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검사)
피고인은, 피해자가 부적절한 금품수수 혐의로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지에 관하여 충분히 확인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으므로, 피고인이 자신이 적시한 사실을 진실로 믿었다거나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김포시 D 아파트 612동의 동대표이고, 피해자 E은 위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위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에서 해임하기 위하여 사실은 피해자가 금품수수로 인해 경찰 조사를 받거나 검찰에 송치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2012. 9. 21. 07:27경 위 아파트 단지 내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통해 위 아파트 608동의 동대표인 F에게 "대표님! 현 관리 E소장 금품수수 경찰조사해서 현재 검찰 쪽으로 넘어가는 문건 눈으로 직접 확인했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하고,
2012. 9. 26. 20:00경 위 아파트 관리사무소 회의실 내에서 F 등 동대표 9명, 입주민 10여명 등과 함께 입주자대표회의를 하던 중 피해자에 관하여, "비리가 너무 많아서 안되겠더라고요", "소방법과 관련해서는 이미 진정서가 들어갔다", "폐기물 처리업체로부터 E 소장에 대한 별별 소리를 다 들었다", "의구심을 해결하기 위해 감사를 요청할 것이다", "E 소장이 2천만원이라는 돈을 들여 폐기물 처리를 했는데, 근로기준법, 폐기물관리법을 다 위반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개인 통장을 사용했다."는 등의 발언을 하면서 '피해자가 업무처리 과정에서 비리를 저질렀으며, 이에 관한 형사·행정처분을 받기 위해 진행 중'이라는 취지로 말하고, 같은 동대표 G이 사건처리상황에 대해 사실확인을 구하면서 피고인에게 "소장의 비리부분은 여기저기서 첩보가 되는 부분이 있다고 분명히 하셨잖아요? 구체적으로 듣기에는 경찰 조사 결과 검찰로 뭐가 넘어갔다고 아까 가신 분(H)이 보여주시더라고요?"라고 묻자, "네. 맞아요."라고 말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연히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은 F에게 위 문자메세지를 보낼 당시 E이 단지 참고인으로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몰랐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G의 질문에 그렇다는 취지로 맞장구를 쳤다고 하여 이를 적극적으로 사실을 적시하였다거나 명예훼손의사에서 한 답변이라 평가하기도 어려우며, 피고인의 행위는 아파트 입주민 전체의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살피건대,「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형법 제310조에 따라 처벌할 수 없는데, 여기서「진실한 사실」이란 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이라는 의미로서 세부에 있어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고,「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라 함은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주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이어야 하는 것인데, 여기의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에는 널리 국가·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하는 것이고,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당해 적시 사실의 내용과 성질,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하며,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형법 제310조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대법원 1997. 4. 11. 선고 97도88 판결, 대법원 1998. 10. 9. 선고 97도158 판결, 대법원 2001. 10. 9. 선고 2001도359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형법 제310조의 규정은 인격권으로서의 개인의 명예의 보호와 헌법 제21조에 의한 정당한 표현의 자유의 보장이라는 상충되는 두 법익의 조화를 꾀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두 법익간의 조화와 균형을 고려한다면 적시된 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증명이 없더라도 행위자가 진실한 것으로 믿었고 또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3. 6. 22. 선고 92도3160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 가.항 기재와 같이 F에게 문자메세지를 전송하고, 위 공소사실 나.항 기재와 같이 G의 질문에 위와 같이 답변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당시 피해자가 부적절한 금품수수 혐의로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믿었고,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며, 아파트 입주민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위와 같이 문자메세지를 전송하거나 G의 질문에 답변하였다고 판단된다.
H는 2012. 9. 16. 입주자대표회의 감사인 L에게 'E이 과거 Q 아파트에서 근무할 당시 어린이집 입찰과정에서 문제를 일으켜 관리소장과 같이 법원에 계류 중이다'라는 취지로 이야기 하였고, L은 그 다음날 피고인에게 'E이 뇌물공여죄 계류 중이래요'라는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H는 2012. 9. 20. 피고인, M에게 'E이 종전 아파트 관리 당시 어린이집 관련하여 비리가 있어 경찰서 조사를 받았다'는 취지로 이야기하면서 그 근거로 자신이 가지고 온 문건(Q 아파트 관련 진정사건결과통보서)을 제시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위 문건을 자세히 보려고 하였으나 H가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자세히 보여주지 아니하였고(비록 위 문건에는 E의 이름 앞에 '참고인'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H가 형광펜으로 E의 이름 및 죄명 등만 강조해놓아 피고인으로서는 위 '참고인'의 기재를 확인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F, M의 각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도 이에 부합한다), H는 불과 이틀 후인 2012. 9. 22. 예정된 어린이집 입찰을 위한 PT 현장에서 위 문건을 공개하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적이 있다.
H는 2012. 9. 25. 김포시에 소방시설유지관리용역계약, 화재보험계약, 재활용품 판매용역 계약 등과 관련된 민원신청서를 제출한 적이 있고, 아파트 지출결의서에 첨부된 각 거래내역확인서의 기재에 의하면 위 아파트의 폐기물처리 용역을 맡은 R, S에게 용역대금을 지급할 당시 아파트관리업체인 국제경보산업(주) 명의가 아닌 E 개인 명의 계좌가 사용된 사실이 인정되며, 위 관리업체는 아파트 입주민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폐기물 처리용역과 관련하여 위 회사 명의로 된 근로계약서를 제시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의 위 공소사실 나.항과 같은 발언은 위와 같은 사실에 기초하여 관리소장인 E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거나 철저한 감사를 실시하자는 의견의 표시에 불과하다.
G이 2012. 9. 26.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피고인에게 "소장의 비리부분은 여기저기서 첩보가 되는 부분이 있다고 분명히 하셨잖아요? 구체적으로 듣기에는 경찰 조사 결과 검찰로 뭐가 넘어갔다고 아까 가신 분(H)이 보여주시더라고요?"라고 묻자, 피고인이 "네, 맞아요"라고 대답한 사실은 인정되나, 실제로 H가 E이 어린이집 입찰 관련 비리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다는 취지로 이야기하면서 관련 문건을 보여준 사실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G, H, N의 각 원심 법정 진술에 의하면 이미 위 입주자대표회의에 참석한 동대표들은 E이 수사기관에서 단지 참고인으로만 조사 받았을 뿐 피의자로 조사를 받은 사실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심 법정에서, 605동 동대표인 N는 '아파트 입주 후 청소 및 경비 문제로 주민 불만이 많았고, 국제경보산업(주)는 한양건설이 입주 초기 선택한 관리업체로서 하자보수 부분에 관하여 한양건설에게 적극적으로 요구하여야 할 것이 많은데,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하여 다른 관리업체로 변경하기를 원했다'고 진술하고, L도 '당시 입주민들 사이에서 E나 관리업체에 불만이 많이 있었다'고 진술하였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당시 아파트 관리업체에 대한 아파트 입주민들의 불만과 의혹이 제기되어 있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에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인 피고인이 같은 아파트 동대표인 F이나,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문제되는 아파트 관리업체에 소속된 관리소장의 비리행위나 형사사건 계류사실을 적시하는 행위는 그 대상과 방법, 발언이 이루어지게 된 경위, 발언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아파트 입주민 전체의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철의(재판장) 최성수 고종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