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예비적 피고에 대한 소를 각하한다.
원고의 주위적 피고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모두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4. 1. 2. D회관장(이하 B시 산하 D회관을 '이 사건 회관'이라고 하고, D회관장을 '이 사건 회관장'이라고 한다)과 사이에 C시립극단(이하 '이 사건 극단'이라고 한다) 예술감독 겸 상임연출자 위촉계약(이하 '이 사건 위촉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2015. 12. 31.까지 위 시립극단의 예술감독으로 재직하였다.
이 사건 위촉계약서 제2조는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회관장은 2015. 9. 22. 원고에게 '위촉기간이 2015. 12. 31. 만료되고, 재위촉이 되지 않을 경우 당연해촉이 되며, 해촉에 대한 통지는 별도로 하지 않는다. 위촉기간연장 여부 결정을 위한 업무성과서를 제출하라'는 취지의 통지를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15. 9. 30.경 이 사건 회관장에게 업무성과서를 제출하면서 위촉기간 동안 수준 높은 공연, 단원 화합 등 성공적인 업무성과를 이루었다면서 계약기간연장을 원한다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회관장은 2015. 11. 13. 원고에게 '원고가 위촉기간 동안 공연실적 부분에서는 대체로 계약조건(연간 45회 이상의 공연총괄)의 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원고가 사무단원과 불화가 심하는 등 단원 간 화합 부분에서 성공적인 업무성과를 거두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단하에 계약기간연장을 하지 아니하고 위촉기간 종료로 당연해촉이 된다는 통보(이하 '이 사건 통보'라고 한다)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3, 7, 을 1~3(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 하 같다)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 B시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요지
원고는 위촉기간 동안 수준 높은 공연, 단원 간 화합 등 성공적인 업무성과를 거두어 이 사건 회관장은 원고와 계약기간을 1년 연장할 의무가 있음에도 연장거부의 의사표시를 하였는바, 위 의사표시는 이 사건 위촉계약 제2조 제2항 단서에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이다.
판단
이 사건 단서의 법적 성격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은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4다60065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갑 7~9, 을 3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 즉, 이 사건 단서의 문언내용(원고가 계약기간 동안 수준 높은 공연, 단원 간 화합 등'성공적인 업무성과'를 거두었다고 판단할 경우 계약기간을 1년간 연장한다), 이 사건 단서에 관한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 및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B시민의 정서함양 및 B지역 문화예술 창달 등 이 사건 극단의 설치목적에 부합하는 수준 높은 공연을 계획 · 시행하고, 특히 예술감독과 단원 간, 단원 상호 간의 갈등과 반목 등 이 사건 극단 구성원들의 기존의 갈등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경력과 자질 · 역량 등을 갖춘 예술감독을 재평가하여 위촉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임), 당사자의 의사(원고도 위촉 전 위와 같은 이 사건 극단의 상황을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단원 간 화합 등 성공적인 업무성과를 달성하였을 때 위촉계약이 연장될 것을 전제로 이 사건 단서의 약정에 이른 것으로 보이고, 소장에서도 정지조건부 약정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임)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이 사건 회관장은 원고에 의하여 그와 같은 성공적인 업무성과의 달성이라는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이 일어나는 것을 정지조건으로 이 사건 위촉계약의 계약기간을 연장하기로 하는 약정을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회관장의 귀책사유 등으로 위 조건의 성취가 방해받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조건의 성취 여부에 따라 이 사건 위촉계약기간 의 연장의무가 있는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정지조건의 성취 여부
정지조건부 법률행위에 있어서 조건이 성취되었다는 사실은 이에 의하여 권리를 취득하고자 하는 측에게 그 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1983. 4. 12. 선고 81다카692 판결 등 참조).
우선 갑 8~18, 40~41, 을 3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위촉기간 동안 공연실적(연간 45회 이상 공연)에 관한 이 사건 위촉계약조건을 이행하면서 일부 수준 높은 공연을 하였거나 원고와 출연단원(배우단원) 간 및 출연단원들 간의 갈등 등 기존 구성원들의 갈등을 일정 부분 해결하면서 화합을 이루었다고 볼 여지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앞서 든 각 증거, 갑 19~24, 29, 을 4~9, 16, 18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고의 일부성과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통보 당시 성공적인 업무성과라고 평가할 정도로 이 사건 단서의 조건이 충족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달리 이 사건 위촉기간 연장거부의 의사표시에 무효라고 볼 만한 하자가 있다고 볼 만한 뚜렷한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서, 이 사건 단서 조건의 미성취를 전제로 한 이 사건 회관장의 위촉계약 연장거부의 의사표시는 유효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 앞서 본 이 사건 단서에 관한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 등에 비추어 볼 때 수준 높은 공연 이외에 '단원 간의 화합'은 위촉기간 연장조건으로서 '성공적인 업무성과'의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비록 위촉기간 만료 시 원고의 일부 노력으로 수준 높은 공연이나 일부 단원 간의 화합 등을 이루었다고 볼 여지가 있더라도, 그 정도만으로 곧바로 성공적인 업무성과라고 평가하기는 어렵고, 출연단원과 사무단원 등 모든 단원을 포함한 단원 전체의 화합 등을 이루어내는 수준에 도달하여야 비로소 단원 간의 화합이라는 성공적인 업무성과를 거두었다고 봄이 이 사건 단서의 약정취지나 당사자의 의사 등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
㈏ 그런데 원고가 사무단원 E의 비리를 이유로 그에 대한 징계 등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원고와 E을 비롯한 사무단원들 간에 분쟁이 발생하였고, 원고와 사무단원 E 등 사무단원들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의 위촉기간 동안 상대방에 대한 징계 · 조사요구 또는 형사고발 등을 하는 등 극심하게 대립하였고, 이와 같은 반목과 갈등이 언론에 수차례 보도되어 이 사건 극단의 대외적 이미지도 상당히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
E, F, G, H 등 사무단원들은 2014. 12.경 원고의 복무문제, 일과 중 음주 문제, 음주 시 협박성 발언 문제, 단원 지도 · 관리 · 훈련프로그램 부재 문제, 예산 과다사용 및 부당사용문제, 회계부정문제, 내년 예산확보 관련 문제, 무리한 스태프 채용문제, 부정스태프 채용문제, 폭력적인 언행 문제, 연출로서 역할 전가 문제, 연출로서의 자질문제 등을 이유로 B시장에게 원고를 사퇴시킬 것을 건의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였다. ② 원고는 2014년 말경 단원 정기평정 시 E에 대하여 최저점수를 부여하였고, 이로 인하여 E은 직급강등, 단무장직 해임, 임금감액 등의 불이익을 받고 2015. 3. 4.경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을 하였다가 2015. 4. 22. 이를 취하하였다.
