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행위는 헌법 제33조 제1항과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5조에 의하여 근로자의 단결권의 일종으로 보장되고 있으므로 노동조합이 조합원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 근로자의 조합 가입을 함부로 거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이 노조 가입 신청인에게 조합규약상 정해진 자격요건의 흠결 또는 제명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거나 조합의 활동과 조직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크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데도 그 가입에 대하여 승인을 거부한다면 이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
○병원 사건(인천지법 2001.06.26 선고 2000가합 7673)
* 사 건 / 2001.6.26 선고, 인천지법 제4민사부 2000가합 7673 조합원지위확인
* 원 고 / 오×심 외 13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경우, 강문대 원고들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황기환, 진중한
* 피 고 / ○병원 노동조합(대표자 위원장 차×원)
* 변론종결 / 2001.3.27
주문
원고들이 피고의 조합원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기초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2호증의 1, 2, 갑3, 4호증, 갑7호증의 1 내지 12, 갑8호증의 1 내지 223, 갑9호증의 1 내지 293, 갑10호증의 1 내지 48, 갑11호증의 1 내지 54, 갑12호증의 1 내지 8, 갑13호증의 1 내지 16, 갑14호증의 1 내지 7, 갑15호증의 1 내지 22, 갑16호증, 갑 17, 18호증의 각 1, 2, 갑19호증의 1, 2, 3, 갑23호증의 1 내지 12, 갑30호증의 1 내지 15, 을 3호증의 1 내지 19, 을4호증의 1 내지 23, 을6호증, 을7호증의 1 내지 9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들은 의료법인 ○의료재단 산하의 ○병원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이고, 피고 조합은 같은 재단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구성원으로 하여 1989.8.2 설립되었으나 1999.8월경까지 조합원으로부터 조합비를 징수하지 않는 등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고, 별도의 노동조합 사무실도 없었으며, 조합원수도 20명 정도에 불과하였으나, 2000.9월경에는 조합원수가 640명 정도에 이르게 되었다.
원고들의 노동조합설립신고 및 반려
원고 오×심, 소×휘, 강×진, 박×휘, 임×선, 조×규, 이×행, 장×선, 김×희와 소외 안×열, 왕×영은 1999.8.23 ○병원 노동조합 설립대회를 개최하고, 같은 달 24일 인천 남동구청장에게 노동조합설립신고를 하였으나, 위 남동구청장은 같은 달 27일 ○병원에는 이미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다는 이유로 이를 반려하였다.
원고들의 노동조합 가입신청 및 피고의 거부
원고 윤×영, 신희현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원고 김×희의 경우 1999.8.27 및 같은 달 31일)을 포함한 ○병원의 근로자들은 1999.8.27부터 같은 해 10.6까지 피고 조합에게 9회에 걸쳐 노동조합 가입원서를, 같은 해 9.11 및 같은 달 13일 총회소집요청서를 각 우편으로 발송하였으나 모두 반송되었다.
피고 조합은 1999.8.27 노동조합 사무실을 마련하였고, 이에 일부 원고들 등 10명은 같은 해 9.1 피고 조합 사무실을 찾아가서 가입신청을 하려고 하였으나 문이 잠겨 있어 문 앞에 피고 조합에 가입하겠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원고들 중 일부는 같은 달 4일 피고 조합의 대표자인 차×원에게 노동조합 가입원서를 직접 제출하였으나 위 차×원은 가입원서의 수령을 거절하였다.
원고 조×규, 소×휘 등은 같은 달 14일 피고 조합의 부위원장인 소외 이×미, 박×구에게 노동조합 가입원서와 총회소집요청서를 직접 제출하였으나, 위 이×미, 박×구는 그 수령을 거절하였다.
피고 조합은 같은 해 10.16 `같은 해 10.18부터 같은 달 20일까지 노동조합 규약에 따라 노조가입의사를 확인하고, 위 기간 동안 노동조합 가입원서를 제출하지 않는 조합원은 효력이 없다'는 내용의 공고를 부착하였고, 같은 달 18일부터 같은 달 20일까지 100여명의 근로자의 노동조합 가입의사를 확인하여 그 가입을 승낙하였으나 원고들의 가입은 거절하였다.
