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에 대한 형을 벌금 1,500만 원으로 정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판결
사건
2018고단3280
판결선고
2019. 5. 9.
범죄사실
피고인은 김포시 B, 3층 C호에서 'D'이라는 상호로, 김포시 E, 3층 F호에서 'G'이라는 상호로 각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자이다.
누구든지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을 고용해서는 아니 된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2018. 1. 18.경부터 2018. 3. 15.경까지 위 'D' 및 'G'에서 H으로부터 소개 받은, 사증면제(B-1) 자격으로 입국하여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러시아 국적의 여성 I를 1주일에 1~2회 이상 1시간 당 35,000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고용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 12명을 고용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일부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H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1회) 사본
J, K에 대한 각 진술조서 사본
D 알선 러시아 여성 현황 사본
외국인 고용확인서 사본
L 외 16명 긴급보호서, 개인별 출입국 기록, 여권 사본 등
수사보고(범죄일람표 재정리 및 범죄사실 재작성)
수사보고(외국인 접대부 취업 기간 및 취업 장소 확인) 사본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출입국관리법 제94조 제9호, 제18조 제3항(취업자별로 포괄하여),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외국인 접객원들을 고용하여 근로관계를 맺고 이들을 지배·감독한 H으로부터 외국인 접객원들을 파견받아 유흥주점 손님들에게 접객행위를 하도록 알선한 것일 뿐이고 피고인이 직접 외국인 접객원들과 보수 약정을 맺거나 이들을 피고인의 지배 하에 두고 사용·관리·감독한 바가 없으므로 외국인 접객원들을 고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이를 출입국관리법이 금지한, 취업 가능한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의 '고용'으로 보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
판단
형벌법규는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형벌법규의 해석에서도 문언의 가능한 의미 안에서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한 법률 규정의 체계적 연관성에 따라 문언의 논리적 의미를 분명히 밝히는 체계적·논리적 해석방법은 규정의 본질적 내용에 가장 접근한 해석을 위한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부합한다(대법원 2018. 5. 11. 선고 2018도2844 판결 등 참조).
출입국관리법은 위 법에 의하여 금지되는 '고용'의 의미에 관한 정의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위 법에 의하여 금지되는 고용의 방법이나 형태에 관하여 제한하고 있지 않다. 그런가하면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조의2는 사용사업주, 근로자와의 직접 계약 관계 없이 파견 사업주와의 근로자파견계약에 의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자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등 일정한 경우에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도록 규정하여 간접고용 즉, 근로자와의 직접 계약 없는 고용의 형태도 이미 존재하고 있거나 가능함을 시사하고 있다. 위와 같은 의미의 '간접고용'이라는 개념이 판결이나 논문 등 법률관계 문헌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다수의 언론보도에도 근로자와의 직접 계약관계 없이 제3자와의 파견계약이나 노무공급계약 등에 의하여 근로자를 사용하는 관계를 간접고용으로 통칭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한편, 출입국관리법 제94조 제9호는 같은 법 제18조 제3항을 위반하여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사람을 고용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8조 제3항은 "누구든지 제1항에 따른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사람을 고용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18조 제1항은 "외국인이 대한민국에서 취업하려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94조 제8호는 제18조 제1항을 위반하여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받지 아니하고 취업활동을 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출입국관리법상 외국인 고용 금지 규정의 입법취지가 단순히 외국인의 불법체류만을 단속할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고, 취업자격 없는 외국인의 유입으로 인한 국내 고용시장의 불안정을 해소하고 노동인력의 효율적 관리, 국내 근로자의 근로조건의 유지 등의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외국인의 취업자격에 관하여 규율하면서 취업자격 없는 외국인의 고용을 금지시키기 위한 입법목적도 아울러 갖고 있다고 보아야 하고(대법원 1995. 9. 15. 선고 94누12067 판결 참조), 위 규정은같은 법상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이하 '무자격 외국인'이라고 한다)의 취업활동 금지 규정에 대응하는 것으로서, 무자격 외국인을 근로자로 하는 개별적 혹은 집단적 근로관계를 규율하려는 것이 아니라 무자격 외국인으로부터 노무를 제공받고 무자격 외국인에게 보수를 제공하여 이들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국내 노동시장을 불안정하게 하고, 나아가 외국인들에게 체류 목적을 속여 대한민국에 입국할 유인을 제공하여 출입국관리체계를 허물어뜨리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이다.
