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C'이라는 상호로 김포시 D에서 기계부품 제조업을 하는 사람이다.
원고는 2016. 9. 5. 김포시 D에 위치한 컨테이너 건물의 외부 판넬 공사 작업을 하다가 사다리 위쪽 부분에서 바닥으로 떨어지게 되었다(이하 위 사고를 '이 사건 사고'라 하고, 그 현장을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 하며, 그 공사를 '이 사건 공사'라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우 척골 주두부 개방성 분쇄골절, 우 척골 신경 부분 손상, 두 개의 늑골을 침범한 다발골절, 광대뼈 및 상악골의 기타 골절 등의 상해를 입게 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3호증(가지번호 있는 증거 포함)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요지
원고의 주장요지
원고는 피고로부터 일당 12만 원을 받기로 하고 2016. 9. 1.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일을 한 근로자이고,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이다. 이 사건 사고는 근로자인 원고가 업무수행 중에 발생한 사고이므로, 사용자인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및 동법 시행령에 정해진 요양보상, 휴업보상, 장해보상을 하여야 한다. 또한 이 사건 사고는 원고의 사용자인 피고가 피용자인 원고에 대하여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함에도 이를 소홀히 한 결과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요양보상, 휴업보상, 장해보상과는 별도의 위자료를 지급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금액의 합계액인 청구취지 기재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요지
피고는 원고와 고용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피고와 원고 사이에 고용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 ·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4다4450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데,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법원에 제출된 서증들과 증인 E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감안하면, 원고와 피고의 관계는 고용계약 관계라기보다는 도급계약 관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민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도급계약은 '당사자 일방이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민법 제664조 참조)으로, '일의 완성'에 목적이 있는 계약이다. 그리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내용은 이 사건 작업현장에 있는 컨테이너 건물 외벽에 판넬을 시공하는 것으로 '일의 완성'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계약에 해당한다.
피고는 기계부품 제조업을 하는 사람으로, 판넬 시공에 관한 전문지식 및 기술이 없는 사람이다. 반면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발생 이전에 판넬 시공을 수 년간 하였던 사람으로 그에 관한 전문지식 및 기술이 있는 사람이다.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자재는 모두 원고가 선택하여 자신의 카드로 선결제를 하였고, 이에 대해 피고가 자재에 대한 선택권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 이에 관하여 증인 E은 ㉮ '(판넬 대금은) 카드로, A씨 카드인가 뭐 카드로 해가자고 가서 결제를 했습니다',라고 진술하였고(증언녹취록 제6면 아래에서 여섯 번째 행), ㉯ '그 재료는 A씨가 구했다는 겁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그렇지요'라고 답변하였다(증언녹취록 제10면 아래에서 다섯 번째 행부터 여덟 번째 행).
증인 E은 이 법정에서 '원고는 작업용 사다리, 판넬절단기, 전동드라이버 등을 자신의 1톤 트럭에 싣고 다니며 이러한 장비를 가지고 현장에서 작업을 하였지요'라는 질문에 대해 '예 맞습니다'라는 답변(증언녹취록 제6면 제7 내지 9행)을 하였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도구도 전부 원고가 준비하여 사용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증인 E은 이 법정에서 시공방법에 관한 지시와 관련하여, ㉮ '피고는 외부 판빌 시공방법을 전혀 모르고 증인의 권유로 시공을 하게 된 것이므로 증인이 시공방법을 원고에게 알려 준 것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해 '예, 그렇지요. 처음에 가서 이건 이렇게 이렇게 하는 겁니다 하고 알려줬지요. 저도 그런 일을 하기 때문에'라고 진술하였고(증언녹취록 제4면 6 내지 9행), ㉯ 피고가 원고에게 공사에 관하여 어떤 지시를 하였느냐는 질문에 대해 '여름에 더우니까 샌드위치판넬로 한 번 싸달라, 막아달라, 그렇게 말을 했어요'라고 진술하였는바, 이와 같은 E의 증언 내용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지시나 감독을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관계가 도급관계에 해당하는 이상 이 사건에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및 동법 시행령에 정해진 요양보상금, 휴업보상금, 장해보상금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고, 도급계약에 있어서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의 완성에 따른 보수의 지급에 그칠 뿐, 더 나아가 수급인의 안전을 배려하여 주거나 일을 하는 과정에서 추락방지를 위한 안전장구와 안전시설의 설치 등 보호의무까지 부담한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 또한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배구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