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인천지방법원 2013나12877호 대여금 사건의 2013. 9. 26.자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불허한다.
이 법원이 2018카정10135호 강제집행정지 신청사건에 관하여 2018. 7. 26. 한 강제집행정지결정을 인가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 관계
원고와 C은 부부이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 기초한 채권
피고는 원고와 C을 상대로 인천지방법원 2012가단88685호로 대여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이하 '관련 민사사건'이라 한다). 그 청구취지는 "원고와 C은 연대하여 피고에게 50,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09. 11. 23.부터 이 사건 지급명령 정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것이다.
위 법원은 2013. 7. 3. 피고의 C에 대한 청구를 인용하는 한편, 원고에 대한 청구는 기각하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피고는 이 판결 중 원고 부분에 대하여 인천지방법원 2013나12877호로 항소를 제기하였다.
위 항소심 법원은 2013. 9. 26.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그 결정사항 중 제1항은 "원고는 C과 연대하여 피고에게 총 20,000,000원을 2013. 11. 1.부터 2014. 8. 1.까지 매월 1일에 각 2,000,000원씩 총 10회에 걸쳐 분할하여 지급한다. 만일 원고가 위 지급을 1회라도 지체하면 그 지급기일 다음 날부터 기한 및 분할의 이익을 상실하고, 미지급금 전액에 대하여 위 기한이익 상실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지급한다."라는 것이다.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조건부 채무면제 합의서의 작성
2014. 8. 30. 다음과 같은 내용의 "조건부 채무면제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가 작성되었다.
피고와 C 및 원고 사이에 발생한 아래 나)항의 채권·채무와 관련하여 C 및 원고가 아래 다)항과 같은 조건(이하 '이 사건 조건'이라 한다)을 성실히 이행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피고는 C 및 원고의 채무를 면제하기로 한다.
① C의 피고에 대한 관련 민사사건의 제1심판결에 의한 채무 전액, ② 원고의 피고에 대한 관련 민사사건의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에 의한 채무 전액
D 주식회사에서 시공 중인 E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 신축공사와 관련하여 피고가 시공하는 조적공사(이하 '이 사건 조적공사'라 한다)에 대해 C과 원고는 피고의 지시에 따라 현장관리자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여 아무런 하자 없이 공사기간 내에 공사를 마무리하여야 하며, 공사기간 중의 C과 원고의 임금은 무보수로 한다.
다만 공사를 완전하게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이 사건 합의서는 무효로 한다. 이 사건 합의서가 무효로 되면 월 500만 원으로 월급을 책정하여 계산한다.
이 사건 합의서 하단에는 피고와 C의 각 기명이 있고 각 무인이 날인되어 있다. 다만 원고의 기명·날인 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사건 아파트의 완공
이 사건 아파트는 2015. 10.경 완공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합의서의 효력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에게 미친다.
이 사건 합의서의 계약당사자에는 C뿐만 아니라 원고도 포함되어 있고, C이 정당한 대리권을 가진 원고의 대리인으로서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한 것이다.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C과 피고가 작성한 이 사건 합의서는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에 따른 채무를 조건부로 면제하기로 하는 제3자를 위한 계약에 해당하고, 원고의 2019. 10. 11.자 준비서면이 피고에게 송달되어 수익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그 조건부 채무면제의 효력이 발생하였다.
C은 2014. 8.경부터 2015. 2.경까지 이 사건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이 사건 조적공사에 관하여 현장관리자로서 그 업무를 수행하였다. 2015. 2.경에는 이미 이 사건 조적공사의 대부분이 완료되었고, 그 무렵 C과 피고 측은 이 사건 합의서상 C 측의 의무이행 종료에 대한 합의를 하였다. 그러므로 이 사건 조건은 성취되었다.
위 1)항과 같이 이 사건 합의서의 효력이 원고에게 미치는 가운데 이 사건 조건이 성취되었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에 따른 채무가 면제되어 소멸하였다.
설령 이 사건 합의서의 효력이 원고에게 미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주채무자인 C의 피고에 대한 관련 민사사건의 제1심판결에 따른 주채무가 이 사건 조건 성취에 따라 면제되어 소멸하였거나 이 사건 조건의 불성취로 이 사건 합의서가 무효화되더라도 C의 피고에 대한 임금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되어 전부 소멸하였고, 이에 따라 연대보증인인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에 따른 채무 또한 부종성에 의하여 당연히 소멸하였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합의서의 계약당사자는 C일 뿐이고 원고는 계약당사자가 아니다.
