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
[범죄전력]
피고인은 2016. 6. 9. 인천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17. 4. 11.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범죄사실]
2018고단2225
피고인은 인천 부평구 B에서 '㈜C'이라는 음식물처리기 판매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5. 4. 초순경 서울 강서구 D에 있는 피해자 E이 운영하는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음식물처리기 50대를 납품해주면 2015. 4. 말일까지 11,550,000원을 지급하겠다"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의 회사는 경영상태가 악화되어 직원들의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고 별다른 자산이나 자금이 없어 피해자에게 음식물처리기를 납품받더라도 약속한 대로 납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5. 4. 22.경 11,550,000원 상당의 음식물처리기 50대를 납품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2018고단2681
피고인은 2016. 1. 27.경부터 인천 부평구 F건물 G호에 있는 흙침대 등 렌탈업체인 주식회사 H(변경전 상호: 주식회사 I, 이하 'H'라 한다)의 대표이사였던 사람이다.
H는 2013. 9. 24.경 피해자 J 주식회사와 리스한도금액 25억 원, 리스보증금 5억 원, 매월 리스료 65,537,800원, 리스기간 36개월로 하여 리스계약을 체결하면서, H가 고객들과 체결한 렌탈계약의 렌탈채권을 피해자 회사에게 양도담보로 제공하였다.
위 리스계약 제20조에 따르면 리스 계약에 따른 채무를 변제기에 이행하지 않거나 계약상의 중요한 금지행위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때 피해자 회사는 H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위반사항의 시정을 최고하고 그 기간 내에 응하지 아니한 때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약정하였고, 채권양도담보계약서 제7조에 따르면 주식회사 H의 피담보채권계약(리스계약)에 따른 이행지체, 피담보채권계약(리스계약)에서 정한 중도해지가 발생한 경우, H는 피해자 회사의 렌탈채권에 대한 추심, 변제수령 및 처분을 위한 일체의 절차에 협조하기로 약정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6. 6. 23.경 피해자 회사로부터 리스료 연체를 이유로 리스계약의 해지 통보를 받아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에게 담보로 제공된 렌탈채권을 관리하면서 피해자 회사의 렌탈채권 행사 및 추심업무에 협조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피고인은 2016. 6. 24.경 렌탈고객 K로부터 89,700원을 피고인이 지정한 L(M) 명의 N은행 계좌(계좌 번호 : O)로 송금받아 추심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그 때부터 2018. 4. 30.까지 총 702회에 걸쳐 195,539,112원을 추심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 금액상당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 회사에게 동액상당의 재산상의 손해를 가하였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2018고단2225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은 향후 피고인이 생산한 음식물처리기를 피해자에게 반환해주는 조건으로 피해자로부터 음식물처리기를 납품받은 것에 불과할 뿐 피해자로부터 음식물처리기를 매수한 사실이 없고, 설령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음식물처리기를 매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으므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2018고단2681 공소사실에 관하여
H는 피해자 회사에 H가 고객들과 체결한 렌탈계약의 렌탈채권을 양도하였고 그 양도통지도 모두 마쳤으므로, 피고인은 더 이상 피해자 회사의 사무처리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고 피고인이 고객들로부터 렌탈료를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피해자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판단
2018고단2225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음식물처리기를 매수하였는지 여부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음식물처리기를 납품해주면 그 납품대금을 4. 30.까지 지급해준다고 하며 피고인에게 음식물처리기 50대를 납품해주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 ②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무상으로 음식물처리기를 빌렸다고 주장하나, 당시 피해자는 피고인이 요청한 음식물처리기가 부족하여 P으로부터 11대를 납품받아 피고인에게 함께 납품하였고, P에게 8대의 대금도 지급하였는바(나머지 3대의 대금은 P이 직접 피고인과 정산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 부족한 제품을 추가로 구매하면서까지 피고인에게 무상으로 빌려 줄 아무런 이유가 없어 보이고, 더욱이 새 음식물처리기를 납품하고 향후 피고인이 개발한 음식물처리기를 반환받을 이유도 없어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은 2015. 4.경 홈쇼핑을 통해 렌탈로 판매할 음식물처리기가 급히 필요한 상황이었고, Q로부터 구입한 음식물처리기 150대 외에 추가물량이 필요한 상황이었음에도 Q에 재고가 없어서 다른 경로를 통해서라도 음식물처리기를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대금을 지급할 것을 조건으로 음식물처리기를 납품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편취의 범의에 관하여
