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16. 3. 31. 선고 2014가합59046 판결

주문

1.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있는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하도급받아 시공하였던 회사이고, 원고 및 선정자들(이하 원고와 선정자들을 통틀어 '원고들'이라 한다)은 피고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일용직 철근공으로 근로하다가 퇴직한 사람들이다.

나.

원고들의 근무형태

원고들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케이슨(Caisson) 벽체 제작을 위한 철근 조립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위 업무를 담당한 원고들을 포함한 근로자들은 평균 2주 단위로 주/야간 2교대(07:00~18:00, 19:00~06:00)로 순환하여 근무하였고, 필요에 연장근로를 수행하였다.

다.

피고의 임금 지급

1)

피고는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를 산정기간으로 하여 작업시간 및 업무성과를 반영한 매일매일의 출역공수를 계산한 후 이를 합산하여 총 출역공수를 산정하고 여기에다가 각 일용직 근로자의 기능과 숙련도에 따라 정해진 일당(피고는 각자의 근무경력에 따라 일당을 인상하여 지급해 왔다)을 곱하여 월 급여를 산출한 후 이를 매월 10일 원고들에게 지급하였다.

2)

매일매일의 출역공수를 산정하는 방식은 주간조의 경우(야간조의 경우) 07:00부터 18:00까지(19:00부터 06:00까지) 근무하면 1공수로 하되, 19:00부터 21:00까지(07:00부터 09:00까지) 추가로 근무하면 0.5공수를 더하고, 21:30부터 24:00까지(09:30부터 12:00까지) 추가로 근무하면 0.5공수를 더하여 그날의 공수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라.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의 작성

한편 원고들은 재직 기간에 피고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10 내지 2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서 정하고 있는 연장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에 대한 수당(이하 이를 통틀어 '이 사건 각 수당'이라 한다)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전혀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이 사건 각 수당의 합계인 별지2. 선정자별 청구금액표의 '청구금액'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들의 업무특성상 연장·야간·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상되어 있어 원고들과 피고는 원고들이 청구하고 있는 이 사건 각 수당이 이미 포함된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들은 그에 따른 월 급여를 아무런 이의 없이 전액 수령하였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각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 따른 임금약정이 체결되었는지 여부

1)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반증이 없는 한 그 문서의 기재 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합리적인 이유설시도 없이 이를 배척하여서는 아니 되나, 처분문서라 할지라도 그 기재내용과 다른 명시적, 묵시적 약정이 있는 사실이 인정될 경우에는 그 기재내용과 다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작성자의 법률행위를 해석함에 있어서도 경험법칙과 논리법칙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로운 심증으로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06. 4. 13. 선고 2005다34643 판결 참조).

2)

앞서 본 기초사실 및 을 제2, 3, 4, 5, 7, 27, 28, 29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B, C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피고와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 내용과 같이 임금은 시간당 금액으로 정하고 그에 따라 각종 수당을 지급하기로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는 정해진 일당에 한달 간의 산정된 출역공수를 곱한 금액으로 월 급여를 지급하기로 함으로써 기준 근로시간을 초과한 각종 근로 등에 대한 제수당을 모두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에 관한 묵시적인 합의(이하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라 한다)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가)

원고들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담당한 케이슨 벽체 제작을 위한 철근 조립 업무의 성격과 2교대 순환 근무형태, 매일 작업량과 출근일수가 일정하지 않은 특수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공사현장 내에서 원고들의 근로는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어느 정도 고정적으로 발생할 것이 예정되어 있었고, 이에 대하여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사전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원고들은 철근공으로서 위와 같은 근로시간·근로형태·근로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나)

이 사건 공사현장의 경우 날씨나 자재 공급 관계로 갑자기 근로할 수 없게 되는 상태가 수시로 발생하는 반면 정해진 공사 일정이 있어 상시로 연장근로 및 휴일근로를 하여야 하는 특성상 일용직 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을 산정하여 임금을 지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피고는 원고들과 출역공수 1.0에 해당하는 기본일당을 협의하여 정하였고, 출역공수 1.0은 9시간(기본근로 8시간 + 연장근로 1시간) 근로를 전제로 하였다. 그리하여 피고는 매일매일의 원고들의 출역공수를 체크한 후 원고들에게 출역공수에 기본 일당을 곱한 금액을 지급하였다(원고들의 급여지급명세서에도 임금지급항목은 구분되어 있지 않다).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상의 시간급 임금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합의된 기본일당을 9.5시간(기본근로 8시간 + 연장근로 1시간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 할증을 한 1.5시간)으로 나눈 금액을 기재한 것일 뿐이다.

다)

원고들은 재직기간 동안 피고와 사이에 기본일당이 달라질 때마다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하였고, 그 근로계약서에는 임금 및 제수당이 명시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원고들은 피고에서 퇴사할 때까지 아무런 이의 없이 장기간 위와 같이 정한 월 급여를 지급받았다.

라)

피고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하였던 다른 일용직 근로자들도 원고들과 같은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았고, 이 사건 공사현장의 다른 건설회사 상당수가 위와 같은 방식으로 일용직 근로자들의 임금을 지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마)

피고가 고용한 일용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에서는 기본일당과 별도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을 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나.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의 유효 여부

1)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는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각종 수당을 가산하여 합산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각종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정하고 매월 일정액을 각종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포함하는 등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으면 유효하다(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다91046 판결 참조).

2)

위 가.의 2) 가)항에서 든 사정에다가 앞서 든 각 증거와 을 제1, 6, 2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포함하는 등 원고들에게 불이익하다거나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은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가)

이 사건 공사현장은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정되어 있어서 연장·야간·휴일근로에 상관없이 9시간의 기본근로시간을 1공수로 하고 1공수에 따른 기본일당을 정하였고, 기본근로시간을 넘는 추가근로에 대하여 2시간 또는 2시간 30분 단위로 0.5공수를 인정하여 추가근로에 대한 수당을 지급하였는데, 이러한 임금지급방식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준에 못 미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나)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정되어 있는 원고들의 업무특성상 연장·야간·휴일근로를 구분하지 않고 1공수에 따른 기본일당을 정할 때, 일반적인 건설일용직 철근공 또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주간조로만 근무하였던 일용직 철근공과 비교하여 기본일당을 높게 정하였다.

다)

날씨나 현장 상황으로 인하여 작업이 중단되는 경우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는 단축근무가 이루어지기도 하였는데, 그러한 경우에도 피고는 원고들에게 출역공수 1을 인정하여 9시간의 기본근로시간을 근무하여야만 지급받을 수 있는 기본일당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라)

원고들이 기본일당에 기초하여 피고로부터 지급받아 온 월 급여의 액수가 피고의 일용직 취업규칙 등에 비추어 적지 아니하다.

다.

소결론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와 같은 내용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과 같은 내용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 유효한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수당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범석(재판장) 김유미 김용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