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15. 5. 26. 선고 2014나53752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아래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2(을 제2호증의 1, 2와 동일),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 갑 제9호증, 을 제1, 3, 4, 8 내지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까지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들은 부부로서, 피고가 운영하는 D요양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고 한다)에서 원고 A는 2010. 3. 1.부터 원무과 원무부장으로서, 원고 B는 2008. 9. 1.부터 원무과 원무팀장으로서 근무하였다.

나.

원고들은 피고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피고 직원들과 마찰을 빚어 오던 중 2013. 7.경 임의로 피고 병원의 명의와 직인을 사용하여 원무과가 아닌 간호과, 조리과의 직원들에 대하여 서면경고장을 만들어 이를 게시하고, 추석 연휴 업무의 인수인계와 관련하여 직원들과 다투는 등의 사건이 발생하자, 피고는 2013. 9. 30. 자신의 친형인 E병원 행정원장 F을 통하여 원고들에게 구두로 사직을 권유하였고, 이에 같은 날 원고들은 자신들의 짐을 정리하여 피고 병원을 떠나오면서 피고에게 다음과 같은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원고들 : "행정원장님께서 다녀가셨습니다. 언젠가 제가 말씀드렸었습니다. 원장님께서 여기 까지다 라고 말씀해주시면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기꺼이 가겠다 고 했었습니다. 직접 말씀해주셨다면 맘이 더 편했을 겁니다. 오늘 날짜로 사직서 제출하고 물건 정리해서 나가겠습니다. 제가 한 업무는 원장님 개인 업무가 많았 으므로, 딱히 인계할 건 없습니다. 그 동안 감사히 잘 지내고 갑니다. 항상 건강하 세요(오후 6:04)"

원고들 : "인천금고번호는 원장님 주민번호 앞자리(6자리)입니다. 금고에는 오늘 받은 3F 1,500만 원과 수원오피계약서, G 빌라 관련 서류 있습니다. 참고로 분실하신 수원 등기권리증은 재발급이 안 된다고 법무사에게 답변 들었습니다(오후 6:25)" ,

"감백했습니다.빌려가신3,500만원+지난80여일이자(9%)66만원=3566만원은내일돌려주시기바랍니다(오후6:48)"

다.

그런데 원고들은 그 후 2013. 10. 14. 피고 병원에 다시 출근하여 계속 근무하겠다고 하자 피고는 원고들과의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었다고 주장하면서 2013. 10. 15. 원고들의 근무기간을 그날까지로 계산한 급여 및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인천2013부해673호로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2014. 2. 7. 원고들에 대하여 같은 해 2. 13.까지 피고 병원에 출근할 것을 명하는 출근명령서를 송부하였다.

라.

한편 피고는 위 출근명령과 동시에 원고들의 그 동안 비위행위를 이유로 원고들을 징계해고하기 위해 징계위원회의 소집을 통보하자, 원고들은 같은 해 2. 17. 피고 병원의 원무부장 및 원무팀장의 직무에서 같은 해 2. 18.부로 사직한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피고에게 송부하였다.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의 위와 같은 조치에 의하여 자신들의 의사에 의하지 않고 피고 병원을 그만두게 되었으므로 이는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여 피고는 원고들이 근무하지 못한 기간 동안의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들은 피고 측의 사직 권유를 받아들여 권고 사직한 것에 불과하고 피고가 부당해고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에 응할 수 없다.

3.

판단

가.

피고가 원고들을 해고하였는지 여부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라 할지라도,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 · 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51919, 51926 판결, 2002. 6. 14. 선고 2001두1107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들이 2013. 9. 30. 피고에게 1.의 나.항 기재와 같은 문자메세지를 보낸 사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원고들의 근무기간을 같은 해 10. 15.까지로 계산한 급여 및 퇴직금을 지급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14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들이 2013. 11. 27.경 피고 병원에 자신들의 유니폼을 반환하면서 그 비용의 반환을 요청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5호증, 갑 제11호증의 1, 2, 갑 제12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들은 2013. 9. 30. 피고의 형으로부터 피고 병원을 그만둘 것을 권유받고 사직서를 작성하지도 않은 채 피고 병원을 떠난 것인바, 이와 같은 권유가 없었다면 원고들이 스스로 피고 병원을 그만둘 사정은 없었던 점, ② 원고들은 위 같은 날 피고의 통보를 해고로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원고들 명의로 작성하여 피고의 금고에 넣어 두었고 그 후 피고가 이를 확인함에 따라(갑 제13호증) 원고들의 계속 근무의사가 피고에게도 표시된 점, ③ 원고들은 그 이후 피고 병원에 다시 출근하겠다는 의사를 피고에게 여러 차례 밝혔고, 같은 해 10. 14. 피고 병원에 나와 피고에게 원고들을 그만두게 한 구체적인 이유를 문의하였으며, 같은 해 10. 23. 피고 병원으로부터 발급받은 사용증명서상 퇴사 이유가 '권고사직'으로 기재되어 있음을 들어 피고에게 항의하였고, 유니폼 반환 이후에도 원고들은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의 부당해고에 대한 구체신청을 하였던 점 등과 같이 원고들이 2013. 9. 30. 이후 취하여 온 태도를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은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어 해고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앞서 인정된 사실만으로 원고들의 퇴직이 그들의 자발적인 사직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보기에 부족하다.

나.

해고의 효력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의 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며 징계대상자가 위반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의 조문만 나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구체적인 해고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되므로(피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들에게 '병원의 다른 직원들이 원고들의 전횡으로 매우 불편해하고 있고, 다들 사직한다는 의견도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안 좋으니, 원고들이 여기서 그만두는 게 어떻겠냐'고 말한 것에 불과하다), 피고의 해고는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어,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그 효력이 없다.

다.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발생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처분이 무효인 경우에는 그 동안 근로계약 관계가 유효하게 계속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아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5. 11. 21. 선고 94다45753, 4576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돌이켜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해고는 효력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는 자신의 해고가 없었으면 원고들이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그 반대급부로 받을 수 있는 기간 동안의 임금 및 그 기간 동안의 퇴직금을 원고들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매월 원고 A에게 3,076,923원, 원고 B에게 3,461,538원의 급여를 지급하여 온 사실, 피고가 해고한 이후로서 급여산정기간의 종기 다음날인 2013. 10. 16.부터 출근명령서에 기재된 출근일 전날인 2014. 2. 12.까지의 원고 A의 급여는 12,137,539원, 원고 B의 급여는 13,654,730원인 사실, 위 2013. 10. 16.부터 원고들이 사직한 전날인 2014. 2. 17.까지의 기간 동안에 해당하는 원고 A의 퇴직금은 1,030,828원, 원고 B의 퇴직금은 1,159,690원인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13,168,367원(= 12,137,539원 + 1,030,828원), 원고 B에게 14,814,420원(= 13,654,730원 + 1,159,69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4. 5. 2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학(재판장) 이성균 권경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