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2012. 2. 13. 항공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인 원고에 수습부기장으로 입사하여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2012. 11. 1. 원고와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다시 체결하였다.
피고는 2012. 5. 27.부터 2012. 6. 25.까지 원고의 운항훈련팀에서 부기장초기SIM훈련(이하 '이 사건 교육훈련'이라 한다)을 받았다. 피고의 이 사건 교육훈련에 소요된 교육훈련경비 내역은 아래와 같고, 그 합계금은 35,487,014원(이하 '이 사건 교육훈련경비'라 한다)이다.
피고는 이 사건 교육훈련 시작 전인 2012. 5. 24. 원고에게 '교육훈련 참가자 서약서'(갑 제2호증)를 작성하여 교부하였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교육훈련비의 상환은 '운항승무원 관리지침(2012. 11. 1. 제정)'에 의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위 관리지침(이하 '이 사건 관리지침'이라 한다)의 내용은 아래 기재와 같다.
원고는 2012. 12.까지 피고의 월 급여에서 이 사건 교육훈련비의 일부를 공제하였으나, 이 사건 관리지침의 개정에 따라 2013. 1.부터는 피고의 월 급여에서 교육훈련비를 공제하지 아니하였다.
피고는 2014. 5. 11. 퇴사하였고, 피고의 퇴직금은 12,870,250원 상당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11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2012. 2. 13. 원고에 조종사로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이 사건 교육훈련비 상환의무 면제기간이 경과하기 전인 2014. 5. 11. 퇴직하였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관리지침 및 서약서에 따라 원고가 대납한 교육훈련비 35,487,014원 중 원고가 지급받았음을 자인하고 있는 15,674,218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인 19,812,796원(= 35,487,014원 - 15,674,218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교육훈련비 반환의무가 발생한 퇴직일 다음날인 2014. 5. 12.부터 이 사건 지급명령신청이 피고에게 송달된 2015. 9. 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2015. 9. 30.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5. 9. 25. 대통령령 제265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서 정한 연 20%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 작성 서약서의 효력에 관한 주장
피고는, 이 사건 교육훈련과 관련하여 피고가 작성한 서약서는 원고가 사용자로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작성하도록 한 것이므로, 이는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로 무효이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로 취소한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서약서의 작성과정에서 원고가 피고에게 서약서 작성을 강권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이하 '직업능력개발법'이라 한다) 위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교육훈련 당시 직업능력개발법 제9조 제1항에 정한 훈련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교육훈련은 직업능력개발법 제9조 제3항에 따라 근로자의 근로제공에 해당할 뿐이므로 피고에게 교육훈련비를 상환할 의무가 없고, 설령 훈련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더라도 의무재직기간이 훈련기간의 3배를 초과할 수 없도록 정한 직업능력개발법 제9조 제2항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살피건대,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에서 말하는 '직업능력개발훈련'이란 근로자에게 직업에 필요한 직무수행능력을 습득·향상시키기 위하여 실시하는 훈련으로서 고용노동부장관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 국가, 지방자치단체, 개별 사업주들이 실시하는 훈련을 말하는바,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영역에 있어서 다액의 훈련비를 지출해 가면서 해외에 있는 전문교육기관에 위탁하여 실시하는 훈련까지 위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이 말하는 직업능력개발훈련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기준법 위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교육훈련비 반환 약정은 실질적으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근로자가 일정 기간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약정의 취지가 약정한 근무 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해당 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는 것으로 효력을 인정할 수 없지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교육훈련 또는 연수를 위한 비용을 우선 지출하고 근로자는 실제 지출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환하는 의무를 부담하기로 하되 장차 일정 기간 근무하는 경우에는 상환의무를 면제해 주기로 하는 취지인 경우에는 그러한 