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들은 2018. 7.경 이후 아래 1), 2)항과 같은 각 공사(이하 '이 사건 각 공사'라 한다)의 시공 과정에서 목공 및 형틀 작업공으로서 각 노무를 제공하였다.
강릉시 D 소재 건물의 신축공사 중 골조공사(이하 '강릉 공사'라 한다) : 건축주 E, 시공자 F회사
경기도 G 소재 건물의 신축공사 중 골조공사(이하 '청평 공사'라 한다) : 건축주 H 주식회사, 시공자 I회사
피고는 2019. 7. 11. ① 원고 A에게는 별지 원고 A에 대한 체납서를, ② 원고 B에게는 별지 원고 B에 대한 체납서(별지 원고 A에 대한 체납서 및 별지 원고 B에 대한 체납서를 통틀어 이하 '이 사건 각 체납서'라 한다)를 각 작성·교부하였다.
원고들과 피고는 J의 소개로 서로 알게 되었는데, J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강릉공사에 관한 노무비 중 일부를 원고들에게 교부하였다.
H 주식회사(이하 'H'이라 한다)는 2018. 10. 25. 피고에게, 'H은 2018. 11. 2.까지 I회사의 사장의 입회하에 청평 공사의 작업인부에 대한 임금을 작업인부 대표자인 목수 피고에게 직접 주기로 한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확약서(을 7호증, 이하 '이 사건 제1 확약서'라 한다)를 작성·교부하였다. 그 후 H은 2019. 7. 23. 피고에게, '건축주인 H은 건축물 준공 후 2019. 8. 15.까지 시공사 I회사이 지불해야 할 인건비를 I회사의 입회하에 청평 공사의 골조 및 건축의 반장인 피고에게 지급할 것을 약속한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확약서(갑 5호증, 이하 '이 사건 제2 확약서'라 한다)를 작성·교부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5, 6호증, 을 1, 7,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원고들이 이 사건 각 공사의 시공을 위한 근무를 제공하면, 사용자인 피고가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일당 약 17만 원(= 6명으로 구성된 팀 전체의 일당 100만 원 ÷ 6명)으로 산정한 임금을 지급한다'라는 내용의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원고들은 위 각 근로계약에 기하여 2018. 8. 18.경부터 2019. 6. 22.경까지 총 181.3일 동안 이 사건 각 공사에 관한 근로를 제공하였고, 그 후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각 근로계약에 기한 각 임금을 지급하겠다는 취지의 이 사건 각 체납서를 작성·교부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위 각 근로계약 및 이 사건 각 체납서상 약정에 따라, ① 원고 A에게는 임금 30,821,000원(= 일당 17만 원 × 181.3일) 중 피고로부터 변제받은 810만 원을 제외한 잔액 22,721,000원(= 위 30,821,000원 - 위 810만 원, 이하 '이 사건 제1 임금'이라 한다)을, ② 원고 B에게는 임금 30,821,000원(= 일당 17만 원 × 181.3일) 중 피고로부터 변제받은 8,525,000원을 제외한 잔액 22,296,000원(= 위 30,821,000원 - 위 8,525,000원, 이하 '이 사건 제2 임금'이라 한다)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반증이 없는 한 그 문서의 기재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합리적인 이유 제시도 없이 이를 배척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처분문서의 기재 내용과 다른 명시적, 묵시적 약정이 있는 사실이 인정될 경우에는 그 기재 내용과 다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작성자의 법률행위를 해석할 때에도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자유로운 심증으로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18. 7. 26. 선고 2016다242440 판결 등 참조).
근로계약이라 함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함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을 말하며 이는 민법상의 노무도급계약과는 달리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부종적으로 체결된 근로조건하에서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명령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는 관계가 유지되어야 한다(대법원 1987. 2. 10. 선고 86다카1949 판결 등 참조).
