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판결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9. 6. 14. 선고 2018가합104794 판결

주문

1.

원고의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토목건축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인바, 2018. 6.경 주식회사 C(이하 'C'이라고만 한다)의 전략사업팀 이사인 원고로부터, 태국 정부가 추진 중인 D사업 및 그 관련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고 한다)에 C과 공동으로 참여해보자는 제안을 받고, 이를 받아들여, 2018. 7. 4. C과 사이에 아래와 같은 주요내용이 포함된 양해각서(이하 '이 사건 MOU'라고 한다)를 작성하였다.

나.

피고는 이 사건 MOU 체결일과 같은 날, 이 사건 MOU 제6조에 따라 C이 지정한 사람인 원고와 사이에, 직위는 경영기획팀 상무, 계약기간은 2018. 7. 4.~ 2019. 7. 3., 월급은 625만 원(연 7,500만 원), 상여금은 지급 사유 발생시 별도로 정하여 지급하고, 퇴직금은 1년 이상 근속시 지급하는 것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후, 원고를 피고의 경영기획팀 상무로 임명하였고(이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위 계약을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 그 무렵부터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MOU에 따른 피고의 C과의 이 사건 사업 공동참여 관련 업무를 맡아 진행하게 하였다.

다.

원고는 2018. 7. 10. 이 사건 사업 수행을 위해 피고 직원 1명, C 직원 1명과 함께 태국으로 출국하여 태국에 2박 3일간 머무른 후 베트남을 거쳐 2018. 7. 15. 귀국하였다.

라.

위 해외 출장 경과 및 결과를 보고 이 사건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피고는, 2018. 7. 21. 원고의 피고 직장건강보험자격을 상실시키고, 2018. 7. 25. C에게 이 사건 MOU 해제통보를 한 후, 2018. 8. 2. 원고에게 '피고가 원고와 체결한 2018. 7. 4.자 위임계약이 해지되었다.'는 취지의 통보서를 보냈다. 원고는 이 사건 통보서의 발송일 무렵 위 해지 통보서를 수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내지 5호증, 을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주위적 청구의 내용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후 피고의 지휘·감독 하에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그런데 피고는 2018. 7. 21. 원고의 직장건강보험자격을 상실시킴으로써 근로자인 원고를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였다. 따라서, 위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의 근로시작일인 2018. 7. 4.부터 이 사건 소 제기 무렵인 2018. 11. 3.까지의 4개월분 미지급 임금과 그 지연손해금 및 원고가 복직될 때까지 원고의 월급 월 625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매월 지급하여야 한다.

나.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두524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다78466 판결 등 참조). 한편, 이사, 감사, 상무 등 회사의 임원은, 그 지위 또는 명칭은 형식적·명목적일 뿐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형식적 임원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회사와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위임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어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형식적 임원에 해당하지 않는 회사의 임원이 회사로부터 정해진 시기에 일정액의 보수를 지급받거나 퇴직 당시 퇴직금을 지급받기로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보수나 퇴직금은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임금이나 퇴직금이 아니라 임원으로 재직 중에 한 위임사무 처리의 대가로서 지급되는 약정 보수의 일종에 불과하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2007. 2. 8. 선고 2006다31771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의 임원으로서 피고와의 신임관계 아래에서 일정한 재량권과 자율성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이 사건 계약서의 제목이 '근로계약서'라거나, 위 계약서에 '임금', '퇴직금'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거나, 피고가 원고를 피고의 직장건강보험에 가입시켜 주었다거나, 원고가 피고의 법인카드를 사용한 후 그 내역을 피고에게 알렸다는 등의 원고 주장 사정들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 대표이사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형식적 임원에 불과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가)

원고의 직책인 '상무'는 일반적으로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있는 명칭으로 인정된다. 실제로도 원고는, 피고가 C과 함께 이 사건 사업에 참여하는 것과 관련한 업무의 수행을 위해 특별히 임용되어, 피고로부터 위 업무에 대한 포괄적인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았고, 이 사건 사업 관련 업무 수행 관련 원고의 업무일정, 자금집행내역 등에 대하여 피고 대표이사로부터 지시나 감독을 받은 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나)

이 사건 MOU 제6조에는, C의 지정에 따라 피고가 상무로 임명한 원고가 '피고 내의 프로젝트팀과 협업하여' 이 사건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실제로 원고는 피고의 상무로 임명되어 일하기 시작한 후에도, C의 전략사업팀 이사지위를 유지하였고, 인정사실 다.항 기재 해외출장시에도 이 사건 사업 관련 피고의 업무뿐만 아니라 C의 업무도 함께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즉, 원고는 피고 대표이사로부터 상당히 독립적이면서도 대등한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상당히 높은 수준의 보수를 받기로 한 것 외에도 법인카드를 지급받아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하는 등 일반 직원들에 비하여 훨씬 높은 수준의 부수 혜택을 제공받은 것으로 보인다.

