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13. 6. 21. 선고 2012노120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하여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서 종전의 공소사실을 아래와 같이 변경하는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변경된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0. 7. 23. 인천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2011. 1. 15.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인은 2002. 3.경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인천 남동구 D 소재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을 25억 원에 인수하여 그 건물 1층 일부를 약국 (이하 '이 사건 약국'이라 한다)으로 임대해 주었으나 2006. 4.말경 위 건물 5층에 있던 소아과병원이 피고인과 재계약을 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1층 약국의 운영이 매우 어려워져 2006. 5.경 위 약국은 문을 닫은 상태였기에 당시 위 건물에 병원이 어느 정도 추가 개원할지, 추가 개원하더라도 약국의 조제건수가 어느 정도 규모일지 모두 불확실한 상태였으며, 실제 H 약사를 고용하여 운영하였지만 계속적인 적자가 발생하였고, 더구나 피고인은 위 토지와 건물을 인수하면서 발생한 대출금 채무 이외에도 6억 원 이상의 채무가 있었기에 2006. 12.경 위 건물을 매도하고 그 대금을 대출금 변제 등에 사용하고도 양도소득세 8,000만 원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다.

위와 같은 사정으로 피고인은 위 건물 1층 약국을 임대하여 임차인으로부터 위 약국에 대한 보증금, 권리금을 받더라도 원활한 약국 운영을 통해 임대차계약을 유지시키거나,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 위 약국 임차인이 보증금 및 권리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06. 7.중순경 인천 남동구 E 소재 피고인이 운영하는 F 안경원에서 피해자 G에게 '내가 너한테 돈을 빌려 신세를 졌으니 도움을 주고 싶다', '내가 이 건물에 안경점 1, 2, 3층을 제외하고 나머지에 직접 의사를 고용하여 병원을 운영하겠다', '이렇게 되면 아래층 약국은 처방건수가 하루 200건에서 최대 500건이 나온다. 그러면 F 약국을 임차하여 운영하면 월 2,000만 원에서 4,000만 원의 수익이 보장된다'라는 취지로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같은 달 22.경 및 8. 3.경 권리금 명목으로 합계 1억 5,000만 원을 교부받아 편취하였다.

3.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피고인은 2002. 5. 7. 동생들인 M 및 N 명의로 이 사건 건물을 매수하여 위 건물을 실질적으로 소유하면서, 총무인 K을 통하여 이 사건 건물을 관리하였는데, 위 건물 5층에 있던 O 병원은 2006. 4.경 다른 곳으로 이전하였으나, 그 무렵 P이 이 사건 건물 4, 5, 6층 전체를 병원 용도로 임차하고 2006. 8. 12.경 이에 관한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였으며, 그 후 'Q'이란 상호로 정형외과 등을 상당 기간 운영하였다.

②

G은 피고인과 사이에 2006. 7. 22. 이 사건 약국을 보증금 1억 원, 차임 월 500만 원, 기간 24개월에 임차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이에 관한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한 후, 같은 날부터 2006. 8. 3.까지 피고인에게 보증금 명목으로 1억 원, 권리금 명목으로 1억 5,000만 원을 지급하였으며, 그 후 차임을 월 300만 원으로 변경하여 임대차계약서를 다시 작성하였다(위 각 임대차계약서의 임차인 란에는 G이 직접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을 자필로 기재하고 그 옆에 자신의 도장을 날인하였다).

③

G은 이 사건 계약 후 2006. 9. 초순경 약사 H을 고용하여 이 사건 약국을 운영하였으나 당초 예상과 달리 수익이 나지 않아 피고인에게 항의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2006. 12.경 G과 사이에 피고인이 직접 이 사건 약국을 위탁받아 운영하되 임대차기간 만료시인 2008. 6. 22.까지 G에게 약국 개설 관련 지출금액인 3억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고, 그에 따라 2006. 12. 22. G에게 액면금 3억 원, 지급기일 2008. 6. 22.로 된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작성하여 주었다.

