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을 벌금 100만 원에, 피고인 B, C, D, E, F, G, H, I, J을 각 벌금 5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각 유치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판결
사건
2023고정271
판결선고
2023. 9. 20.
범죄사실
피고인 A, 피고인 B, 피고인 C, 피고인 D, 피고인 E, 피고인 F, 피고인 G, 피고인 H, 피고인 I, 피고인 J
피고인들은 2022. 1. 25. 07:30경부터 같은 날 14:00경까지 김포시 K에 있는 피해자 L(56세)이 운영하는 ‘M N대리점’ 분류작업장에서 피해자가 택배 인상분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약 6시간 30분동안 피해자가 택배상자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몸으로 막아 상차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위력으로 피해자의 택배 배송업무를 방해하였다.
피고인들은 2022. 1. 26. 07:30경부터 같은 날 14:00경까지 위 ‘가’항과 같은 장소에서 위와 같은 이유로 피해자가 택배상자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몸으로 막아 상차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약 6시간 30분동안 위력으로 피해자의 택배 배송업무를 방해하였다.
피고인 A
피고인은 2022. 1. 27. 14:00경부터 같은 날 14:30경까지 위 ‘가’항과 같은 장소에서 위와 같은 이유로 피해자 L(56세)이 택배 차량에 실어 놓은 택배물을 꺼내 바닥에 쏟아버림으로써 약 30분동안 위력으로 위 피해자의 업무를 방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들에 대한 각 일부 경찰피의자신문조서
O, P에 대한 각 경찰진술조서
발생보고서(업무방해), 입건전조사보고서
결정 (업무방해금지가처분), 피고인들의 택배 위수탁 계약서 예시, M 택배집배점 계약서 예시
현장 사진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
피고인들의 공동범행에 관하여(공소사실 제1항에 관하여)
피해자는 피고인들의 정당한 개선요청에 응하지 않고, 절차를 거치치 않은 채 택배물품에 대한 피고인들의 점유를 배제하려 하였는데, 피해자의 이와 같은 행위는 위법한 업무로서 형법상 보호가치가 없어 업무방해죄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택배물품에 대한 배송업무는 택배기사인 피고인들 자신의 업무이다. 피해자가 아무런 권한 없이 피고인들의 업무를 방해하려고 하였고, 피고인들이 이에 저항한 해위는 정당방위 내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피고인 A의 단독범행에 관하여(공소사실 제2항에 관하여)
피고인은 위수탁계약에 따라 피고인의 책임배송구역에 속한 택배물품들을 수령함으로써 위 택배물품들에 대하여 점유할 수 있는 정당한 점유권이 있다. 그럼에도 피해자와 대리점 직원들은 임의로 배송하겠다면서 피고인의 점유권을 침탈하였으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점유에 대한 부당한 침탈 또는 방해 행위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고, 피해자의 업무를 방해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피해자의 배송업무는 보호가치 있는 업무라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이 택배차량에 임의로 택배물품을 싣지 말라고 말하면서 택배물품을 바닥에 내려놓은 행위는 대리점 직원들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하게 할 정도의 물리적 행동이 아니었으므로, 피고인 혼자서 한 행위가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의 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공소사실 제1의 가, 나항에 관하여
업무방해죄 구성요건 해당여부
업무방해죄에 있어서의 업무란 직업 또는 사회생활상의 지위에 기하여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의 일체를 의미하고, 그 업무가 주된 것이든 부수적인 것이 든 가리지 아니하며, 일회적인 사무라 하더라도 그 자체가 어느 정도 계속하여 행해지는 것이거나 혹은 그것이 직업 또는 사회생활상의 지위에서 계속적으로 행하여 온 본래의 업무수행과 밀접불가분의 관계에서 이루어진 경우에도 이에 해당한다(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4도8701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택배 배송업무는 보호가치 있는 업무라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들의 공소사실 기재 각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의 택배 배송업무가 방해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피해자는 M N집배점의 점장으로서 M 주식회사(이하 ‘M‘이라 한다)와 M 택배집배점 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계약서에는 다음과 같은 규정이 포함되어 있다.
택배상품의 접수, 집화, 보관, 집화 배송 상품의 인도 인수(상품의 인도·인수라 함은, 택
피해자는 위 계약에 따라 M으로부터 상품을 인수한 날 이내에 고객에게 배송해야할 의무가 있다. 피고인들이 피해자가 택배상자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몸으로 막아 상차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고객에게 상품이 배송되지 못하게 하는 경우에 피해자는 M에 대하여 계약상 손해배상책임 등을 부담할 위험이 있다.
