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04. 5. 12. 선고 2003노145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 B을 각 벌금 5,000,000원에, 피고인 C, D을 각 벌금 4,000,000원에, 피고인 E, F, G, H, I, J을 각 벌금 2,000,000원에, 피고인 K, I, M, O, P, Q, R, T, U, V을 각 벌금 800,000원에, 피고인 S을 벌금 400,000원에, 피고인 N를 벌금 100,000원에 각 처한다.

위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4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단수금액은 1일로 한다.

피고인 A, B에 대하여는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일씩을 위 벌금에 관한 노역장유치기간에 각 산입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각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피고인들의 항소이유의 요지

가.

업무방해의 점에 대한 주장

(1)

우리 헌법과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강제근로는 금지되므로, 근로자들이 집단적으로 업무를 거부한 경우에 쟁의행위의 정당성이 없다 하더라도 위력에 의하여 사용자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어서 원심판결에는 업무방해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2)

피고인들이 W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의 1층에서 농성을 하면서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른 것은 사실이지만, 노래와 구호는 진료가 시작되기 전과 진료가 끝난 후에 주로 하였으며, 이 사건 병원의 외래 진료실과 수술실 등은 모두 고층에 있으므로, 이 사건 병원의 환자들은 피고인들의 노래와 구호로 큰 영향을 받지 않아 피고인들의 행위로 이 사건 병원의 업무가 방해받았다고 할 수 없어,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은 업무방해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할 것이어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업무방해죄의 법리를 오해하여 피고인들에게 업무방해죄를 인정한 잘못이 있다.

나.

의료법위반의 점에 대한 주장

의료법 제16조 제1항의 진료거부 행위에 비추어 보면, 의료법 제12조 제2항의 의료기관 점거로 인한 진료방해 행위에서, 의료기관 점거는 전면적 점거 또는 핵심시설에 대한 점거를 의미하며, 진료방해 행위는 단순한 업무거부 행위를 넘어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진료방해 행위임이 필요한데, 피고인들이 단지 이 사건 병원의 로비만을 점거한 이상 이는 의료기관의 전면적 점거라거나 핵심시설에 대한 점거라고 볼 수 없으며,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은 어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진료 방해에 이르지도 않아 피고인들의 의료법위반죄는 성립하지 않음에도 원심판결은 이를 인정한 잘못이 있다.

다.

양형부당 주장

원심판결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각 벌금형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

판단

가.

업무방해의 점에 대한 주장에 관한 판단

형법 제314조 소정의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이란 폭행이나 협박은 물론 사람의 의사의 자유를 제압, 혼란케 할 세력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노동쟁의행위는 근로자들이 단결하여 사용자에게 압박을 가하는 것이므로 본질적으로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고, 따라서 근로자들이 근무시간에 집단적으로 근무에 임하지 아니한 것은 다른 위법의 요소가 없는 한 근로제공의무의 불이행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것이지만, 단순한 노무제공의 거부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니면서 위력으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할 정도에 이르면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성립될 수 있고(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1도1863 판결 등 참조),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있어서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함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족하다(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0도3231 판결 등 참조)는 것이 우리 대법원의 일관된 태도이다.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바와 같이 250여명의 노조원이 집단적으로 근로제공을 거부하며, 이 사건 병원의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을 한 이상, 위력으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할 위험이 발생할 정도에 이르렀다 할 것이어서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지장이 없으므로, 피고인들의 이 부분 항소이유는 이유없다.

나.

의료법위반의 점에 대한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의료법 제66조 제3호, 제12조 제2항에 규정된 의료기관 점거로 인한 진료방해죄는 실제로 구체적인 진료방해의 결과가 발생할 것을 요하지 않으며 단지 의료기관의 일부라도 점거함으로써 진료방해외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족하다 할 것이어서, 그 행위에 있어 어떤 적극성을 요한다거나 그 결과에 있어 어떤 구체성을 요한다고 볼 수 없고, 의료기관의 대부분 또는 핵심적인 부분을 점거해야만 한다고도 볼 수 없다. 따라서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병원의 로비를 점거하여 진료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한 이상 의료법위반죄는 성립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부분 항소이유 또한 이유없다.

다.

직권판단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상상적 경합이란 1개의 행위가 실질적으로 수개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경우를 말하고 여기서 1개의 행위란 행위의 동일성 또는 대부분 동일성이 인정됨을 의미하는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의 구성요건적 행위가 지속된 기간(2002. 5. 29.부터 2002. 6. 11.까지)이 나머지 죄의 구성요건적 행위가 지속된 기간(2002. 5. 29. 08:00 무렵부터 2002. 6. 21. 20:00 무렵까지)의 일부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의료법위반죄, 업무방해죄,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는 모두 피고인들이 이 사건 병원의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한 행위에 대한 구성요건적 평가만을 달리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행위의 동일성 또는 대부분적 동일성이 인정되므로 위 각 죄는 모두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음에도, 원심판결은 의료법위반죄와 업무방해죄만을 상상적 경합관계로 인정한 후 이 중 형이 더 무거운 의료법위반죄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는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판단한 잘못이 있다.

3.

결론

이에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