판단
제1항에서 인정한 사실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처분문서인 이 사건 각 체납서에 '피고가 이 사건 각 공사의 시공자들로부터 인건비를 지급을 받으면 바로 이 사건 각 공사와 관련된 각 인건비로 원고 A에게 2,400만 원을, 원고 B에게 22,525,000원을 각 지급하겠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갑 5, 6호증, 을 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증인 J, K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 가.항의 관련 법리에 비추어 피고는 원고들과 사이에 이 사건 각 공사의 시공에 관한 각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용자로서 이 사건 각 체납서를 작성함으로써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임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것이 아니라, 원고들의 요청에 따라 불법체류로 인한 강제추방을 예방한다는 등의 명목으로 허위 내용의 이 사건 각 체납서를 작성하였다고 봄이 타당한바, 위 1)항에서 인정한 사실 및 갑 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증인 J의 증언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들과 사이에, ① 이 사건 각 공사의 시공에 관한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거나, ② 이 사건 각 체납서에 따라 위 각 근로계약에 기한 각 임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사용자로서 위 ①항의 근로계약 또는 위 ②항의 약정에 기하여 원고 A에게 이 사건 제1 임금을, 원고 B에게 이 사건 제2 임금을 각 지급할 채무를 부담한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H은 청평 공사의 건축주였는데, 시공자인 I회사이 청평 공사에 투입된 노무자들에게 임금의 일부를 지급하지 않았고, 그로 인하여 노무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이에 H은 I회사과 사이에 'H이 I회사에게 도급계약에 기한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대신 I 회사의 확인하에 I회사이 고용한 노무자들에게 직접 임금을 지급한다'라는 내용의 약정을 체결하였고, 그 약정에 따라 이 사건 제1 확약서 및 이 사건 제2 확약서를 작성하였다. H의 이사이자 H의 대리인으로서 이 사건 제1 확약서 및 이 사건 제2 확약서를 작성한 K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들과 피고는 모두 시공자인 I회사이 고용한 노무자들이었는데, 이 사건 제1 확약서 및 이 사건 제2 확약서 작성 당시 피고가 원고들을 포함한 다른 외국인 노무자들보다 한국말을 잘했기 때문에 위 노무자들을 대리하여 H로부터 청평 공사의 시공에 관한 임금을 지급받기로 약정한 것이다.
원고들과 피고, J은 강릉 공사현장 및 청평 공사현장에서 이 사건 각 공사의 시공을 위하여 함께 근무하였다. 그런데 원고들이 신청한 증인인 J은 이 법정에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은 아니라고 명확하게 증언하였다. 또한 J은 강릉 공사와 관련하여 피고로부터 6명의 팀원에 대한 일당으로 100만 원가량을 지급받은 다음 원고 B에게 일당 14만 원, 원고 A에게 일당 17만 원씩을 각 교부하였는데, 위 14만 원 또는 17만 원의 금액은 원고들과 J 사이에서 결정된 것이지,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합의에 따라 결정된 것이 아니다.
위 가), 나)항에서 인정한 사실들 및 이에 더하여 ① 근로계약은 근로자가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계약이므로, 일반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그 계약의 중요 사항인 임금의 구체적인 산정방식 및 액수, 임금의 지급시기 등을 약정하게 되는데, 원고들이 이 사건 각 공사에 관한 노무를 제공할 당시 피고와 사이에 위와 같은 임금의 구체적인 산정방식 및 지급시기 등을 약정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한 점, ② 원고들은 청평 공사에 관한 임금이 지급되지 않자 피고를 통하지 않고 J과 함께 직접 건축주인 H에게 찾아가 위 임금의 지급을 독촉한 점, ③ 원고들이 이 사건 각 공사의 시공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현장소장 등 시공자의 직원들이 아니라 피고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는 사실을 증명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한 점, ④ 원고들은 이 사건 각 임금의 미지급에 관하여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거나,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피고를 형사고소하지 않은 점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사용자로서 근로자인 원고들과 사이에 이 사건 각 공사의 시공에 관한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원고들은 이 사건 각 공사의 시공을 위하여 시공자가 일용직으로 고용한 근로자들로서 시공자의 시공계획 및 구체적인 작업지시에 따라 각 작업부분 및 팀별로 작업을 진행하였고, 피고 역시 사용자가 아니라 강릉 공사현장 및 청평 공사현장에서 팀원인 원고들과 함께 시공자를 위하여 근로를 제공한 일용직 근로자에 불과하였다. 다만, 피고가 팀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원고들을 대리해 사용자인 시공자로부터 임금을 수령하여 J 또는 원고들에게 전달하거나,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하는 원고들에게 시공자의 업무지시 등을 전달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은 이 사건 각 공사의 시공과 관련하여 총 181.3일을 근무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위 근무일수 중 강릉 공사와 관련한 근무일수와 청평 공사와 관련한 근무일수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 특히 원고들이 이 사건 각 공사의 시공을 위하여 근무한 기간에 관한 증거로 제출한 근무일지(갑 4호증)는 원고들이 스스로 작성한 것에 불과하고, 피고 또는 이 사건 각 공사의 시공자나 건축주로부터 위 근무일지상 근무일수에 관하여 확인을 받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위 근무일지를 기초로 산정한 이 사건 제1 임금 및 이 사건 제2 임금의 각 액수는 이 사건 각 체납서에 기재된 각 인건비의 액수와 일치하지 않는다.
피고는 원고들과 사이에 이 사건 각 공사의 시공에 관한 각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용자가 아니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각 공사의 시공에 관한 각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아닌 피고가 굳이 원고들에게 위 각 임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법적 채무를 부담할 만한 특별한 사정도 없었다. 그런데 원고들은 우리나라에 체류할 자격이 없는 외국인들로서 단속을 당하면 강제추방될 것을 우려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각 체납서를 작성해 줄 것을 부탁하였고, 이에 피고는 원고들이 요청한 그대로 '피고가 추후 원고들에게 일정 금액의 각 인건비를 지급하겠다'라는 허위의 내용을 이 사건 각 체납서에 기재하여 원고들에게 교부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인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