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김포시 F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 612동대표이고, 피고 B은 2012. 9월경까지 이 사건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근무하였으며, 피고 D은 이 사건 아파트 동대표로서 2012. 9. 26. 개최된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이 사건 입주자대표회의'라 한다) 임시의장이었고, 피고 E는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이다.
이 사건 아파트에서는 2012. 9. 26. 청소업체와 경비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서류 확인을 위해 이 사건 입주자대표회의가 개최되었는데, 그 회의 중 관리소장인 피고 B에 대한 해임의 건이 갑자기 상정되었고, 원고는 그 회의에서 피고 B이 금품수수 등 범죄사실로 검찰조사 계류 중이라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피고 B으로부터 고소를 당하였으나,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2고단2090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항소기각으로 확정되었다.
무죄가 확정된 위 형사사건의 해당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아래와 같다.
피고인(원고, 이하 '피고인'이라 한다)은 김포시 F 아파트 612동의 동대표이고, 피해자 B은 위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위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에서 해임하기 위하여 사실은 피해자가 금품수수로 인해 경찰 조사를 받거나 검찰에 송치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2012. 9. 26. 20:00경 위 아파트 관리사무소 회의실 내에서 G 등 동대표 9명, 입주민 10여명 등과 함께 입주자대표회의를 하던 중 피해자에 관하여, "비리가 너무 많아서 안되겠더라고요.", "소방법과 관련해서는 이미 진정서가 들어갔다.", "폐기물 처리업체로부터 B 소장에 대한 별별 소리를 다 들었다.", "의구심을 해결하기 위해 감사를 요청할 것이다.", "B 소장이 2천만원이라는 돈을 들여 폐기물 처리를 했는데, 근로기준법, 폐기물관리법을 다 위반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개인 통장을 사용했다."는 등의 발언을 하면서 '피해자가 업무처리 과정에서 비리를 저질렀으며, 이에 관한 형사·행정처분을 받기 위해 진행 중'이라는 취지로 말하고, 같은 동대표 D이 사건 처리상황에 대해 사실확인을 구하면서 피고인에게 "소장의 비리부분은 여기저기서 첩보가 되는 부분이 있다고 분명히 하셨잖아요? 구체적으로 듣기에는 경찰 조사 결과 검찰로 뭐가 넘어갔다고아까 가신 분(H)이 보여주시더라고요?"라고 묻자, "네. 맞아요."라고 말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연히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인정근거]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 5, 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원고의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피고 B이 금품수수 등 범죄사실로 검찰조사 계류 중'이란 말을 한 사실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피고 B은 원고가 그런 말을 하였다면서 원고를 수사기관에 고소하였고, 피고 C, D, E 역시 수사기관에서 원고가 그와 같이 말을 하였다고 진술하거나 진술서를 제출하였는바, 이와 같이 피고들이 공모하여 원고를 무고함으로써 원고는 수개월간 형사피의자로서 조사를 받고 형사재판을 받는 등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므로, 피고들은 연대하여 위자료로 2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1심 및 2심 형사사건에서 무죄를 입증하기 위하여 변호사를 선임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그 선임료 10,000,000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판단
피고소인이 고소인이 고소한 피의사실로 기소되어 무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고소가 권리의 남용이라고 인정될 수 있는 정도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이 아닌 이상, 고소인의 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 B이 고소한 사건으로 원고가 기소되었다가 무죄의 확정판결을 받았음은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위 인정사실 및 갑 제1 내지 3, 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피고 B이 권리남용이라고 인정될 정도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기하여 원고를 고소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갑 제6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피고 C, D, E에 대하여는 피고 B과 공모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대하여 더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에서 "비리가 너무 많아서 안되겠더라고 요.", "소방법과 관련해서는 이미 진정서가 들어갔다.", "폐기물 처리업체로부터 B 소장에 대한 별별 소리를 다 들었다.", "의구심을 해결하기 위해 감사를 요청할 것이다.", "B 소장이 2천만 원이라는 돈을 들여 폐기물 처리를 했는데, 근로기준법, 폐기물관리법을 다 위반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개인 통장을 사용했다.", '피해자가 업무처리 과정에서 비리를 저질렀으며, 이에 관한 형사·행정처분을 받기 위해 진행 중'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은 원고 스스로 자인하는 바인데, 이를 종합하면 그 취지는 '피고 B이 금품수수 등 범죄사실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실제로 위 공소사실의 첫머리에서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위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에서 해임하기 위하여 사실은 피해자가 금품수수로 인해 경찰 조사를 받거나 검찰에 송치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라고 설시하고 있어 원고가 한 말이 대체적으로 그와 같은 취지임을 알 수 있다.
원고에 대한 위 무죄판결의 취지는 원고가 피고 B에 대한 비리사실을 말한 적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원고가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으로서 이 사건 아파트 관리업체에 소속된 관리소장의 비리행위나 형사사건 계류사실을 적시하는 행위는 의견의 표시이거나 아파트 입주민 전체의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 사건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관리소장 해임의 건이 통과됨으로써 피고 B은 관리소장에서 해임되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헌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