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19. 10. 22. 선고 2018가단21692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인천 서구 C상가 D, E호에서 ‘F’라는 상호로 페인트, 실리콘 등의 도매업을 운영하는 사람이고, 원고는 건물 방수공사를 하는 사람으로 건축도장기능사 자격보유자이다.

나.

피고가 운영하는 업소의 유리창에는 ‘우레탄 방수공사, 에폭시 바닥공사’라는 광고문이 붙어 있고, 그 업소의 모습은 별지1 영상과 같다.

다.

원고는 2017. 6. 29. 16시경 C상가 G동 옥상방수공사 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 한다)에서 우레탄폼을 이용한 주사위 요법으로 옥상방수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 작업을 하던 기계에서 빠져나온 폼이 원고의 우측 손가락을 통해 피부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위 사고를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우측 손목 및 손의 기타 표재성 손상·표재성 이물, 우측 손목 및 손부위의 신근 및 힘줄의 손상, 우측 손목 및 손 부위의 혈관손상’의 상해를 입게 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7, 8호증, 을 제7호증의 1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요지

가.

원고의 주장요지

원고는 피고로부터 일당 20만 원을 받기로 하고 2017. 6. 29.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일을 한 근로자이고,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이다. 이 사건 사고는 근로자인 원고의 업무수행 중에 발생한 사고이므로, 사용자인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근로기준법 및 동법 시행령에 정해진 요양보상, 휴업보상, 장해보상을 하여야 한다. 또한 이 사건 사고는 사용자인 피고가 피용자인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를 소홀히 한 결과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요양보상, 휴업보상, 장해보상과는 별도의 위자료를 지급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금액의 합계액인 청구취지 기재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요지

피고는 원고와 고용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피고와 원고 사이에 고용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4다4450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데,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원고가 피고로부터 일당제로 보수를 지급받기로 약정한 점,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근로복지공단에 제출된 산업재해보상보험 심사청구서에 피고의 신분이 ‘고용주’라고 기재된 점, 발포우레탄 작업기가 피고 소유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정황이기는 하다.

2)

그렇지만, 이 법원에 제출된 서증들과 증인 H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감안하면, 원고와 피고의 관계는 고용관계라기 보다는 도급계약 관계 내지 동업관계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로는 원고와 피고의 관계가 고용관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①

민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도급계약은 ‘당사자 일방이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민법 제664조 참조)으로, ‘일의 완성’에 목적이 있는 계약이다. 그리고 이 사건 공사현장의 작업 내용이 옥상방수작업임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고, 이는 ‘일의 완성’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계약에 해당한다.

②

원고가 소장에 기재하여 진술한 바와 같이 피고는 페인트, 실리콘 등의 도매업을 주로 영위하는 사람으로, 방수공사에 관한 전문 지식이나 기술, 면허가 없는 사람이다. 반면 원고는 건축도장기능사 자격을 가지고 이 사건 사고 발생 이전에 방수공사업을 상당 기간 수행하였던 사람으로 그에 관한 전문지식 및 기술이 있는 사람이다.

③

원고는 작업장소인 이 사건 작업현장을 피고가 지정해 주었다는 점과 작업부분에 대한 확인을 받는다는 점을 고용계약의 징표로 들고 있다. 그렇지만 대표적인 도급계약의 한 유형이라고 할 수 있는 공사계약의 대부분이 특정한 장소에서 실시되고 있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공사계약의 작업장소가 제한된다는 점이 고용계약을 특정할 수 있는 징표가 되지 못하고, 수급인(또는 하수급인)이 도급인(또는 하도급인)으로부터 계약 이행 정도 또는 일의 완성 여부의 확인을 받는 것은 도급계약의 특징에 해당하므로, 작업부분에 대한 확인을 받았다는 점 또한 고용계약을 인정할 수 있는 요소가 되지 못한다.

④

피고가 페인트, 실리콘 등의 도매업을 영위하는 사람임은 원고가 이를 자인하고 있다(소장 청구원인 제1항 부분). 한편, 원고의 업소에는 별지1 영상과 같이 ‘우레탄 방 수공사, 에폭시 바닥공사’라는 광고문이 붙어 있고 피고가 원고로부터 의뢰받은 우레탄방수공사를 여러 차례 실시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F’라는 상호의 업소(영업장)를 통해 피고는 페인트, 실리콘, 윤활유 등의 판매를,원고는 우레탄 방수공사를 담당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아래 ⑤항에서 살펴보는 사정에 비추어 볼 때에도 이와 같은 업무분담을 인정 내지 추정할 수 있다.

⑤

을 제4, 5호증(가지번호 있는 증거 포함)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 작성자가 ‘F’, 상대방이 ㈜I, 공사내역이 ‘페인트칠 공사, 우레탄 상도 코팅 작업 등’, 견적액 합계가 ‘551,901,800원’으로 기재된 견적서가 존재하는 사실, ㉯ 위 견적서 상호다음에 기재된 성명은 피고의 이름인 B이 아니라, 원고의 이름인 A인 사실, ㉰ J 명의의 사실확인서가 이 법원에 제출되었고 그 사실확인서에 ‘K에서 페인트 공사일이 들어오면 A 씨가 현장을 가서 견적을 내고 마무리공사 하자보수까지 업자로서 마무리 책임공사를 했다. A 씨는 사업자가 없다보니 F에게 견적서를 부탁하여 원하는대로 견적서를 작성해 주고 공사가 마무리되면 세금계산서도 F 상호를 빌려 써주고 했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며, 그 전체내용은 별지2 기재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리고 원고는위 사실확인서의 내용이 잘못되었다는 내용으로 명백히 다투지 않았고, 그 기재내용을 반박 또는 탄핵하기 위하여 J를 증인으로 신청하지도 않았다. 위와 같은 인정사실에 피고가 페인트, 실리콘 등의 도매업을 영위하는 사람임을 원고가 자인하고 있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의 관계는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라기 보다는 동업관계 내지는 F라는 상호의 영업점에서 서로 별개의 업무를 수행하는 독립적인 관계(도급관계 등)로 보인다.

3)

그렇다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관계를 고용관계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상 이 사건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및 동법 시행령에 정해진 요양보상금, 휴업보상금,장해보상금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고, 사용자가 아닌 피고가 원고에 대해 안전을 배려하여 주거나 일을 하는 과정에서 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 또한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

4.

결 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배구민

별지1

별지2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