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15. 6. 18. 선고 2014가합8574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 A은 2011. 11. 21. 사망한 망 E(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부이고, 원고 B는 망인의 모, 원고 C은 망인의 형이다. 피고는 정보통신시설의 설계, 공사, 감리를 주된 사업으로 하는 회사이다.

나.

망인은 2010. 3. 8. 피고와 사이에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그날부터 피고의 해외사업부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10. 3. 23.부터 2011. 2. 9.까지 아프리카 르완다에 파견되어 근무하다가 일시 귀국 후 다시 2011. 9. 15. 다시 르완다에 파견되었다.

다.

F생으로서 B형 간염 보균자인 망인은 2011. 10. 12. 자신이 맡은 통신 케이블 매설공사 현장의 조사와 감리 및 감독업무를 수행하던 중 현장에서 식도정맥류 출혈로 갑자기 쓰러져 르완다의 KING FAISAL HOSPITAL 응급실에 입원하여 다발성 간종괴에 따른 간기능 이상 소견을 보여 그에 대한 치료를 받았다.

라.

망인은 2011. 10. 19. 귀국하여 인하대학교 부속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던 중 2011. 11. 21. 간암으로 사망하였다.

[인정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피고는 망인과의 고용계약에 따라 피용자인 망인이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며, 산업안전보건법과 근로기준법 등에 따라 근로자인 망인의 안전과 건강을 유지, 증진시키는 한편,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하여 근로자인 망인의 건강 악화를 방지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피고는 망인을 간암 발생의 위험이 높고 극한의 열대지역인 아프라카 르완다로 장기간 파견하여 체류케 하고도 망인에 대하여 건강검진 등을 실시하지 않았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12시간의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장시간 근무를 하게 하는 등으로 망인의 건강을 악화시켜 결국 망인이 간암으로 사망하였으므로 망인의 사망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

피고는 불법행위자로서 망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판단

1)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인 의무로서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입은 신체상의 재해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 소정의 불법행위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당해 근로로 인하여 근로자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고, 위와 같은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3다20183 판결 등).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본 사실에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망인과의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근로자에 대한 어떠한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거니와 망인의 피고에 대한 당해 근로의 제공으로 망인에게 간암이 발병하였다거나 또는 피고의 보호의무위반으로 망인이 간암으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볼 수도 없다.

가)

피고가 망인에게 간 질환이 있었다는 점을 알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망인이 입사 당시 건강검진표 등을 제출한 바 없었고, 면접이나 기타 채용 과정에서 B형 간염 보균자임을 직·간접적으로 고지하지 않았으며, 이력서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 캐나다 등을 여행한 사실을 기재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가 망인에게 간 질환이 있었음을 알았다고 보기 어렵다.

나)

망인이 르완다에 근무하여 간 질환이 악화되었다고 볼 만한 근거도 없고, 르완다의 지리적 상태, 기후 등을 고려할 때 여타의 아프리카 열대우림 지역처럼 극한의 열대기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려운 이상 망인이 르완다에 근무한 것만으로 간 질환이 악화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다)

피고가 망인에 대한 건강검진 실시의무를 불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고, 설령 피고가 이러한 의무를 불이행하였다고 하더라도 망인의 간질환을 발견하지 못한 책임을 피고에게 돌릴 수 없고 이 때문에 망인이 간암으로 사망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라)

피고가 망인의 동의 없이 망인을 르완다 파견 근무를 시켰다거나, 망인이 건강상태가 좋지 아니하여 피고에게 르완다에서 귀국시켜줄 것을 요청하였음에도 망인을 귀국시키지 않았다거나, 망인의 생명·신체에 지장을 줄 정도로 업무를 수행케 하였다는 점에 관한 구체적인 주장 및 자료가 없다.

3)

피고가 근로계약에 따른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망인이 사망하였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범석(재판장) 윤양지 김배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