잔을 내밀며 "한 번 따라 봐."라고 말한 사실, 이러한 행위로 인하여 남녀고용평등법위반을 이유로 하는 피고에 대한 과태료 처분 절차가 진행 중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러한 사정들과 함께, 갑1호증, 갑4호증, 갑5호증, 을3호증, 을5호증의 1, 2, 을7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증인 F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발언 당시 원고는 위 보험대리점 일산지점에 입사한지 한 달 남짓 지난 상황이었던 반면에 피고는 지점의 대표자로서 원고의 상급자의 지위에 있었던 점, 원고는 이 사건 발언이 있었던 날의 다음 날인 2024. 9. 3.경부터 자신의 부모, 친지들에게 자신이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하는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의 호소를 하기도 한 점, 비록 위 회식장소인 식당에서의 자세한 대화 내용이나 그 대화 소재의 언급 순서 등이 명확하지는 않으나, 원고의 피고에 대한 고용노동청 진정사건과 관련하여 피고가 2차례에 걸쳐 자신의 입장을 소명하는 내용의 각 서면을 제출하였는데, 위 각 소명서에는 '대화 도중 아직도 술 영업하는 여성 보험설계사분들이 계시더라 하다가, 참치집 얘기가 왜 나왔는지 모르지만 거기만 가도 팁을 원하신다, 우리네 아버지들은 이랬다...가부장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그래서 애드립으로 마침 옆에 계시는 원고에게 술 한 잔 따라 봐라고 하였지만, 조금 당황스러워 하기에 바로 사과하였다', '그곳 참치집에서 서빙하는 직원들은 손님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위해 매우 친절하게 응대하고 손님들은 그에 대해 감사하다는 의미로 팁을 주는 문화가 있다. 손님이 남자든여자든 마찬가지다. 우리가 나눈 대화는 그런 팁문화, 그리고 가부장적인 남자들의 술자리, 술자리를 빌어 영업하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도 동시에 나누었다. 정확히 짚고 넘어가자면, 이야기 순서는 참치집 이야기가 첫 번째, 원고의 결혼을 앞두고 있어 어떻게 하면 원고가 결혼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과 이야기가 두 번째, 옛날 결혼생활이 가부장적인 문화가 있어 이래저랬다가 세 번째, 그리고 피고가 원고에게 실수한 것이다. 참치집 팁과 술서비스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을 수 있지만 그것이 성희롱이 성립되는 직접적인 대화의 연결고리가 된다면 피고는 억울하다'는 등의 소명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바, 이와 같은 피고의 소명 내용에 의하더라도 당시 회식자리에서 참치식당의 여종업원들이 손님들에게 서비스를 하고 팁을 받는다는 취지의 발언, 여성보험설계사들 중 보험영업을 위하여 술자리에 참여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온 것 으로 볼 수 있는 점, 한편 피고는 자신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행위를 하게 된 경위와 관련하여, 과거 결혼생활 관련한 가부장적인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과거 권위적인 아버지들의 모습에 관한 흉내를 내며 허세 섞인 농담처럼 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바(다만, 피고는 막연하게 과거 가부장적인 아버지들의 모습을 흉내 내어 본 것이라고 말할 뿐 어떤 구체적인 상황에서의 모습에 관한 흉내를 낸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설령 피고가 이 사건 행위를 한 시점에 내심으로는 위 주장과 같은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의도가 분명하게 표명되지 아니한 이상 원고의 연령이나 위 보험대리점 내에서의 지위 등을 감안할 때 원고의 처지에서는 이를 자신에 대한 성적 희롱으로 여길 여지가 충분한 것으로 보이는 점, 직장 내 회식 과정에서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이 그곳에 동참한 동료나 후배에게 자신의 술잔이 비었음을 지적하며 채워달라고 요청하는 행위 자체가 우리나라의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문화를 감안할 때 상대방에 대한 불법행위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나(그렇다고 하더라도 요청하는 상대방에 대하여 적절한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피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이 사건 행위가 단순히 자신의 술잔이 비었음을 이유로 적절한 예의를 갖추어 그 잔을 채워줄 것을 요청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은 아닌 점, 이 사건 행위 당시 원고가 당황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이자 피고는 곧바로 사과하기도 하였는바, 피고로서도 이 사건 행위가 원고에 대하여 부적절한 행위였음을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증인 F은 이 법정에서 증언하면서, '피고가 과거 가부장적인 아버지들 모습을 흉내 내면서 막연히 탁자 가운데 잔을 놓고 농담처럼 "따라 봐."라고 말하여 증인이 가볍게 "본인 따라 드세요."라고 농담처럼 말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고 있으나, F 증인 역시 위와 같은 흉내의 대상이 된 과거 가부장의 구체적인 행위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말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볼 때, 피고의 이 사건 행위는 자신의 내심의 의도와 무관하게 객관적으로 원고로 하여금 자신의 성적 이미지를 드러내어 손님에게 술을 따르고 그 보상을 받는 여성종업원과 같은 사람으로 취급받은 느낌이 들도록 하는 행위로서, 일반인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피고는 이 사건 행위의 시점이 위 참치집 식당의 여성종업원 서비스와 팁 문화에 대한 이야기 직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과거 가부장적인 결혼문화 등 다른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이 사건 행위는 위 식당 여성종업원의 서비스와 팁 문화와 관련한 부적절한 성적 이미지를 내포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회식 과정에서 식당 여성종업원의 서비스행위와 그에 대한 보상으로서 팁의 제공에 관한 이야기가 이미 오고간 상태인 점 등을 고려할 때, 단지 이 사건 행위가 식당 여성종업원의 서비스와 팁에 관한 이야기가 오간시점 바로 직후에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위 행위의 의미가 달라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을2호증의 1 내지 8, 을8호증 내제 을10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F의 일부 증언만으로는 위와 같은 판단에 방해가 되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남녀고용평등법 제5조 제1항은 '근로자는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남녀가 동등하게 존중받는 직장문화를 조성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조 제2항은 '사업주는 해당 사업장의 남녀고용평등의 실현에 방해가 되는 관행과 제도를 개선하여 남녀근로자가 동등한 여건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근로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들에 따르면 피고는 C 일산지점의 대표자로서, 원고를 포함한 그 지점 근무의 남녀근로자들이 동등한 여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여 남녀가 동등하게 존중받는 직장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할 것인데, 이러한 지위에 있는 피고가 "참치집 여성종업원의 서비스와 팁" 등의 이야기가 오고 가던 상황에서 자신의 업무지시를 따라야 하는 입장에 있는 원고를 향해 '술을 한 잔 따르라'는 내용의 이 사건 발언 행위를 한 것은 원고에 대하여 일반인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정도의 불법행위를 한 것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있으므로, 피고로서는 이 사건 행위로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원고와 피고의 관계, 이 사건 행위의 경위, 위 발언의 내용과 횟수, 이 사건 행위 이후의 정황,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그 밖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위자료 액수를 1,000,000원으로 정한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인 2024. 9. 2.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기간인 항소심 판결 선고일인 2026. 7. 3.까지는 민법에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바,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제1심 판결 중 위 인정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김춘호(재판장) 권순호 이평근

각주1) 이러한 과태료 처분에 대하여 피고가 항고하여 현재 그 항고절차가 계속중이다(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각주2) 당시 원고가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상황이었다는 피고의 주장과는 달리 원고는 그 얼마 전 이미 혼인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