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법리오해
업무방해죄에 있어서 업무는 보호할 가치가 있어야 할 것인데, E가 2008. 8. 31.자로 전자 기타 제조업을 정당하게 폐업하고 근로자 전원을 해고함으로써 E의 근로자들은 노동조합원의 지위를 모두 상실하였기 때문에 그들의 활동은 보호할 가치가 없고, 피고인은 위력을 통하여 해고 근로자들의 업무를 방해할 의도가 없었으며, 설령 피고인의 단전·단수 조치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적법한 권리행사에 기인한 행위 또는 정당한 권리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됨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이 사건 여러 양형 조건에 비추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벌금 1,0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1차 해고에 대한 구제신청에 대하여 '부당노동행위'는 아니지만 '부당해고'로 인정되어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있었고, 단전·단수 직전인 2009. 5. 14.경 1차 해고가 무효라는 1심 판결이 선고되기도 하였으며, 단전·단수 직후인 2009. 9. 3.경에는 해고 근로자인 F이 제기한 소송에서 이 사건 공장폐쇄는 정당하지 않고 그에 따른 2차 해고 역시 무효라는 1심 판결이 선고되기도 하는 등 각 해고의 효력에 대하여 법률적으로 다툼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해고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판결이 선고되고 있어서 위와 같은 판결이 확정되기까지는 해고와 공장폐쇄가 정당한지 아닌지가 확실하지 않고 해고 근로자들의 복직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었던 점, ② F 등 해고 근로자들은 부당해고임을 주장하면서 소송을 진행하는 등 권리 구제를 위하여 노동조합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었던 점, ③ 그런데도 피고인이 인도단행가처분 또는 인도소송 등의 법적인 절차를 통한 적절한 문제 해결을 시도하지 않은 채 노동조합 사무실에 대하여 단전·단수를 감행하였고, 당시 단전·단수가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고 볼만한 사정도 엿보이지 않는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해고된 근로자들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소정의 노동조합원의 지위는 상실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각 해고가 무효라는 1심 판결이 있었던 이상 각 해고와 공장폐업이 정당하다는 판결이 확정되기까지는 해고 근로자들이 노동조합 사무실을 점유하면서 영위하고 있던 복직을 위한 단체적 활동 업무는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인 업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당심의 판단
살피건대, 원심이 설시한 이유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해고 근로자들이 정리해고 이후 부당해고임을 주장하면서 소송을 진행하는 등 권리 구제를 위하여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복직을 위한 단체적 활동 업무를 평온한 상태에서 일정 기간 계속 운영하여 온 점, ② 피고인은 공장을 폐쇄한 2008. 8. 31. 이후에도 전기요금을 정상적으로 납부하다가 그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2009. 3.경에 이르러서야 전기요금을 미납하기 시작하였고, 그 후 2009. 6. 21.부터 2009. 7. 23. 주식회사 E의 관리과장인 H은 사람들을 동원하여 강제로 해고 근로자들을 몰아내려고 시도한 사실도 있는바, 결국 피고인은 해고 근로자들이 부당해고라 주장하며 그에 따른 권리구제를 위하여 노동조합 사무실을 사용하자 이를 막고 해고 근로자들을 내보내기 위하여 노동조합 사무실이 포함된 건물시설 전체에 대하여 단전·단수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은 단전·단수 조치 이전은 물론 단전·단수 조치 이후에도 상당한 기간 인도단행가처분 또는 인도소송 등 해고 근로자들을 내보내기 위한 법적인 절차를 시도하지 않았고, 2011. 6.에야 비로소 건물명도 청구 소송(인천지방법원 2011가합9187호 사건)을 제기하였을 뿐이며, 위 사건에서 해고 근로자들의 해고무효소송에 관하여 1심 판결과 달리 정리해고가 적법하다는 취지의 항소심 판결이 선고되고 피고인이 이 사건 공장 부지 및 건물을 I에게 매도한 이후인 2012. 7. 5. 원고인 피고인은 더는 소유자가 아니므로 소유자임을 전제로 한 명도청구가 이유 없고, 매수인인 원고 승계참가인에게는 해고 근로자들의 단결권 등에기한 점유를 수인할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 승계참가인 승소 판결(피고인 주장처럼 피고인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점유임이 인정되어 명도청구가 인용된 것이 아님)이 선고되었을 뿐인 점 등을 종합하면, 설령 최종적으로 이 사건 공장폐쇄나 2차 정리해고가 정당하고 해고 근로자들의 해고무효확인 청구가 이유 없다는 판결이 확정되었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이 사건 해고 근로자들의 복직을 위한 단체적 활동 업무가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사회생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정도로 반사회성을 띠는 업무로서 보호할 가치가 없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피고인으로서는 피고인의 공장건물 내에 있는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해고 근로자들이 복직을 위한 단체적 활동 업무를 하는 사실을 알고도 미필적이나마 이를 방해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이 사건 단전·단수 조치를 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는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한다 할 것이며, 피고인의 이 사건 단전·단수 조치가 목적, 수단, 그 정도 등에 비추어 정당한 업무집행이라거나 사회통념상 용인할 만한 객관적 정당성을 갖춘 정당행위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충분히 인정되고,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피고인은 동종 및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이 사건 범행은 공장을 폐쇄하는 작업의 하나로 이루어진 측면도 있고, 이후 이 사건 공장을 폐쇄한 것이 정당하다는 내용의 판결이 확정되기도 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나, 한편 이 사건 단전·단수 조치가 이루어진 기간이 짧지 않고, 단전·단수 때문에 해고 근로자들의 복직을 위한 단체적 활동 업무가 실질적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넉넉히 인정됨에도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를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고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성행·가정환경, 범행 전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은영(재판장) 강경표 한동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