피해자도 수사기관에서 “얼마 전부터 택배직원들이 쟁의권도 없으면서 파업을 해버려 현장에는 배달기간이 지난 택배물이 몇 천 개가 쌓여있어 하루라도 빨리 배달을 해야해서 그날도 200개 가량의 U, V으로 택배물을 싣고 그날 안으로 배송을 완료했어야 하는데, 그 사람들이 방해를 해버려 배송을 한 개도 하지 못해 엄청난 피해를 당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가 피고인 G, H, J과 체결한 택배화물 집배송 위탁 계약서(증 제2호증)에는 ‘화·배송물량의 증가로 인해 수탁자가 당일 내 집화·배송 완료하기 곤란하거나, 수탁자의 질병, 부상, 기타 건강상의 손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양 당사자간 협의를 통해 제3조 제2항의 책임배송구역을 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인들이 자신의 책임배송구역 구역(피고인 B, C, D, E은 N 집배점 소속 택배기사도 아니므로, 피해자가 상차하려던 택배물품에 대한 점유권 자체가 인정될 수 없다)에 속하는 택배물품이라 하더라도, 이는 택배배송을 기다리는 고객의 소유물인바, 피고인들이 택배물품에 대한 절대적인 점유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택배상품의 운송지연은 상품사고로서 피고인들에게 배송업무를 위탁한 피해자가 상품사고를 막기 위하여 배송을 거부하는 피고인들에게 위탁하지 않고, 직접 위 상품을 배송한다고 하여 그것이 피고인들의 택배상품에 대한 점유권을 위법하게 침탈하는 것이어서 보호가치 업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3조 제1항은 “사용자는 쟁의행위 기간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해자는 M과의 계약상 당일배송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기 위해 피고인들의 이 사건 행위로 중단된 배송 업무를 본인 또는 본인 대리점 소속 다른 택배기사들로 하여금 대체배송을 하게 할 수 있다고 보인다.
정당행위 인정여부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하려면, ①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②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 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③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④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한다. 이러한 기준은 쟁의행위의 목적을 알리는 등 적법한 쟁의행위에 통상 수반되는 부수적 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19도10516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의 택배배송업무를 방해한 피고인들의 행위는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들은 피해자에게 M의 제반법류 및 운송약관, 요율표 등의 지침을 준수하지 않은 택배물품(이하 ‘집화제한 이형상품’이라 한다)에 관하여 재포장, 단가수정 등 개선을 요구하면서, 개선을 해줄 경우 배송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피해자가 이에 응하지 않아 쌓아둔 물품을 피해자가 임의로 배송하는 것을 소극적으로 저지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피고인들은 Q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 피고인들이 집배점주인 피해자에 대하여 개선요청 물품을 배송하지 못하도록 한 행위는 쟁의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인다(쟁의해위는 파업ㆍ태업ㆍ직장폐쇄 기타 노동관계 당사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와 이에 대항하는 행위로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6호). 그러나 피고인들은 적법한 쟁의행위를 하기 위하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서 정하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바, 그 정당성이 상실되었다.
피고인들이 Q노동조합과 별개로 피해자가 배송처리 기준을 준수하도록 하여, 정당한 택배수수료를 지급받기 위한 목적으로 피해자의 택배배송 업무를 저지한 것이어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① 피고인들은 집화제한 이형상품을 쌓아두고 배송하지 않으면서, 운송지연 상품사고를 막으려는 피해자도 위 상품을 배송하지 못하도록 하여 상당 시간 위 상품에 대한 배타적 전면적 점거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② 이는 적극적으로 피해자의 택배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들은 2일 연속 6시간 30분 동안 피해자가 택배를 상차하는 시간대 내내 택배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그 시간도 짧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을 결여한 것이고,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이다.
공소사실 제2항에 관하여
업무방해죄 구성요건 해당여부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하며, 폭행·협박은 물론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 등도 이에 포함되고,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되는 것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범인의 위세, 사람 수, 주위의 상황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 족한 세력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위력에 해당하는지는 범행의 일시·장소, 범행의 동기, 목적, 인원수, 세력의 태양, 업무의 종류, 피해자의 지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도4430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 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의 택배 업무는 보호가치 있는 업무에 해당하는 점, ② 피고인 A 1인이 한 행위라고 하더라도 피고인 A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쌓아놓은 택배물품이 바닥에 쏟아져 버림으로써 택배 배송 업무가 지연된 것은 명백한 점, ③ 피해자의 집배점 직원들이 피고인 A의 행동을 지켜보기만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A은 Q노동조합 R 지회장, S지회 노조 조직부장의 직책을 맡고 있고, 피고인 A의 택배 업무방해 행위는 2023. 1. 25.부터 계속되어 온 것으로서, 언제든 다른 노조원들이 동참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의 공소사실 제2항 기재 행위는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서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판단되고, 업무방해죄를 구성한다. 따라서 피고인 A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정당행위 인정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판시 각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 A의 공소사실 제2항 기재 행위는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을 결여한 것이고,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 A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들: 각 형법 제314조 제1항,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피고인들: 각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피고인들: 각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피고인들: 각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이 집배점주인 피해자에 대하여 위력에 의한 택배 업무방해를 한 것으로 이는 피해자의 손해로 귀결된 것인 바,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의 필요성이 있다. 다만 피고인들이 사실관계 자체는 대체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점, 피고인들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참작할만한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들이 노조활동과 관련하여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과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임한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