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E의 진술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처음부터 E를 월 급여 300만 원으로 정하여 고용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음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인천 서구 C에 있는 D회사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7명을 사용하여 제조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12. 5. 14.부터 2012. 7. 13.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E의 임금 300만 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E는 2012. 5. 14.부터 2012. 7. 13.까지 피고인이 운영하던 D회사에서 근무하였고, 2012. 6. 20. 200만 원, 2012. 7. 2. 100만 원을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한편,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2012. 5. 10. E와 근로조건을 얘기한 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4대 보험도 가입하지 않은 점, ② D회사의 임금지급일은 매월 10일인데 E는 2012. 6. 20. 200만 원 및 2012. 7. 2. 100만 원을 각 지급받았고 근로소득세 원천징수도 되지 않은 점, ③ E는 임금지급일과 임금액수에 관하여 특별히 피고인에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 ④ E를 소개하고 같이 근무하였던 F은 수사기관과의 전화통화에서 E가 월급을 받는 근로자의 형태로 입사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그 약정액수가 E의 주장과 다르고 이 법원의 몇 차례에 걸친 증인출석요구에 응하고 있지 않아 진술의 신빙성이 낮은 점 등을 알 수 있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E를 월 300만 원의 월급제로 고용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우리 형사소송법이 채택하고 있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의 증인 진술에 대한 신빙성 유무에 관한 판단을 존중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비록 F은 당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E가 피고인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일하기로 하면서 프리랜서로 일하기로 한 것이 아니라 월 급여 300만원을 지급받기로 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원심의 무죄이유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일관되게 영업능력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여 E를 채용하고자 하였으나 E가 제시한 영업실적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어 향후 영업실적을 보고 추후에 월 급여를 정하여 지급하기로 한 것일 뿐 처음부터 월 급여 300만 원에 E를 고용한 것은 아니었는데 E가 약 2개월 간 영업실적이 없어 회사에 그만 나오게 한 것이었고, E에게 지급한 합계 300만 원은 영업비용이나 병원비 등 명목으로 도의상 준 것일 뿐 급여 명목으로 준 것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점, ② F도 당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이 E를 채용하고자 한 경위에 관하여 피고인과 자신, E의 영업능력을 합치면 한 회사를 이끌어 가는데 충분하기 때문에 이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피고인의 회사에 들어가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E의 영업능력이 필요하여 E를 채용하고자 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과 일치할 뿐 아니라, H라는 전자회사에서 자재구매 업무를 하였고 이 사건이 있기 전까지 피고인이 잘 알지도 못하던 E를 F의 소개를 받아 채용하여 영업활동을 맡기고자 하면서 영업능력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바로 고정된 월급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기보다는 E의 영업능력을 확인하고 나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점, ③ E는 영업을 하기 위하여 왔음에도 정작 피고인의 회사에 들어온 후 공장기계를 돌리고 일하는 아주머니들을 관리하며 물건을 납품하는 등 영업활동 이외의 일을 주로 하다가 2개월 만에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는바, 회사운영을 위하여 영업을 할 사람이 필요하였던 피고인이 영업능력을 믿고 채용하려던 E에게 고정급을 주면서까지 직원관리 등의 업무를 맡겼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위 기간이 지난 후에 E가 회사에 그만 나오게 된 사정에 비추어 위 기간 동안 E의 영업실적이 별로 없음이 확인되자 정식으로 채용하지 아니하고 회사를 그만두게 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한 점, ④ E는 월급 지급일인 매달 10일이 아닌 날에 합계 300만 원을 나누어 지급받았음에도 피고인에게 항의하지 않았고, F도 E로부터 2개월 동안 "피고인이 원래 약속한 것과는 달리 돈을 잘 안준다"고 이야기한 것을 들은 적은 없다고 진술한데 비추어 E의 주장과 같이 고정급을 받기로 약정하였던 것인지 의문일 뿐 아니라 위와 같이 피고인으로부터 임금지급일이 아닌 날에 비고정적으로 금전을 지급받는 상황에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을 뿐 아니라 미지급 월급에 대하여 피고인이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통장으로 급여가 입금되니까 미지급 월급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는 E의 말(공판기록 42쪽)은 설득력이 없고 오히려 영업내용을 보고 추후 월급여를 정하려고 하였으나 실적이 없어서 E가 그만두게 된 것이고 그에 따라 줄 급여도 없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점, ⑤ E가 피고인의 회사에서 근무한 기간을 전후한 2012. 1.경부터 2012. 8.경까지 실업급여를 지급받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E를 처음부터 월 300만 원에 고용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처음부터 E를 월 급여 300만 원을 주기로 하고 고용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심이 위와 같은 증거판단을 토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원심판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은영(재판장) 강경표 한동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