④

그 후 피고인은 이 사건 약국을 운영하면서 위 약속어음의 지급기일에 이르기 전인 2007. 1. 하순경부터 2009. 6.경까지 G에게 이자 명목으로 매월 150만 원 합계 약 5,000만 원 상당을 지급하였다.

나.

위 인정사실에다가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보태어 볼 때,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G에게 '매일 200건에서 500건의 처방전이 나오므로 월 2,000만 원에서 4,000만 원의 수익이 보장된다'고 말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고, 가사 피고인이 그러한 말을 하였더라도, 그러한 행위가 이 사건 약국의 권리금과 관계된 수익성에 관하여 일반 상거래의 관행 및 신의칙에 비추어 허용될 수 있는 정도를 넘는 기망행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피고인에게 G에 대한 민사책임이 발생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되, 위 공소사실을 형사상 사기죄로 의율하여 처벌하기 어렵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된다.

⑤

우선 피고인이 이 사건 계약 당시 G에게 '내가 이 건물에 안경점 1, 2, 3층을 제외하고 나머지에 직접 의사를 고용하여 병원을 운영하겠다', '이렇게 되면 아래층 약국은 처방건수가 하루 200건에서 최대 500건이 나온다. 그러면 F 약국을 임차하여 운영하면 월 2,000만 원에서 4,000만 원의 수익이 보장된다'라는 이야기를 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이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G과 R의 진술, '약국 개설에 관한 건'이라는 제목의 메모가 있다.

그러나 G은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자신에게 3억 원을 F 약국에 투자하면 월 2,000만 원의 수익을 올려주겠다고 말하여 자신이 피고인에게 3억 원을 투자하였고, 자신은 이 사건 약국을 운영에 관여한바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다가, 당심 법정에서 이를 번복하여 '피고인이 자신에게 F 약국을 임차하여 운영하면 월 2,000만 원의 수익이 보장된다고 말하였고, 이에 자신이 직접 2006. 7.경부터 2006. 12.경까지 위 약국을 운영하다가 예상과 달리 수익이 나지 않아 그만두었다'고 진술하였고, 2013. 5. 10.자 의견서에 이르러 비로소 피고인이 자신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이야기하였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바, 이에 비추어 볼 때 G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또한, R은 G의 처로서 당심 법정에서 'G이 한 일이라 피고인에게 돈을 준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으며, 한편 피고인이 G에게 이 사건 약국을 소개하며 작성한 위 메모에는 "조제건수에 대한 200확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그 기재만으로 피고인이 G에게 매일 200건의 처방전을 확보해주거나 매월 2,000만 원의 수익을 보장해주겠다고 말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이 사건 약국의 운영에 상당 부분 관여하였으며 G에게 이 사건 건물이 매도된 사실을 알려주기도 한 K은 당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월 2,000만 원의 수익이 보장된다는 이야기를 했는지는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앞서 본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계약 당시 G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의 기재와 같은 말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⑥

한편 피고인이 이 사건 계약 당시 위 약국의 종전 수익상태에 관하여 G을 적극적으로 기망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발견되지 아니하며, G으로서는 종전부터 이 사건 건물의 총무로서 근무하며 이 사건 약국의 운영에도 상당 부분 관여하였던 K 등을 통하여 과거 수익상태나 상황들을 충분히 알아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⑦

또한 비록 피고인이 G에게 이 사건 건물에 정형외과 등 병원이 다수 입주하게 됨을 강조하면서 위 약국의 향후 수익성을 다소 과장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임대차에 있어 권리금의 액수는 객관적으로 확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원칙적으로 거래 당사자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며, 또한 실제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계약 무렵 P이 이 사건 건물 4, 5, 6층 전체를 병원 용도로 임차하여 상당 기간 'Q'이란 상호로 정형외과 등을 운영하였기도 하였다.

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어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고,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직권파기사유도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위 3.항에서 설시한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철의(재판장) 최성수 고종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