원고 김×희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2000.3.15 피고 조합에게 노동조합 가입신청서를 내용증명으로 발송하였다.
원고들의 시위, 유인물 등 배포
원고들을 포함한 ○병원 근로자들 중 일부는 노동조합설립신고서가 기존의 노동조합이 있다는 이유로 반려되자 `노조민주화추진위원회'를 결성한 후 다음과 같이 집회, 시위, 유인물 배포 등을 하였다.
원고 오×심은 1999.8.27 `기존 노조는 유령노조가 분명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아 집단가입을 통해 민주적인 노조활동으로 노동자들의 권익보호에 앞장서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였다.
원고들이 중심이 된 ○병원 근로자들 중 일부는 같은 해 9.1부터 같은 해 10.7까지 5회에 걸쳐 ○병원 본원 정문 앞 도로에서 집회를 열어 `○병원 민주노조 활동 보장 및 노조탄압을 중단'하라는 주장을 하면서 시위를 하였다.
원고들 중 일부는 같은 해 10.9부터 같은 달 15일까지 ○병원 내 피고 조합 사무실 앞에서 텐트를 치고 피고 조합 가입을 받아달라는 농성을 하였다.
원고들은 같은 해 9.20부터 10.7까지 ○병원 내 또는 동암역 앞, ○○백화점 앞 등지에서 수회에 걸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병원 근로자들, 환자, 보호자, 일반인들에게 나눠주었다.
기존의 노동조합은 10년간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았고 병원측의 사주에 의해 만들어진 유령 노동조합이다.
민주노조는 기존 노동조합에 전면 가입하여 현재의 위원장을 불신임하여 민주노조를 세워야 한다.
유령노조 집행부가 저지른 반노동자적 행각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병원측은 10년 동안 존재해온 유령노조를 어용노조로 둔갑시켜 민주노조를 탄압하고 있다.
독자 사무실 및 인터넷사이트 운영
위 `노조민주화추진위원회'는 2000.4.29 ○병원 밖에 독자적으로 사무실을 만들었다.
위 `노조민주화추진위원회'는 같은 명칭의 인터넷사이트를 만들어 위 사이트상에서 자신들의 활동상황 등의 내용을 게시하였고, ○병원 근로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였다.
피고의 규약
1989.7.28 제정되어 1999.9.1 개정된 피고의 규약에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제6조(구성 및 가입범위):조합은 연맹의 선언, 강령 및 본 규약을 찬동하는 의료법인 길의료재단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로서 제7조 규정의 가입절차에 의거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2호에 적용되지 아니한 자로 구성함을 원칙으로 하되 다음 각호의 자는 제외한다.
3호:노동조합의 조직을 해할 우려가 있는 자
제7조(가입 및 탈퇴):조합에 가입하고자 하는 자는 자유의사에 의하여 개별적(위임불가)으로 노조에 비치된 가입원서를 제출하여 위원장의 승인으로 확정하며, 조합을 탈퇴코자 할시는 개별적(위임불가)으로 노조에 비치된 탈퇴서에 그 사유를 명시, 조합에 제출 위원장의 승인으로 그 자격을 상실한다.
제47조(탄핵 및 징계):임원 및 조합원이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시는 탄핵을 징계에 회부한다.
2호:조직을 교란하여 조합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 반조직 행위를 한 자
제49조(종류)
탄핵:(1) 경고 (2) 직위박탈 (3) 제명
징계:경고, 징권, 제명
주장 및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은, ○병원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인 원고들이 피고 조합에 가입하기 위하여 1999.8.27부터 수차례에 걸쳐 가입신청을 하였으나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가입을 거부하였는 바 이러한 피고의 가입거부행위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 조합은, 원고들은 ① 한국노총 산하 노동조합인 피고 조합을 민주노총화하기 위하여 가입하는 것이고, ② 각종 집회, 시위, 기자회견 및 유인물 배포 등을 통해서 피고 조합을 `유령노조, 어용노조'라고 하여 피고 조합의 명예를 훼손하였으며, ③ 각종 시위, 텐트농성, 외부세력과의 연대 등으로 피고 조합에 위력을 보이고, ④ `노조민주화추진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들고, 독자적으로 사무실을 만들어 피고 조합과 별도로 활동하면서 반노조활동을 하였으며, ⑤ 인터넷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자신들이 ○병원 노동조합임을 자처하고 있는 바, 이러한 원고들의 행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은 피고 조합을 인정하지도 않으면서 피고 조합 및 집행부를 전복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반노조활동을 전개한 것으로 이는 피고 조합의 규약에 정한 가입거부 대상 및 제명사유에 해당하므로 원고들의 피고 조합에의 가입을 승낙할 수 없고, 한편 원고 김×희의 경우에는 피고 조합에 가입신청을 한 적이 없으므로 동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주장한다.