무자격 외국인이 이미 다른 사람에 의하여 고용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고용계약의 내용이 처음부터 제3자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거나 또는 이를 전제로 하는 것으로서 무자격 외국인이 그 고용자와 제3자의 계약에 의하여 제3자에게 노무를 제공하고 그 제3자가 고용자 또는 무자격 외국인에게 보수를 지급하는 경우에 직접적인 국내 노동시장 교란의 효과는 무자격 외국인이 그 제3자에게 노무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서 보수를 지급받음으로써 발생하는 것이므로 그 제3자를 출입국관리법상 무자격 외국인 고용 금지 규정 위반으로 처벌할 필요가 있고, 같은 법 제94조 제9호에 의하여 처벌하는 것이 출입국관리법상 무자격 외국인 고용 금지 규정의 입법취지에 부합한다.
또 앞서 본 출입국관리법의 규정 체계와 출입국관리법상 무자격 외국인 고용금지 규정의 입법취지를 종합하여 볼 때, 같은 법에 의하여 처벌되는 무자격 외국인의 고용은, 고용자와 무자격 외국인 사이에 고용자가 무자격 외국인과 대등한 지위에서 노무 제공의 조건을 결정하고 그에 따라 노무를 제공받는 경우가 아니라고 하는 소극적인 의미에서의 지배·종속관계가 있으면 족하고, 반드시 근로기준법이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근로자성 인정에 필요한 수준의 지배·종속관계가 있을 것까지 요구된다고 새겨야 할 이유가 없다.
판시 각 증거에 의하면, H이 김포시 소재 유흥주점들에 파견되어 유흥주점 고객들과 합석하여 여흥을 돋우는 일을 하도록 하고 유흥주점 업주들로부터 그 대가를 받기 위해 월정 기본급과 접객행위시마다 일정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I 등 러시아 국적의 여성들을 고용하고 이들로 하여금 관광 목적을 빙자하여 무사증 입국하도록 한 사실, 피고인이 H과의 파견계약에 따라 피고인이 운영하는 각 유흥주점으로 H이 고용한 러시아 여성 중 위 I 등 12명을 파견 받아 이들 러시아 여성들에게 피고인이 운영하는 각 유흥주점을 이용하는 고객들과 합석하여 함께 술을 마시는 등의 접객행위를 하도록 하고, 그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피고인 운영 각 유흥주점 내의 방실)를 지정한 사실, 피고인은 피고인 운영 각 유흥주점에서 접객행위를 한 러시아 여성들에게 시간당 35,000원의 봉사료를 지급한 사실, 위 봉사료의 산정 방법 및 금액은 피고인과 H 사이에서 결정된 것으로 그 결정 과정에 위 러시아 여성들이 관여할 여지가 없고 H이 파견한 모든 러시아 여성들에게 동등하게 적용된 사실, 위 러시아 여성들은 피고인과 H 사이의 협의에 따라 피고인이 요구한 시간에 피고인 운영 유흥주점에 파견되어 노무를 제공한 것으로, 언제, 어느 유흥주점의 어느 방실에서 어느 고객과 합석하여 근무할 것인지에 관하여 이들이 선택·결정할 권한이 전혀 없는 사실이 인정된다. 나아가 위와 같은 인정사실로 비추어 볼 때, 위 러시아 여성들이 근무시간과 장소, 접객행위의 상대, 근무방법에 관한 피고인의 지정 또는 지시를 거부할 경우 H과의 고용계약이 파기되는 등의 불이익을 감수하여야 하므로 사실상 이를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만일 피고인 운영 각 유흥주점에 파견 나온 러시아 여성들로부터 접객 서비스를 받은 고객이 봉사료의 지급을 거부할 경우 그 손실 부담의 위험을 러시아 여성들이 스스로 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고 결국 파견을 요청한 피고인에게 봉사료를 청구할 것임을 추단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과 위 러시아 여성들 사이에 출입국관리법상 무자격 외국인 고용 금지 규정이 요구하는 지배·종속관계가 있음이 넉넉히 인정된다 할 것이고, 피고인과 위 러시아 여성들 사이에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출입국관리법상 금지되는 고용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며, 위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고용'의 가능한 의미 해석의 범주를 벗어난 것이라거나 형벌법규의 명확성을 해치거나 확장해석에 해당하여 죄형법정주의에 위반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고용한 무자격 외국인의 수, 고용 기간과 고용의 형태 등에 비추어 출입국관리 질서와 국내 노동시장을 교란한 책임이 작지 않은 점, 고용한 업종·업태, 피고용 외국인의 국어 구사 능력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고용한 러시아 여성들이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 없는 외국인임을 분명히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동종 또는 유사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러시아 여성들의 입국부터 기획하여 피고인 등 여러 유흥주점 업주들에게 러시아 여성들의 고용을 알선한 H과 피고인과 마찬가지로 H으로부터 러시아 여성들을 단속적으로 파견 받아 고용한 사람들에 대한 각 처벌내역 및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이중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