원고는 다시 2015. 4. 13.경 E의 시간외 근무수당 및 출장수당의 부당수령문제 등을 이유로 E에 대한 징계를 이 사건 회관에 건의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 구두 또는 서면으로 수십 차례 반복하여 E에 대한 징계 또는 조사를 건의 · 요청하였고, 2015. 7.경에는 B시 감사관실에 E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기도 하였다.
E은 2015. 6. 25. 러시아 연출가 I 계약위반 건, 직무태만 건, 배우단원들을 위한 시간외수당 건, 무리한 스태프 운영 건, 공연티켓 남용 건, 방만한 단원 운영 건, 공연관객 건, 사무실 근무상황 건, 불합리한 평정처리 건, 2015년 5월 J 공동연출 건, 부적절한 경력사항 건, 막말 건 등을 이유로 이 사건 회관에 원고에 대한 조사 또는 감사를 요청하였다.
이에 이 사건 회관은 2015. 6. 26. 원고가 불참한 가운데 사무단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원고 및 E의 부정행위를 조사하였고, 2015. 9.경 E에 대하여는 견책처분(초과수당 부정수령 사유)을, 원고에 대하여는 경고처분(사무단원에 대한 폭언, 무료초대권 임의발행 등 사유)을 하였다.
원고는 E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원고가 2010년경부터 무대장치업자인 K이 이 사건 회관과 무대장치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소개하여 주고 그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내용), 사기(출장비 및 초과근무수당의 부당수령), 무고 등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인천지방검찰청검사는 2016. 6. 30. E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하였다.
㈐ 비록 원고가 이 사건 극단의 발전을 위한 동기에서 일정 부분 근거를 가지고 징계나 형사고소 등을 하였다고 볼 여지는 있지만, 위와 같은 일련의 경과와 원고의 위촉경위와 책무(단원들을 지도 · 감독하고 단원 간 화합에 대한 일차적인 책무를 담당하고 있음)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위촉기간 동안 위와 같이 계속된 반목과 갈등의 원인이 전적으로 사무단원들에게만 있고, 원고에게는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달리 피고 측이 원고에 대한 위촉기간 연장을 거부할 의도로 이 사건 조건의 성취를 방해하였다는 사정도 발견되지 않는다.
피고 B시장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직권판단
C시립예술단 설치 조례(이하 '조례'라고만 한다), C시립예술단 운영규칙(조례 시행규칙에 해당함) 및 C시립예술단 단원복무규정, 위촉계약서에 의하면, C시립예술단의 활동은 시민의 정서함양과 지방문화예술 창달을 위하여 B시의 공공적 업무수행의 하나로 이루어진다고 해석되고, 지방공무원법 제31조의 규정에 해당하는 자는 예술감독의 직에서 해촉될 수 있는 등 예술감독은 일정한 능력요건과 자격요건을 갖추어야 하며, 예술감독은 일반공무원과 같이 매일 상근하고 성실의무, 품위유지의무, 복종의 의무 등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와 유사한 의무가 부여되어 있고, 시장승인으로 일정한 해촉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해촉되는 점 등에서는 예술감독의 지위가 지방공무원과 유사한 면이 있으나, 한편 예술감독의 위촉기간이 정하여져 있고 재위촉이 보장되지 아니하며, 예술감독에 대하여는 지방공무원법 기타 관계 법령상의 지방공무원의 자격, 임용, 복무, 신분보장 등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지 아니하는 점, 단원복무규정에서 정하지 아니한 복무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을 준용하고 있는 점(제25조) 등을 종합하여 보면, C시립예술단 예술감독 위촉은 B시장이 행정청으로서 공권력을 행사하여 행하는 행정처분이 아니라 공법상 근무관계의 설정을 목적으로 하여 B시와 예술감독이 되고자 하는 자 사이에 대등한 지위에서 의사가 합치되어 성립하는 공법상 근로계약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2. 11. 선고 2001두779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회관장이 원고에 대하여 한 계약기간 연장거부 의사표시에 대하여는 공법상의 당사자소송으로 그 의사표시의 효력을 다투어야 한다.
한편, 공법상의 법률관계를 다투는 당사자소송은 행정소송법 제3조 제2호, 제39조에 의하여 그 법률관계의 한쪽 당사자인 국가·공공단체 그 밖의 권리주체만이 피고적격을 가지므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서 공법상의 권리주체가 될 수 없는 피고 B시장에게 피고적격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B시장에 대한 소는 부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예비적 피고에 대한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주위적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민성(재판장) 김용민 심우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