라)

이 사건 계약서에는 원고의 근무시간이나 근무장소에 관한 기재가 없다.

다.

소결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나머지 점에 대해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예비적 청구의 내용

이 사건 계약이 위임계약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계약은 수임인인 원고의 이익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위임계약에 해당하는데,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이 사건 계약일로부터 불과 1개월도 채 지나지 아니한 시기에 일방적으로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 기간 동안의 원고 보수 전액인 7,500만 원 상당을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관련 법리

민법상의 위임계약은 그것이 유상계약이든 무상계약이든 당사자 쌍방의 특별한 대인적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위임계약의 본질상 각 당사자는 언제든지 이를 해지할 수 있고 그로 말미암아 상대방이 손해를 입는 일이 있어도 그것을 배상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다만 상대방이 불리한 시기에 해지한 때에는 그 해지가 부득이한 사유에 의한 것이 아닌 한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나, 그 배상의 범위는 위임이 해지되었다는 사실로부터 생기는 손해가 아니라 적당한 시기에 해지되었더라면 입지 아니하였을 손해에 한한다(대법원 1991. 4. 9. 선고 90다18968 판결, 대법원 2000. 6. 9. 선고 98다64202 판결, 대법원 2005. 11. 24. 선고 2005다39136 판결 등 참조). 다만, 수임인의 지위를 보장하기 위하여 계약기간 중 일정 기간 동안 위임인이 해지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는 특약까지 되어 있어 위임인의 이익과 함께 수임인의 이익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위임의 경우에는 위임인의 해지 자유가 제한되므로, 위임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위임계약을 해지한 경우에는 상대방인 수임인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그 배상의 범위는 위임이 해지되었다는 사실로부터 생기는 손해이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8다47108 판결 참조).

다.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각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계약이 수임인인 원고의 이익도 목적으로 하는 위임계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1)

이 사건 계약서에는 원고의 계약기간이 2018. 7. 4.부터 2019. 7. 3.까지 1년인 것으로 기재되어 있을 뿐, 위 계약기간의 일부 내지 전부를 보장한다거나 위 계약기간 중 해지권을 제한한다는 취지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다.

2)

위임인이 수임인에게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것만으로는 그 위임계약이 수임인의 이익을 목적으로 한 위임계약이라고 할 수 없다. 만약 그렇게 본다면, 유상위임계약에 해당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위임인은 그 위임계약 해지시 수임인에게 그 잔여계약기간 동안의 보수상당액 등을 손해로 배상해야 하여, 위임계약의 본질을 고려하여 원칙적으로 각 당사자가 상대방에 대한 손해배상 부담 없이 위임계약을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도록 한 민법 제689조의 취지가 사실상 몰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건 계약서에는 임금, 상여금, 퇴직금 명목의 약정 보수 외에는 원고의 이익에 관한 사항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라.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이 수임인인 원고의 이익도 목적으로 하는 것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예비적 청구도, 나머지 점에 대해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한다.

판사 원정숙(재판장) 류준구 이승운

각주1) 원고가 예비적 청구의 청구원인을 위와 같이 명확히 특정하고 있는 이상, 피고가 원고에게 원고의 업무개시일부터 이 사건 계약 해지일까지의 기간에 해당하는 약정보수를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즉,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약정보수지급청구권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아니한다.

각주2) 원고가 피고와의 이 사건 계약으로 인해 다른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보수를 얻을 기회를 놓쳤다는 등 피고의 이 사건 계약 해지가 원고의 불리한 시기에 이루어졌다는 주장은 원고가 따로 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오히려, 이 사건 계약 체결 후에도 원고가 계속 C의 임원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계약이 해지된 후 불과 1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기인 2018. 8. 10.부터는 E 주식회사에서 새로 일하기 시작하였던 것으로 보이는(갑3호증) 등, 이 사건 계약 해지가 원고의 불리한 시기에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들이 드러나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