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회사는 방송 프로그램 제작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2016. 9. 12 부터 서울 마포구 C건물, D호를 본점소재지로 하여 방송용 프로그램 제작 및 국내외 판매사업 등을 목적으로 영업활동을 개시하였는데, 위 법인 설립 당시 원고는 피고 회사의 감사로 등재되었다.
원고는 피고 회사의 대표자인 E의 조카로서 E의 권유로 피고 회사에서 2016. 9. 12.부터 2017. 5. 31.까지 '상무'의 직함을 가지고 근무하였다.
원고는 'F' 및 'G'라는 상호의 휴대폰 사업 및 사무실 임대업을 영위하던 사람으로 2016. 9. 24.부터 'H'라는 상호의 음식점을 운영하기도 하였다.
원고가 피고 회사에 입사할 당시 근로계약서 또는 연봉계약서가 작성된 바는 없다.
원고는 피고 회사를 사업장으로 하여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의 4대 보험에 가입되었고, 피고 회사로부터 법인차량 및 법인카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받았다.
피고 회사는 2017. 4. 21.경 원고에게 근로계약서 또는 위임계약서에 서명해줄 것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같은 해 5. 15.경 위 두 서식에 모두 서명하여 피고 회사에 제출하였다가 원고의 요청으로 돌려받아 이를 폐기하였다.
피고의 대표이사 E는 원고에게 임금 등 합계 43,631,090원을 제 때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2019. 7. 24. 근로기준법위반죄로 5,000,000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고(2018고정1118), 이에 E가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이 계속 중이다(2019노1098).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의 1, 2, 3, 4, 5, 갑 제4호증, 을 제1호증, 을 제8호증, 을 제9호증, 을 제10호증,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경영지원 관리 및 신규사업아이템 발굴업무를 맡고 월 5,000,000원 급여로 책정된 상무의 직책으로 근무를 하였으나,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위 기간 동안의 임금 합계 43,631,000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임금 43,631,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회사와 위임계약이 체결된 임원이었으므로 원고가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더욱이 원고는 피고 회사에 재직하는 동안 피고 회사의 업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하였으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 대하여 위임계약에 따른 용역비를 지급할 채무도 없다.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두524 판결, 대법원 2006. 12. 6.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월 5,000,000원의 고정보수를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원고가 피고 회사를 사업장으로 하여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의 4대 보험에 가입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들 및 을 제2호증의 1, 2, 3, 을 제3호증, 을 제4호증, 을 제4호증, 을 제5호증, 을 제12호증, 을 제13호증, 을 제14호증의 1, 2, 3, 4, 을 제15호증, 을 제16호증, 을 제17호증, 을 제19호증, 을 제20호증의 1, 2의 각 기재, 증인 I의 증언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는 피고 회사 입사 전 패딩의류 판매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E로부터 피고 회사를 설립하여 위 의류사업도 함께 운영해보자는 권유를 받아 이를 승낙하였고, 새로 설립된 피고 회사의 임원으로 등기되기도 하였던 점, 원고는 피고 회사 입사 당시 임원의 지위인 '상무'로 취임하는 것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실제로 원고는 피고 회사에 입사한 후 패딩의류 판매사무를 담당하였는데, 이를 원고 자신의 재량과 판단으로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 회사가 원고의 의류판매 수행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볼 자료가 부족한 점, 원고 스스로도 방송 분야는 E로부터 배우고 있는 단계여서 E가 관련자들을 만날 때 따라다닌 정도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원고는 E가 의류판매사업을 인수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하였는바, 위 사업분야는 원고의 독자적인 권한범위로 남아있었다고 보이는 점, 원고 스스로도 형사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하여 의류 판매로 인한 수익은 E와 별개의 법인인 주식회사 J으로 귀속되었다고 진술하였는바, 피고 회사 자체는 위 판매로 인한 법률적 효과를 귀속받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패딩의류사업은 주식회사 J 명의로 진행되었는데, 원고는 2016. 7. 1.까지 주식회사 J의 대표이사였고, 주식회사 J은 원고가 임대업을 영위하던 소호사무실을 임대하는 형식으로 사업을 영위하였으며, 판매를 위한 의류 등도 모두 위 사무실에 보관되어 있었다], 오히려 의류판매업무를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에 대한 위험은 원고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보이기도 하는 점, 따라서 원고 스스로 재량을 가지고 영위한 패딩의류판매사업 외에 E로부터 구체적인 지시를 받아 담당한 업무가 명백하지 않은 점, 원고는 피고 회사의 직원들을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E로부터 받은 지시사항을 직원들에게 전달하여 그 결과를 E에게 재차 보고하였으므로 E의 지휘·감독 하에 사무를 수행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업무의 내용이나 방향에 관하여 피고가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행사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위임계약에서도 위임인은 수임인에게 위임업무에 관련한 수임인의 계획과 실적을 보고해달라는 요청을 할 수 있다], 원고가 일정한 시각에 출·퇴근하면서 근무시간을 준수하였는지 여부를 명백히 알기 어렵고, 원고에게 피고 회사의 근로시간 규칙이 적용되거나 출퇴근시간을 별도로 관리하는 등의 근태관리가 이루어졌다고 볼 자료도 충분히 아니한 점, 오히려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의 업무 외에도 독자적인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는바, 원고 스스로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정하여 피고 회사와 원고 개인 사업장의 업무를 두루 처리하는 등 업무수행에 있어서 상당한 자율성을 보장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피고 회사로부터 법인카드 및 법인차량을 제공받았고, 별도의 집무실을 제공받았는데, 이는 피고 회사의 근로자들에게는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았던 것인 점 [원고는 근로자인 K도 피고 회사로부터 법인카드를 교부받았다는 점을 주장하나, K와 원고는 법인카드의 사용내역이나 사용금액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가 부족한 점[더욱이 원고는 2017. 9. 22.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서부지청 조사기일 및 이 사건 제4차 변론기일 당시 '피고 회사로부터 근로계약서 및 위임계약서를 교부받아 위 각 계약서에 모두 서명하여 제출한 바 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가, 이 사건 제5차 변론기일에서는 '위임계약서에만 서명하였다가 피고 회사로부터 돌려받아 폐기한 적이 있고, 근로계약서에 서명한 사실은 없다'라고 진술하였고, 2019. 5. 3. E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형사사건에 증인으로 출석하여서는 '근로계약서랑 임원계약서를 모두 작성하였다가 돌려받아 찢어버렸다'고 진술하는 등 근로계약서 작성여부에 관하여 일관된 진술을 하지 못하였다] 등 원고가 피고 회사에 입사하게 된 경위와 배경, 원고가 담당하였던 업무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 회사의 임원으로서 의류 판매 사무의 위임을 받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고, 원고가 실제로 피고 회사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 지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 회사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미지급 급여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배예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