물품거래 관계에 있어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물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므로, 납품 후 경제사정 등의 변화로 납품대금을 변제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하여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5. 11. 24. 선고 2005도7481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홈쇼핑을 통해 음식물처리기를 렌탈로 판매하기 위하여 피해자로부터 일부 부족한 음식물처리기를 납품받았고, 실제 피해자로부터 납품받은 음식물처리기를 피해자에게 고지한 대로 홈쇼핑에서 렌탈로 판매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납품받은 음식물처리기의 납품대금이 11,550,000원에 불과한 반면, 피해자로부터 음식물처리기를 납품받을 무렵인 2015. 4.에만 피고인이 운영한 주C의 법인 계좌로 합계 5억을 상회하는 돈이 입금되었고, 그 중 약 8,400만 원은 2015. 4. 22. 부터 2015. 4. 30. 사이에 입금되었던 점, ③ ㈜C은 2015. 4. 6. 82,676,000원, 2015. 4. 10. 86,680,000원, 2015. 4. 15. 73,942,000원, 2015. 4. 19. 103,090,000원, 2015. 4. 20. 7,000,000원, 2015. 4. 21. 3,309,000원을 홈쇼핑 업체인 R에 지급하였고, 2015. 4. 9. Q에 42,000,000원을, 2015. 4. 27. 주식회사 S에 46,124,100원을 각 홈쇼핑에서 판매할 음식물처리기 대금으로 지급하는 등 피해자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을 당시, 상당한 금액을 투자하여 홈쇼핑을 통한 렌탈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점, ④피고인은 경찰조사에서부터 렌탈로 판매한 음식물처리기에 하자가 발생하여 다량이 반품되어 회사의 경영이 어려워졌다는 취지로 변소하고 있고, ㈜C의 직원으로 근무한 T도 경찰조사에서 음식물처리기에서 심각한 하자가 발견되어 렌탈된 제품이 많이 반품되었으며 이에 회사에서 직접 음식물처리기 제조를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여 경영이 악화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실제 홈쇼핑으로 판매된 음식물처리기의 중 상당수가 반품되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위와 같은 사유로 피해자에 대한 납품대금을 변제하지 못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음식물처리기를 납품받을 당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2018고단2681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양도인이 양수인에게 채권을 양도하고 그 대항요건까지 구비하여 주었다면 그 후 양도인이 채무자로부터 채권 추심 명목으로 금전을 수령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채권양도는 여전히 유효한 것이고 양수인의 위 채권이 그에 따라 소멸하는 것은 아니므로 양도인이 양수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아니 한다(대법원 1984. 11. 13. 선고 84도698 판결 참조).
그런데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H는 2013. 9. 24.경 피해자 회사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리스계약(이하 '이 사건 리스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면서 H가 고객들과 체결한 렌탈계약의 렌탈채권을 피해자 회사에 양도담보로 제공하기로 정하였고, 주식회사 U가 이 사건 리스계약에 따른 H 채무를 연대보증한 사실, ② H는 2013. 10. 10. 피해자 회사와 위 양도담보 제공과 관련하여 H가 고객들과 체결한 렌탈계약에 따른 렌탈 채권을 피해자 회사에 양도하는 내용의 채권양도담보계약(이하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이라 한다)을 추가로 체결한 사실, ③ 이 사건 리스계약에서 연대보증인의 파산절차의 개시신청을 해지사유로 정하고 있고(제20조 제11호),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에서 채권양도통지 등의 절차를 이행할 수 있는 대리권을 피해자 회사에 위임하고(제1조 제2항), 이행지체, 기한이익상실 사유 또는 중도해지 사유가 발생할 경우 피해자 회사는 렌탈계약 고객들에게 H를 양도통지를 하여 채권을 양도받아 렌탈채권을 행사 및 추심하여 피담보채무 변제에 충당할 수 있으며, H는 피해자 회사의 추심, 변제수령 및 처분을 위한 일체의 절차에 협조하기로(제7조 제1항) 정하고 있는 사실, ④ 이 사건 리스계약의 연대보증인인 주식회사 U가 2015. 1.경 파산하자, 피해자 회사는 2015. 2.경 렌탈고객들에게 H로부터 렌탈채권을 양도받았다고 통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H로부터 채권을 양도받고, 그 양도통지 권한을 위임받은 피해자 회사가 채무자들인 렌탈 고객들에게 직접 채권양도 통지를 함으로써 2015. 2.경 채권양도의 대항요건까지 구비되었는바, 그 후 양도인인 H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채무자들로부터 채권 추심 명목으로 렌탈료를 수령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채권양도는 여전히 유효한 것이고 양수인인 피해자 회사의 렌탈채권이 그에 따라 소멸하는 것은 아니므로, 피고인은 더 이상 양수인인 피해자 회사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고, 피인이 채무자들로부터 렌탈료를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피해자 회사에 현실적인 손해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결국 배임죄가 성립하지 아니 한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 판결의 요지는 공시하지 아니 한다.
판사 이근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