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C은 2012. 3. 1. 부천시 원미구 D, 제808호 및 제809호에서 'E'(이하 '이 사건 학원'이라 한다)을 개업하여 운영하였고, 피고는 2012. 10. 22.부터 2015. 10. 18.까지 이 사건 학원의 강사로 근무하다 퇴직하였다.
원고는 2015. 4.경 C으로부터 이 사건 학원을 양수하였다.
피고는 2015. 10. 18. 이 사건 학원을 퇴사한 후 원고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동부에 원고를 신고하였고, 노동부가 퇴직금 지급을 명함에 따라 원고는 피고에게 14,999,999원을 퇴직금으로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피고는 2012년 이 사건 학원 입사 당시 C과 고용계약을 체결하면서 월급과 함께 퇴직금을 지급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기로 합의(이하 '이 사건 퇴직금분할약정'이라 한다)하였고, 원고가 이 사건 학원을 양수한 이후에는 원고와 같은 내용의 재계약을 하였다.
이 사건 퇴직금분할약정에 따라 피고는 2012. 11.부터 2013. 10.까지 퇴직금 560,000원을 포함하여 월 4,000,000원의 급여를 지급받았고, 2013. 11.부터 2015. 10.까지는 퇴직금 700,000원을 포함하여 월 5,000,000원의 급여를 지급받았다.
위와 같이 피고가 2012. 10. 22.부터 2015. 10. 18.까지 C 및 원고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23,520,000원을 이미 지급받았음에도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을 이중으로 지급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사건 퇴직금분할약정은 근로자가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무효이므로,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퇴직금 명목으로 23,520,000원을 지급받아 위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고, 원고는 위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는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받아 부당이득한 위 23,520,000원을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
피고
C 및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퇴직금분할약정이 존재하지 아니한다.
설령 C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퇴직금분할약정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C은 이 사건 퇴직금약정에 따라 퇴직금 지급의무를 이행한 것이므로 손해가 없어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성립하지 않는다. 설령 C에게 위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존재하더라도 C이 이를 원고에게 양도한 바 없어 원고가 이를 행사할 수 없다.
또한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퇴직급분할약정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이 사건 퇴직금분할약정은 근로자가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무효이다. 그리고 임금과 구별될 정도로 퇴직금 액수가 특정되지 아니한 점, 퇴직금이 특정되어 있다고 볼 경우 급여가 5,000,000원에서 4,300,000원으로 줄게 되어 기존의 근로계약보다 불이익한 점에 비추어 이 사건 퇴직금분할약정에서 정한 퇴직금의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하고,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금원은 모두 임금으로서 피고가 이를 부당이득하였다고 할 수 없다.
판단
이 사건 퇴직금분할약정의 존부 및 효력
갑 제2, 3,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와 C은 2012. 11. 1. 피고의 급여를 퇴직금 포함하여 4,000,000원으로 정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매월 4,000,000원의 급여를 받아오다 2013. 12. 4.부터 매월 5,000,000원의 급여를 받아 왔다.
원고와 피고는 2015. 6. 1. 피고의 2015. 6.부터 2016. 5.까지의 급여에 관하여기본금 2,300,000원, 수당 2,000,000원, 퇴직정산금 700,000원 합계금 5,000,000원으로 정하되, 강사가 원할 시에는 급여에 퇴직정산금을 가지급할 수 있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C과 피고 사이에 2012. 11. 1.,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5. 6. 1. 각 월급과 함께 퇴직금을 지급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퇴직금분할약정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구체적인 퇴직금지급청구권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한 퇴직금 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으므로 매월 지급받는 급여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은 근로기준법 제34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하는 퇴직금의 지급으로서의 효력은 없을 뿐만 아니라,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인바(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퇴직금분할약정은 피고의 퇴직금청구권 사전포기 약정으로서 무효이고, 이 사건 퇴직금분할약정에 따라 피고에게 지급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부당이득반환의무의 발생 여부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근로자의 퇴직금청구권 사전포기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 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퇴직금분할약정에 관하여 보건대, C과 피고가 이 사건 퇴직금분할약정에서 퇴직금을 포함하여 급여를 4,000,000원으로 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 급여에 퇴직금 560,000원이 포함되어 있다거나 위 급여 중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 되어 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퇴직금분할약정만으로 C과 피고 사이에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이 사건 퇴직금분할약정은 그 실질이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C이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원고와 피고가 2015. 6. 1. 이 사건 퇴직금분할약정에서 퇴직정산금 700,000원을 포함하여 피고의 급여를 5,000,000원으로 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한편 피고는 2013. 12. 4.부터 매월 5,000,000원의 급여를 받아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퇴직정산금 700,000원을 제외하면 피고의 임금이 5,000,000원에서 4,300,000원으로 감소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퇴직금분할약정은 피고에게 불이익하다.
그러므로 이 사건 퇴직금분할약정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이 사건 퇴직금 분할약정은 그 실질이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수령하여 이를 부당이득하였다고 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정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