C은 2014. 9.말경까지만 이 사건 조적공사 현장관리 업무를 하였을 뿐이고, 그 이후부터는 여전히 조적공사가 상당히 많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더 이상 현장에 나타나지도 않는 등 현장관리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건 조적공사가 마쳐진 시점은 2015. 7. 30.경이다.
결국 C은 이 사건 조건에서 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조적공사에 관하여 피고의 지시에 따라 현장관리자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여 아무런 하자 없이 공사기간 내에 공사를 마무리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조건은 성취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 사건 합의서가 정한 채무면제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 사건 합의서가 무효화되면 C의 피고에 대한 임금채권은 1개월분인 500만 원에 불과하고, 이를 C의 피고에 대한 관련 민사사건의 제1심판결에 따른 채무와 대등액에서 상계하더라도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에 따른 채무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이는 C의 피고에 대한 임금채권을 원고의 주장처럼 3,000만 원으로 가정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판단
이 사건 합의서의 효력이 원고에게 미치는지 여부
관련 법리
제3자를 위한 계약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일반적으로 그 계약의 당사자가 아닌 제3자로 하여금 직접 권리를 취득하게 하는 조항이 있어야 할 것이지만, 계약의 당사자가 제3자에 대하여 가진 채권에 관하여 그 채무를 면제하는 계약도 제3자를 위한 계약에 준하는 것으로서 유효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80. 9. 24. 선고 78다709 판결, 대법원 2004. 9. 3. 선고 2002다3740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C과 피고는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C이 이 사건 조건을 이행할 것을 조건으로 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에 따른 채무를 면제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는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에 따른 채무를 면제하기로 하는 내용으로 C과 피고 사이에 이루어진 약정으로서 제3자를 위한 계약에 준하여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원고가 2019. 10. 11.자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피고에게 제3자를 위한 계약에 관한 수익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에 따른 채무는 이 사건 조건의 성취를 전제로 한 채무면제의 효력이 발생하였다.
소결론
그러므로 이 사건 합의서의 계약당사자에 원고도 포함되어 있고 C이 정당한 대리권을 가진 원고의 대리인으로서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별도로 살펴볼 필요도 없이, 이 사건 합의서에서 정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에 따른 채무에 관한 조건부 채무면제의 효력이 원고에게 미친다고 할 것이다.
결국 이 사건 조건이 성취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에 따른 채무에 관한 면제의 효력 발생 여부를 달리하게 된다.
이 사건 조건의 법적 성질
이 사건 조건은 "이 사건 조적공사에 대해 C은 피고의 지시에 따라 현장관리자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여 아무런 하자 없이 공사기간 내에 공사를 마무리하여야 한다."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정한 C의 피고에 대한 의무 중「피고의 지시에 따라 현장관리자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한다」라는 부분은 고용계약(민법 제655조)에 따른 근로자의 의무와 유사하고,「아무런 하자 없이 공사기간 내에 공사를 마무리한다」라는 부분은 도급계약(민법 제664조)에 따른 수급인의 의무와 유사하다.
그런데 이 사건 조건에서 정한 C의 피고에 대한 의무가 지닌 법적 성질은 도급계약에 따른 수급인의 의무라기보다는 고용계약에 따른 근로자의 의무에 해당한다고 봄이 옳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계약당사자 간에 어떠한 계약 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과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당사자가 계약으로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 일반의 상식과 거래 통념에 따라 계약 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5. 23. 선고 95다6465 판결, 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7다233429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도급계약에 따른 수급인의 의무와 고용계약에 따른 근로자의 의무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중대한 차이가 있다.
도급계약은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인 반면, 근로계약은 노동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이다. 도급계약상 수급인은 일의 완성이라는 결과의 달성을 목적으로 하는 채무, 즉 결과채무를 부담한다. 그러나 노무급부의무는 본질적으로 '하는 채무'의 성질을 가져서 근로계약상 근로자는 일의 완성을 위해 필요한 주의를 다하여 성실하게 노동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의무, 즉 수단채무 또는 행위채무를 부담하는 것에 불과하고,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결과채무까지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도급계약에서는 결과를 달성할 수 없으면 채무불이행이 성립할 수 있으나 근로계약에서는 일의 미완성 그 자체는 채무불이행의 성립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근로계약에서 근로자의 노무급부의무는 아래와 같이 사용자의 지시를 통해 일방적으로 결정되므로, 그로 인한 손해의 발생은 사용자의 지시와 실질적으로 관련성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근로계약상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필요한 주의를 다하여 성실히 근로를 제공하는 이상, 결과적으로 사용자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하여도 이를 가리켜 근로자의 채무불이행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도급계약은 수급인이 일을 완성하는 데 있어 도급인의 일반적·추상적 관여만 이루어질 뿐 원칙적으로 개별적·구체적 지휘 또는 감독은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수급인의 노무공급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결정되는 독립적 성질이 강하다. 그러나 근로계약은 근로자가 노무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개별적·구체적 지휘 또는 감독을 받으므로, 근로자의 노무공급이 사용자의 의사에 따라야 하는 종속적 성질을 가진다.