판 단
살피건대,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행위는 헌법 제33조 제1항과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법'이라고만 한다) 제5조에 의하여 근로자의 단결권의 일종으로 보장되고 있으므로 노동조합이 조합원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 근로자의 조합 가입을 함부로 거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이 노동조합 가입 신청인에게 조합규약상 정해진 자격요건의 흠결 또는 제명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거나 조합의 활동과 조직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크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데도 그 가입에 대하여 승인을 거부한다면 이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고들에게 조합 규약에 정해진 자격요건의 흠결이 있거나, 제명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민주노총화 주장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이 피고 조합의 조합원이 되면 피고 조합을 민주노총 산하의 노동조합으로 바꾸려고 한다고 주장하나, 노동조합이 상급단체로 어느 단체를 정하느냐 하는 문제는 노동조합 내에서 정해진 규약에 따라 근로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 할 것이므로 원고들이 피고 조합에 가입하여 민주노총 산하의 노동조합으로 바꾸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피고 조합의 규약이 정하는 가입거부 내지 제명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명예훼손 및 각종 시위 등 주장에 대하여
원고 오×심이 기자회견을 열어 피고를 유령노조라고 한 사실, 원고들이 1999.9.1부터 같은 해 10. 15 사이에 수회에 걸쳐 ○병원 본원 앞, 동암역 앞 등에서 집회, 시위, 텐트농성 내지 유인물을 배포한 사실, 배포한 유인물에 기존 ○병원 노동조합이 유령, 어용 노동조합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한편 원고들이 노동조합설립신고를 하였으나 기존의 노동조합이 있다는 이유로 그것이 반려된 데다가 기존 노동조합의 조합원수가 20명밖에 되지 않았었고, 설립 후 10여년 동안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아니한 점, 원고들을 포함한 ○병원 근로자들 중 일부가 피고 조합에 가입하려 하자 피고 조합이 특별한 이유 없이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한 점, 원고들의 집회, 시위, 유인물 배포 등의 행위가 노동조합설립신고 반려 후 피고 조합이 선별적으로 근로자의 가입을 받아들인 시점 사이에만 이루어진 점 등 앞서 인정한 사실 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기존의 ○병원 노동조합은 적어도 원고들의 위와 같은 집단행동을 하기까지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의 집회, 시위, 유인물 배포 등의 행위는 근로자들에게 인정되는 단결권의 한 내용으로 보장되는 노동조합 가입을 위하여 한 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위와 같은 사유만으로는 피고 조합의 자격요건에 흠결이 있다거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독자의 사무실 및 인터넷사이트 운영 주장에 대하여
원고들이 독자의 사무실 및 인터넷사이트를 만들어 활동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한편 원고들이 마련한 사무실에서 규약상 징계사유에 해당할 만한 특별한 활동을 하였다는 자료가 보이지 아니하고, 인터넷사이트에서의 내용 또한 원고들이 위와 같이 배포한 각종 유인물의 내용과 별로 다를 게 없고, 인터넷사이트의 주 이용자들이 ○병원 근로자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또한 원고들에게 피고 조합의 자격요건에 흠결이 있거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소 결
그렇다면, 피고가 원고들의 조합원 가입신청을 거부한 행위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원고들은 위 가입신청을 함으로써 피고 조합의 조합원 자격을 취득하였다고 할 것이다(피고는 원고 김×희의 경우 노동조합 가입의사를 밝힌 바 없다고 주장하나, 원고 김×희가 1999.8.25 및 같은 달 28일 노동조합 가입신청서를 피고 조합에게 내용증명으로 발송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 론
따라서, 피고가 원고들의 조합원 자격을 다투고 있는 이 사건에서 원고들에게는 그 확인의 이익이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