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4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7고단1669
판결선고
2018. 1. 25.
인천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5. 8. 24.경 인천 연수구 B에 있는 피고인의 사무실에서 C와, C가 소유하는 인천 서구 D 지상에 연면적 383.64㎡의 상가주택을 4억 5,000만 원에 신축해 주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인은 2015. 8. 하순경 C의 남편인 피해자 E에게 전화상으로 '건축자재 구입비 등이 필요하니 4,500만 원을 송금해 달라'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위 상가 주택을 신축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위 돈을 위 상가주택 신축 공사비 외의 용도로 사용할 생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위와 같이 거짓말을 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5. 8. 31. F 명의의 G은행 계좌로 4,500만 원을 송금 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C, E의 각 법정진술
F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H, I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건설표준계약서, 문자메시지, 확인서, 각 이체결과조회, 각 계좌별거래명세표, 증거 자료 및 녹취속기록, 증거자료제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47조 제1항, 징역형 선택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사회봉사명령
형법 제62조의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4,500만 원은 이 사건 신축공사계약의 계약금으로 지급받은 것이고, 피해자 측에서 여러 이유를 들며 추가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피고인이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게 되었을 뿐 피고인이 공사를 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자재구입비를 달라고 피해자를 기망하여 4,500만 원을 편취한 것이 아니다.
판단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도741 판결 참조). 한편 사기죄는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성립되는데,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7도1214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C, E의 각 수사기관 및 법정진술은, 피고인은 자신을 통해서 이 사건 토지를 구입한 피해자 부부에게 외상공사를 해 줄 수 있다고 하여 피해자 부부가 피고인과 신축공사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구체적 조건은 공사대금을 4억 5,000만 원으로 하되 우선 계약금으로 1,000만 원을 지급하고, 피해자 부부가 토지 매매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대출받는 돈 중 매매대금을 지급하고 남는 돈을 추가로 지급하며, 나머지는 건물이 완공된 후 피고인이 건물 일부에 관하여 전세계약을 체결하여 그 보증금을 지급받아가기로 하였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피해자 부부의 진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신빙성이 있고, 피고인이 지급받은 4,500만 원을 이 사건 신축공사계약의 계약금으로 정한 돈으로 보기는 어렵다.
처분문서인 이 사건 신축공사계약서에 의하면 계약금이 4,500만 원이라는 기재가 없고, 오히려 선급금이 1,000만 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애초에 1억 5,000만 원으로 기재되어 있다가 3,000만 원으로, 그 후에 다시 1,000만 원으로 변경하여 기재한 경위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애초에 피고인 측에서 준비해 온 계약서에 1억 5,000만 원으로 잘못 기재되어 있어 그 수정을 요구하였고, 피해자 부부가 당장 지급할 수 있는 돈이 1,000만 원이어서 결국 1,000만 원을 계약금으로 정하게 되어 기재하였다는 것)이 명확하다.
피고인은 계약금이 1,000만 원이라고 한다면 관행에도 어긋날뿐더러 총 공사비에 비하여 너무 적은 금액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계약 자체가 대부분을 외상공사로 하기로 정하였던 것임을 참작할 때 계약금의 액수를 일반적 거래관행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또한 피해자 부부가 대출을 받고 남은 돈이 약 4,500만 원이었기 때문에 이 금원을 피고인에게 지급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바, 그 액수의 특정 경위도 납득할 만하다(공판기록에 편철된 피해자 제출의 통장사본 참조).
아래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 부부로부터 대출금 중 일부를 이 사건 공사계약상 실제로 지급받기로 한 대금으로 정하였는데, 피해자가 대출을 받은 후 피해자에게 별도로 전화하여 사실은 피해자의 건물신축공사에 사용할 것이 아니면서도 공사 자재구입 등에 돈이 필요하니 이를 빨리 지급하여 달라고 하여 피해자가 이를 지급하게 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피해자가 4,500만 원의 지급요구를 받고 피고인과 통화한 내용을 녹음한 녹취록에 의하면,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에 관련된 자재 구입 등의 일정상 빨리 금원을 지급하여 달라는 요청을 받고 애초에 계약금을 지급하였던 2015. 8. 24.부터 불과 일주일 후이며 아직 설계가 완성되지도 아니한 2015. 8. 31.에 추가로 금원을 지급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지급받은 금원을 이 사건 공사의 자재구입비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인건비 등에 사용하였다(수사기록 320~324쪽).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계약 체결에 즈음할 당시 여러 업체들로부터 외상으로 공사물품을 선납품 받는 방법으로 여러 건의 건축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수사기록 379, 384~388쪽). 피고인은 J에서 일하던 근로자의 2015. 10~12.분 임금을 미지급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처벌받았다(수사기록 408~409쪽). 피고인이 설계도면 완성 및 건축허가를 득한 후에 실제로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한 바가 전혀 없다(수사기록 366쪽).
피해자가 지급한 돈이 애초에 이 사건 신축공사계약에서 지급하기로 정한 돈이고, 피고인으로서는 계약상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여 공사를 진행하면 되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위 금원을 단순히 다른 용도에 사용하였다는 것만으로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당시 사업과 관련한 자금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그러한 상황에서 피해자에게는 그러한 사정을 전혀 알리지 아니한 채 당장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자재구입비가 필요한 것처럼 이야기하여 공사대금 총액 중 실제로 지급받기로 한 대금을 빨리 지급받아 이를 일단 필요한 다른 용도에 사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상의 사정을 모두 종합해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와 계약한 조건대로 공사를 진행할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을 예견하였으면서도 외상공사가 가능하다고 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 나아가 자재구입비의 명목을 들며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지급받았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에게는 미필적으로나마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권고형의 범위] 일반사기 > 제1유형(1억 원 미만) > 특별감경영역(1월~1년)
[특별감경인자] 미필적 고의로 기망행위를 저지른 경우, 처벌불원
[선고형의 결정]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
불리한 정상 : 자신의 잘못에 대한 진지한 반성의 태도가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에 게 동종의 벌금형 전과가 있다.
유리한 정상 : 미필적 고의에 의한 범행이고, 신축공사계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금 원의 교부가 이루어졌다. 피해자에게 4,000만 원을 지급하고 합의하였다(2018. 1. 9.자 변호인 제출 참고자료에 첨부된 합의서 및 고소취하서 참조).
이상의 사정 및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가족관계, 재산상태 등 제반 양형조 건을 두루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하고, 이번에 한하여 그 집행을 유예한다.
판사 임정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