약정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이는 주로 사용자의 업무상 필요와 이익을 위하여 원래 사용자가 부담하여야 할 성질의 비용을 지출한 것에 불과한 정도가 아니라 근로자의 자발적 희망과 이익까지 고려하여 근로자가 전적으로 또는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할 비용을 사용자가 대신 지출한 것으로 평가되며, 약정 근무 기간 및 상환해야 할 비용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범위 내에서 정해져 있는 등 위와 같은 약정으로 인하여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는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다면, 그러한 약정까지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여 효력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기초 사실, 갑 제9,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교육훈련은 원고가 소속 운항승무원에 대한 부기장 자격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시행하는 훈련으로서, 피고는 이 사건 교육훈련을 이수하여야 부기장으로서 비행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음을 알 수 있고, 위 훈련이 오로지 원고의 업무상 필요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피고에게도 그 필요성과 이익이 충분히 존재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나아가 훈련 내용과 소요된 비용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의무복무 기간이나 반환할 이 사건 교육훈련경비가 합리적이고 타당한 범위 내의 것이라는 점도 인정되므로, 그렇다면 이 사건 의무복무약정은 피고가 전적으로 부담하거나 피고와 원고가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하는 교육훈련경비를 원고가 대신 지출하되 대신 피고가 의무복무기간을 근무하면 원고에게 경비 반환의무를 면제하기로 하는 약정으로 평가되어 근로기준법 제20조가 금지하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따른 위약벌 혹은 손해배상예정으로 보기 어렵다. 이 부분 피고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이 사건 교육훈련비 산정에 관한 주장
피고는, ① 인사명령에 의하여 이 사건 교육훈련을 받은 동안 지급받은 급여인 1,816,103원은 교육훈련비에 포함되지 않고, ② 원고가 교육훈련비 반환 규정을 이전의 교육훈련규정에서 이 사건 관리지침으로 변경한 행위는 근로조건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94조에 위반하여 무효이므로, 이 사건 교육훈련비의 반환기준은 원고의 교육훈련규정 제13조 제1항에 정한 바에 따라 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 이 사건 교육훈련기간 중 피고에게 지급된 일비 1,816,103원이 근로의 대가인 급여에 해당하므로 그 반환의무가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 1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위 돈은 출장비 명목에 포함되는 금액으로서, 2012. 5. 25.경 1일 미화 39달러로 정하여 이 사건 교육훈련 기간에 상당하게 계산된 금액을 피고가 지급받았던 사실을 알 수 있으나, 이는 특수한 환경에서 직무 등을 수행함에 있어서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을 변상하기 위하여 지급되는 실비변상적 성질을 갖는 급여에 해당하여 근로의 대가라 할 수 없다(대법원 1971. 10. 22. 선고 71다1982 판결, 대법원 1990. 11. 27. 선고 90다카1031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일비' 명목으로 피고에게 지급된 금원이 임금의 성질을 갖지는 아니하므로, 이와 다른 취지에서 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아가 원고의 관리지침이 근로조건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고, 위 지침 제정과정에서 근로기준법 제94조 소정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에 위반 하여 무효라는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2012. 9.부터 2012. 12.까지 피고의 급여에서 이 사건 교육훈련비를 공제하였던 사실, 피고가 2012. 11. 1. 교육훈련비의 상환에 관하여 이 사건 관리지침을 적용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근로계약에 동의하고 서명한 사실, 원고는 그 이후인 2013. 1.부터 피고의 급여에서 금원을 공제하지 아니한 사실, 이 사건 관리지침에는 '재계약에 서명한 자에 한하여 신규 지침 일괄 적용' 및 '2013년 1월부 부기장의 교육/훈련비 상환을 유보함, 상환 대상 잔여 교육/훈련비는 부 기장 의무근무기간까지 전액 유효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관리지침 적용 이전에는 근로자의 교육훈련비를 일정 비율로 나누어 급여에서 공제하는 방법으로 상환 받았으나, 이 사건 관리지침 적용 이후에는 교육훈련비를 미리 공제하지 아니하고 의무복무기간을 경과하여 근무할 경우 교육훈련비의 상환의무를 면제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교육훈련비의 상환 방침을 변경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것이 그 자체로 근로자인 피고에게 불이익한 변경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가 주장하는 사유만으로는 이와 달리 보기 어렵다(이 사건 관리지침을 포함한 근로계약에 서명하지 않은 근로자의 경우에는 관리지침 적용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주영(재판장) 김종석 신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