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B 및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B
이 사건 사기의 범행에 대하여는 주식회사 E의 대표이사로서 대금지불 및 계약관리 등을 시행한 피고인 A가 책임을 져야 하고, 피고인 B은 주식회사 E의 직원으로 심부름만 하였을 뿐이므로 사기의 범행에 대한 책임이 없다.
검사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피해자 주식회사 나래스틸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 A는 당시 주식회사 E의 회장직에 있었으므로, 실무담당자가 피해자 회사의 담당자를 만나 제품을 주문하고 이와 같은 내용이 중간결재자를 거쳐 피고인 A에 보고되었다면 결국 피고인 A가 기망행위를 한 것으로 평가되어야 하고, 피고인 A에게 미필적으로나마 편취의 범의가 인정되며, 공무상표시무효의 점에 관하여도, 피고인 A가 당시 물품 반출을 알고 있었고, Y에게 물품 반출을 지시하였을 가능성이 높아 U에게 별지 압류목록 기재 각 물건을 매도한 사실이 인정되는데도, 이 부분에 관하여 피고인 A에게 각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피고인 B의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관련 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인바,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1. 18. 선고 2007도8781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2012. 7.경 당시 주식회사 E는 부채액이 20억 원 상당이고 적자를 내고 있었으며 직원들의 급여도 밀려있던 점, ② 피해자 주식회사 F으로부터 제공받은 밸브제품 등에 관하여 주식회사 E로서는 특별한 판매처가 확보되어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위와 같이 밸브제품을 제공받은 후로부터 불과 2달여 후부터 주식회사 E의 사정이 더욱 나빠졌고 부도를 막는데 급급하였던 점, ④ 2012. 11. 15.에 이르러서는 플랜지 제품을 거래업체인 'J'에 대한 미수금에 대하여 대물변제를 하게 된 지경에 이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결국 피고인들은 뚜렷한 사업진행 계획도 없이 밸브제품 등을 제공받아 판매하면 수익이 날 것이고 그 수익으로 밸브제품에 대한 대금을 변제할 수 있다고 만연히 생각하고 피해자 주식회사 F으로부터 밸브제품 등을 제공받은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들에게 사기죄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면서, 피고인 B에게 유죄를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의 유죄이유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 A는 경찰 피의자신문조사에서 피고인 B이 추진하여 피해자 주식회사 F과 밸브제품 인수 및 판매대금 지급에 관한 사업협정을 체결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는 피고인 B과 공모한 이 사건 범행을 자백한 점, ② 고소대리인 H은 경찰 대질신문조사에서 피고인 B이 실질적으로 피해자 주식회사 F과 협정을 맺으면서 모든 일을 진행하였다고 진술한 점, ③ 피고인 B은 경찰 피의자신문조사에서 주식회사 E의 사장으로 근무하면서 영업, 생산관리, 납품관리 업무를 하며 업무파트를 총괄 담당하였고, AI 이사, 피해자 F의 H과 셋이 만나 위 사업협정서를 작성하였으며, 위 사업협정 당시 주식회사 E에 판매처가 없었고, 회사 부채가 20억 상당이었으며, 직원들 월급도 못주면서 부도를 막는데 급급하였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B이 원심 판시와 같이 피고인 A와 공모하여 피해자 주식회사 F을 기망하여 밸브제품 등을 편취한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 B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검사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해자 주식회사 나래스틸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하여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는 인천 남동구 D 소재 주식회사 E를 운영하던 사람으로 상하수도용 밸브를 제작하여 주로 조달청을 통해 정부기관에 납품하여 왔고, 피해자 주식회사 나래스틸은 파이프, 환봉, 각철 등 스테인리스 원자재를 납품하는 업체이다.
피고인 A는 주식회사 E의 구매담당자 P를 통하여 2013. 4.초경 피해자 주식회사 나래스틸의 판매담당자 Q에게 마치 피해자로부터 스테인리스 원자재(파이프, 환봉, 편철 등)를 공급받으면 그 납품대금을 그 익월 말에 현금 또는 어음으로 결제해줄 듯한 태도를 취하며 구두로 스테인리스 원자재를 주문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 A는 2011.경부터 정부 예산의 삭감으로 납품 수주를 받지 못하여 주식회사 E의 재정상태가 악화되어 2013. 4.경 거래처에 대한 미지급 물품대금 채무가 약 5억 원, 직원들에 대한 미지급 급여가 약 5,000만 원,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대출금 채무가 약 10억 원에 이르는 등 과도한 채무를 부담하고 있어서 피해자로부터 위 스테인리스 원자재를 공급받더라도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는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3. 4. 16.경 STS 304 환봉 8개를 공급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3. 6. 14.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합계 4,322만7,756원 상당의 물품을 공급받았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주식회사 E의 구매담당자인 P는 자신이 주도적으로 주식회사 나래스틸의 판매담당자인 Q와 사이에 물품공급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였고, 이에 대하여 사전에 피고인 A가 관여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② Q가 피고인 A를 처음 본 시기는 주식회사 나래스틸이 주식회사 E에 물품을 공급한 후 주식회사 E가 부도사태에 이른 시점인 점, ③ 주식회사 E와 주식회사 나래스틸과의 물품공급계약체결 과정에서 피고인 A가 이에 대한 결재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위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이 부분에 관하여 피고인 A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은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고, 법관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를 가지고 유죄로 인정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5도767 판결 등 참조).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면밀하게 살펴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 A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은 없다.
공무상표시무효의 점에 관하여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는 인천 남동구 D에 있는 주식회사 E 공장에서 보관 중인 포자밴딩기 1대 등 별지 압류목록 시가 5억 원 상당의 기계 등 물품을 소유하고 있다.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시법원 소속 집행관 R은 채권자 S의 집행위임을 받아 위 법원 2013차2407호 유체동산압류결정 정본에 의하여 2013. 8. 30. 위 공장에서 위 물품을 압류하고 그 물품에 압류표시를 부착하고, 2013. 9. 6. 위 압류표시된 물품에 대해 피고인 A는 경기 시흥시 T 605호로 이전신청하였다.
그런데 피고인 A는 2013. 9. 중순경 위 물품에 대해 피고인 A의 이전신청에 따른 장소 이전이 이루어지기 전에 U에게 이를 매도함으로써 그 효용을 해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S, U, V, W, X 진술내용의 경우 동일한 내용에 대하여 서로 상반되는 부분이 많고, 명확치가 아니하나 최소한 압류표시된 물품의 반출에 Y가 개입하였던 부분은 일치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과 Y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점(일부 진술내용에 피고인 A가 Y에게 일체의 권한을 수여하였다는 부분이 있으나 위 진술내용만으로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② 이 사건에서 Y의 역할이 구체적으로 어떠하였는지 불분명하여 Y가 임의로 물건반출에 개입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③ 더구나 매각상대방으로 되어 있는 U는 자신은 물건운반만을 담당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위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이 부분에 관하여 피고인 A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면밀하게 살펴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 A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은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B 및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현(재판장) 정우석 황여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