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39,406,539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 18.부터 2023. 3. 22.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7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C 부천점(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이라는 상호로 배달대행업을 영위하였고, 망 D(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20. 12. 17.경부터 이 사건 사업장에서 오토바이를 이용한 배달업무를 수행하였다.
망인은 2021. 1. 18. 20:32경 배달업무를 수행하던 중 부천시 E 앞 도로에서 도로면에 주차되어 있던 화물차량 뒤를 충격하는 교통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고, 2021. 2. 5. 외상성 경막하출혈 등으로 사망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은 망인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25조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서, 피고가 운영하는 이 사건 사업장에 근무하다가 업무 수행 중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판단하여, 망인의 부모에게 일시금을 균등분할하여 지급하고, 장의비 역시 균등분할하여 지급하기로 결정하였다.
원고는 2021. 5. 20.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유족급여 일시금 90,668,000원 중 1/2에 해당하는 45,334,000원을 지급받았다.
망인의 상속인으로는 아버지인 원고와 어머니인 F가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망인은 이 사건 교통사고로 사망할 당시 미성년자로, 망인의 사용자인 피고는 위와 같은 사정을 알면서도 망인에 대한 친권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야간 및 휴일근로를 시키고(근로기준법 제66조, 제70조),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에 따른 안전보건교육을 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해태하여 망인에 대한 보호 의무를 위반하였다. 따라서 주위적으로, 망인의 사용자인 피고는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에게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일실손해 중 유족급여를 공제한 후 상속분인 1/2에 해당하는 100,202,160원, 망인의 유족인 원고의 위자료로 7,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으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피고는 배달대행업체의 사업주로서 배달종사자인 망인의 안전에 대하여 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이를 해태하였으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위 금원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의 주장
피고와 망인은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배달중개계약을 체결한 것에 불과하여 채무불이행 내지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없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피고가 망인의 사용자로서의 위치에 있는지 여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의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4. 23. 선고 2016다277538 판결 등 참고).
피고와 망인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있는지 살피건대, 갑 제6, 7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주식회사 G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이 인정된다.
피고는 배달대행업자로, 가맹점과 배달기사 사이에 배달을 중개하는 대가로 가맹점으로부터 월정액 또는 배달건수에 비례한 가맹비(건당 500원 내지 월정액 5만 원 정도)를, 배달기사로부터 배달건수에 비례한 중개수수료(건당 300원)를 수령하고, 이를 위해 배달중개 프로그램 회사와 사용계약을 체결하여 그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대가로 사용료를 지급하는 구조로 운영하였다.
망인 등 미성년자들은 학교를 마친 이후에 영업을 시작하므로, 피고는 망인을 ‘야간조’로 편성하였고, 이 사건 사업장의 부지점장인 H과 망인을 비롯하여 비슷한 나이대의 배달기사 7~8명 정도로 구성된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H은 ‘가자 마감조’ ‘I아, J야, K야, D아(망인)’라고 하고, 서로 전화를 돌려 업무를 시작하자거나, 배달을 많이 하자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배달 주문에 대하여 배달기사가 직접 이를 수락하기도 하고, 피고가 배달기사에게 배달을 배당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가맹점의 배달요청 건수, 현재 운행 중인 배달기사의 수, 배달소요시간, 배차 취소 등 배달업무를 관리하였다.
망인이 사용한 오토바이는 피고가 2020. 10. 5. 리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피고가 망인에게 이를 제공한 것이다. 위 오토바이의 리스료는 망인이 배달중개 프로그램 업체로부터 지급받을 금액에서 차감되기는 하였으나, 1년간 리스료가 모두 완납되기 전에는 망인에게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고, 리스회사가 이를 소유하고 있다,
망인은 배달기사로, 정해진 근무 장소가 존재하지 않기는 하나 이는 배달업무의 특성상 가맹점을 방문하여 손님에게 음식을 배달하는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배달기사가 근무를 시작할 때에는 피고의 영업장에서 오토바이를 가져가 근무를 하다가 업무가 종료하면 피고의 영업장에 이를 반환하기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오토바이를 망인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망인이 지급받는 배달료는 망인의 업무수행에 대한 대가적 성격을 갖고 있고, 노무 제공으로 인하여 어떠한 손실을 부담하는 것도 아니다. 피고는 가맹점에서 직접 배달기사에게 배달료를 지급한다고 주장하나, 가맹점은 망인에게 직접 배달업무를 위임하는 것이 아니라, 배달대행을 하는 피고에게 배달을 요청하는 것이므로, 위 배달료도 피고를 통하여 망인에게 지급된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는 배달기사들의 출퇴근 등이 자유로웠다고 주장하나, 배달기사들이 배달업무를 수행하지 않으면 피고의 수입이 없게 되는 것이므로 피고로서는 배달기사의 업무수행이 필수적이다. 실제로 망인의 근무내역을 보면, 2020. 12. 17.부터 이 사건 사고일인 2021. 1. 18.까지 사이에 휴무일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2020. 12. 20., 2021. 1. 6., 같은 달 7., 11.의 4일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근무하였고, 2020. 12. 19.에만 3건의 배달업무를 하였을 뿐 나머지 근무일에는 적어도 하루 10건 이상의 배달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위 인정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와 망인 사이에는 근로계약관계가 체결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책임의 인정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된다. 그런데 피고는 망인이 미성년자임에도 친권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고, 망인을 야간에 근로하게 하였으며, 안전교육을 제대로 실시하지 아니하는 등 망인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망인과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책임의 제한
다만 망인으로서도 안전운전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고, 망인은 미성년자이므로 그 부모로서도 망인을 안전하게 보호하여야 하였음에도 이를 소홀히 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 사건 사고는 길가에 무단 주차한 차량 운전자의 과실과도 경합되어 발생한 것으로, 위와 같은 과실이 이 사건 손해발생 및 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의 산정에 있어 이를 참작하여 피고의 책임을 15%로 제한한다.
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하고, 월 단위 기간 중에 통계소득이 변경되는 날이 존재하는 경우 앞쪽의 통계소득을 적용하며,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한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은 것은 배척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경험칙, 변론 전체의 취지
일실수입
인적사항: L생 남자, 사고 당시 M
가동기간: 성년이 되어 18개월의 병역 의무를 마치는 다음 날인 2024. 10. 22.부터 만 65세가 되는 2069. 4. 21.까지, 월 22일씩 가동하는 것으로 본다.
생계비: 소득의 1/3
계산: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합계 522,755,199원이 된다.
공제(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유족급여)
원고의 망인의 일실수입 채권 상속분 261,377,599원(= 522,755,199원 × 1/2)에서 원고가 지급받은 유족급여 45,334,000원을 공제한다.
책임제한 후 일실수입: 32,406,539원(= 216,043,599원 × 15%,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망인의 나이 및 과실, 원고의 관계 등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원고의 위자료를 7,000,000원으로 인정한다.
계산
39,406,539원(= 일실수입 손해 32,406,539원 + 위자료 7,000,000원]
소결
따라서 피고는 손해배상금으로 원고에게 39,406,539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21. 1. 18.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5. 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