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김포시 B 소재 도장 등 건설업을 목적으로 하는 'C'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C에서 사용하는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보건조치를 행하여야할 안전보건관리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분진작업을 하는 경우에 해당 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에게 적절한 호흡용 보호구를 지급하여 착용하도록 하여야 함에도, 피고인은 2020. 1. 15.경부터 같은 달 16.경까지 고양시 일산동구 D호텔 공사현장에서, C 소속 근로자인 E에게 용접작업 시 필요한 방진마스크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F에게 누수 공사를 도급주었고, F이 E에게 또다시 공사를 도급준 것이다. 즉 E은 C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방진마스크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은 'C'라는 상호로 건설업을 운영하고 있다.
F은 누수 공사업을 하는 사람이다. F은 피고인으로부터 누수탐지가 필요한 현장을 소개받아 누수탐지 및 보수 등 업무를 하는 한편, 본인 스스로 누수탐지 및 보수 등 영업을 독자적으로 영위하기도 하였다. F은 그 과정에서 C 명함을 사용하였다.
피고인은 2020. 1. 14.경 고양시 일산동구 D호텔에 누수(이하 '이 사건 1차 누수'라 한다)가 발생하였다는 연락을 받고, F에게 연락하여 '현장에 가서 누수를 잡아 달라'라고 말하였다.
F은 2020. 1. 14. 저녁경 D호텔에 도착하여 이 사건 1차 누수 현장을 확인하였는데, 이미 저녁시간이 되어 공사 소음이 발생할 수 있어 다음날 공사현장을 다시 둘러보기로 하고, 피고인에게 '내일 다시 현장에 가겠다'고 말하였다. 당시 피고인은 F에게 '100만 원에 공사를 할 수 있겠냐'고 물었고, F은 '공사할 수 있다. 100만 원을 달라'라고 답하였다.
F은 2020. 1. 15.경 다음날 다시 D호텔에 가서 이 사건 1차 누수 장소를 확인하기 위하여 배관 등이 묻혀 있는 콘크리트 등을 제거하였는데, 누수 배관 부위에 용접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인터넷 등을 통해 '배관용접'을 검색한 다음 배관용접을 할 수 있는 G을 찾아 공사현장에 오도록 하였다.
현장에 도착한 G은 이 사건 1차 누수 현장을 둘러보고 F에게 '이 누수는 용접이 아닌 파이프 이음작업을 해야 한다, 사업자도 있고 자격증도 있는 아는 사람을 소개시켜 주겠다'고 말하였다.
G은 E에 사진을 보내 E에게 '배관이음작업을 할 수 있는지' 물었고, E은 '공사를 할 수 있다'고 답한 다음 구로에 있는 자재상가에 들러 배관이음 작업에 필요한 자재(파이프 등)를 구입하여 일용직 근로자 1명과 함께 저녁 8시경 이 사건 1차 누수 현장에 도착하였다. 이후 G은 위 현장에서 철수하였다.
E은 이 사건 1차 누수 현장에 도착한 다음 배관이음 작업을 진행하였는데, 절단 작업을 하던 중 누수 현장 부근을 지나는 배관에 흠집을 내었고 이후 배관이음 작업을 완료하였다. 현장에 있던 F과 D호텔 관리소장이 추가 누수 등을 우려하여 E에게 작업 도중상된 배관 부분에 대하여 보수를 요구하자, E은 '이 부분은 용접하여 보수하겠다'고 답한 다음, H에 있는 자신의 창고에 가서 용접기를 가지고 왔다.
E은 용접기 등 장비를 이용해 손상된 배관 부분을 용접한 다음, 22:00경 배관에 1물을 흐르게 하였는데, 이후 갑자기 보수한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또다시 누수(이하 '이 사건 2차 누수'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F과 E은 건물 콘크리트를 제거하여 이 사건 2차 누수 부분을 확인하였다. 당시 E은 이 사건 2차 누수 부분을 배관이음 작업으로 보수하려 하였으나, 이미 자재상이 영업을 마쳐 배관이음 자재를 구할 수 없자, 용접하는 방법으로 이를 보수하려 시도하였다. E은 2020. 1. 16.경 새벽경까지 이 사건 2차 누수 부분에 용접작업을 하였으나, 결국 누수 부분을 완전히 보수하지 못하였고, 2020. 1. 16. 새벽경 자재상이 영업을 시작하면 자재를 구하여 보수를 진행하자고 제의하였다.
F은 E에게 C 거래처인 김포시 인근 자재상에서 자재를 가지고 와 보수를 진행하라고 말하였다. E은 2020. 1. 16. 07:00경 김포시에 있는 자재상에 찾아갔는데, 위 자재상에 이 사건 2차 누수 보수에 필요한 자재가 없어 다시 구로에 있는 자재상에서 자신의 비용으로 보수에 필요한 자재를 구입한 다음, D호텔로 복귀하여 보수를 완료하였다.
E이 D호텔에서 용접작업을 할 당시 방진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든 인정사실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F은 피고인으로부터 누수 공사 등을 의뢰받고 피고인과 100만 원에 누수공사를 맡기로 한 점(F은 이 법정에서 E에 대한 대금지급채무가 자신에게 있다고 증언하였다), ② 이후 F이 이 사건 1차 누수 현장을 확인한 다음 배관용접 등 공사를 할 수 있는 사업자를 인터넷에서 검색하였고, 현장에 온 G을 통해 E을 소개받은 점, ③ 당시 E은 G으로부터 이 사건 1차 누수현장 사진을 받아 공사 가능여부를 스스로 판단한 다음 '공사를 할 수 있다'고 G에게 말하였고, 필요한 자재를 구입하고 장비를 구비하여 공사현장에 도착하였던 점, ④ E이 배관이음작업에 필요한 장비, 자재를 가지고 현장에 도착한 이후 F이 공사에 관하여 특별한 업무지시를 하지는 않은 점[앞서 보았듯 F은 누수 보수 공사를 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과 장비, 자재를 가지고 있는 사업자를 인터넷에서 검색하였고, 배관(파이프) 이음 등에 관한 전문지식이나 장비, 자재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⑤ E이 D호텔에서 최초 용접을 하게 된 것은 이 사건 1차 누수 보수 중 인근 배관에 발생한 손상을 보수하기 위한 것이었고, E이 먼저 위 손상부위를 용접으로 보수하겠다고 말한 다음 용접장비와 용접자재 등을 스스로 가지고 와 용접을 한 점, ⑥ 이 사건 2차 누수 현장에 관한 보수는 이 사건 1차 누수 현장에 관한 공사 이후 예정하지 않은 추가 공사가 발생한 것일 뿐만 아니라, 용접에 관한 지식과 장비 등을 보유한 E의 판단에 따라 우선 용접 방법으로 보수 공사를 시도한 것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E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C(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결론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다만 피고인의 동의를 받을 수 없으므로 따로 공시를 명하지 않는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백두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