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2013. 9. 1. C와 사이에 피고의 제품 등에 대한 운송 업무를 수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제품 운송 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18. 6.경부터 2020. 10.경까지 C의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위 운송 위탁계약에 따라 피고의 제품을 운송하였다.
이후 원고는 ‘D’라는 상호로 운수업을 등록하고, 2020. 11. 16.경 피고와 사이에 피고의 제품을 운송하기로 하는 내용의 제품 위탁 운송계약(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2021. 11. 16.부터 2021. 12.경까지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라 배송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3, 제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계약에 따르면 원고는 배송 차량을 피고가 요구하는 이미지로 도색하여야 하고, 동종의 타사 제품을 취급할 수 없으며, 항시 피고와 연락 가능한 통신수단을 준비하여 업무에 차질을 주지 않을 의무를부담한다. 이처럼 피고는 원고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의 근로 형태를 관리·감독하여 왔으므로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라 할 것이다.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7두9471 판결,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5두5146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업무가 배송 장소, 배송시간, 배송물량 등에 관한 피고의 지시에 따라야 하는 등 원고가 그 업무 수행 과정에서 일정 부분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은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에서 인정한 사실과 원고의 주장 및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다.
원고로서는 자신에게 배정된 배송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만 하면 그 업무수행을 위한 운행경로의 선택, 퇴근 시간 등에 관하여 피고로부터 별다른 간섭을 받지 않았고, 배송을 완료하면 피고에게 별도로 보고할 필요 없이 퇴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피고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의 규율을 받았다는 사정도 없는 점까지 더하여 보면, 업무수행과정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이 사건 도급계약 제7조에 따르면 “피고는 원고에게 항시 연락이 가능한 통신수단을 준비하여 피고 또는 피고의 대리인에게 연락을 취하여 업무에 차질을 주어서는 아니된다. 원고는 피고의 규정에 따라 갑이 지정한 장소에 제품을 일정 시간 내에 정확히 배송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도급계약은 원고가 피고의 제품을 지정된 시간 안에 지정된 장소에 배송하는 일의 결과가 중요한 계약인 점, 원고의 업무가 피고의 제품 배송업무로 한정되어 있으며 피고의 운반지시에 성실히 응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원고가 체결한 이 사건 도급계약의 성질상 당연히 요구되는 것으로서 이를 두고 업무의 내용이 피고에 의해 일방적으로 정해진 것이라고 할 수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에게 종속되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배송업무 수행에 요구되는 차량의 제세공과금, 보험료 및 차량 유지비를 모두 부담하고 자신의 책임으로 차량을 관리하면서 배송업무를 수행한 한편, 피고는 원고에게 배송업무만 배정하였을 뿐 차량의 관리 등에는 특별히 관여하거나 책임을 부담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르면, 원고의 차량을 이용한 배송업무 수행을 규정하고 있을 뿐, 피고의 배송업무를 반드시 원고 스스로 수행하여야 한다는 제약은 없었던 점에 비추어 원고는 배송업무를 자신이 직접 수행하거나 또는 제3자를 고용하여 수행하거나 상관없이 배정된 배송업무를 완료하기만 하면 일정한 금원을 지급받을 수 있었다.
원고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 되지 않았고, 오히려 사업소득세가 원천징수 되었으며, 원고는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이른바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원고는 제품 운송의 대가로 미리 정한 배송단가에 따라 원고가 매달 운반한횟수를 집계하여 배송비를 청구하면, 피고가 이를 확인·검토한 후 배송비를 지급하였고, 피고가 원고에게 고정적으로 지급하는 금품이나 기본급 등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에게 지급된 금원은 배송업무를 수행한 원고의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보다는 배송업무 수행의 대가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도급계약서상 원고는 피고의 동의 없이 동종의 타사 제품을 취급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기는 하나, 피고로서는 영‧ 유아용 이유식 제품의 특성상 신속한 운송이 요구되기 때문에 상시 안정적인 운송수단을 확보할 필요가 있고, 원고도 피고와의 전속적이고 장기적인 계약을 통하여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기 위해 원고 스스로 감수한 결과이므로, 이와 같은 사정을 들어 원고가 피고에게 일방적으로 종속되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도급계약서를 제외하고 근로계약서와 같은 문서가 작성된 적은 없다.
원고의 배송 차량을 피고가 요구한 이미지로 외장이나 도색을 한 것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른 것이고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에게 종속되어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우창(재판장) 곽여산 구현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