도급계약은 수급인이 자주성·독립성을 가지면서 일을 수행하고 노무공급에 따른 책임이나 경제적 위험을 수급인 자신이 부담한다. 그러나 근로계약에서는 사업목적을 위해 자신의 계산에 의해 사업을 수행하고 사업수행에 따른 위험과 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사용자이지 근로자가 아니다.
도급계약에서 보수는 일의 완성이라는 성과에 대응하여 그 액수가 정해진다. 그러나 근로계약에서 보수는 근로제공 과정에 대한 대가의 의미로 미리 급여가 일정액으로 결정되는 것이고, 근로자의 생활보장과 관련하여 보수의 수준이 결정되는 측면도 있다.
이 사건 조건에는 "C의 임금은 무보수로 한다.", "이 사건 합의서가 무효로 되면 월 500만 원으로 월급을 책정하여 계산한다."라는 문구가 있다. 이처럼 '임금', '월급'이라는 문구는 고용계약에서 보수를 정할 때 전형적으로 사용하는 용어이고, 도급계약에서 보수를 정할 때는 통상적으로 이러한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더욱이 이 사건 합의서가 무효로 되었을 때 C이 종전에 제공한 노무에 대한 대가는 '월 500만 원의 월급'으로 정하였다. 만일 C이 제공하는 노무의 성격을 도급계약에 따른 수급인의 의무라고 보았다면, C이 종전에 제공한 노무에 대한 대가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이 사건 조적공사의 전체 공사 범위와 대금을 미리 구체적으로 정한 다음, 이 사건 합의서의 무효 시점을 기준으로 C이 제공한 노무에 관한 기성고를 산정함과 아울러 그 기성고 비율에 따른 기성대금을 계산하기로 하는 내용으로 약정하였어야 함이 마땅하다.
이 사건 조건에는 "C은 피고의 지시에 따라 현장관리자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한다."라는 문구가 있다. 이러한 '피고의 C에 대한 지시'는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개별적·구체적 지휘 또는 감독을 전제로 하는 고용계약에 어울리는 것일 뿐, 원칙적으로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개별적·구체적 지휘 또는 감독이 인정되지 않는 도급계약과는 조화될 수 없는 것이다.
그 밖에 도급계약의 수급인이 지닌 징표로서, 노무제공자인 C이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다거나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나타나지 않는다.
위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조건에서 정한 C의 피고에 대한 의무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것으로 고용계약에 따른 근로자의 의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사건 조건의 성취 여부
C이 이 사건 조적공사에 관하여 현장관리자로서 그 업무를 수행하여 피고에 대한 의무를 모두 이행함으로써 이 사건 조건이 성취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증인 F는 이 법정에서 다음과 같이 증언하였다.
2014. 6.경부터 2014. 12.경까지 이 사건 아파트 신축공사 중 피고가 시공하는 이 사건 조적공사에 관하여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한 적이 있다.
그 기간 동안 소장이자 이사인 C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소장이자 반장인 G이 C으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았고, 자신은 G으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았다.
2014. 12.경 이 사건 조적공사에 관하여 큰일은 다 끝났다. 남아 있는 일은 조금이어서 사람이 많이 필요하지 않았고, 그래서 자신은 그만두게 되었다. 당시 이 사건 조적공사의 기성고 비율이 상당한 것으로 생각했다.
증인 H은 이 법정에서 다음과 같이 증언하였다. 즉 "2014. 8.경부터 2014. 12.경까지 이 사건 조적공사에 관하여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한 적이 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반장으로서 I씨 성을 가진 사람으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았다. 2014. 12. 경에는 이 사건 조적공사가 어느 정도 끝날 무렵이었다."라는 것이다. 그 증언에서 나타난 'I씨 성을 가진 사람'은 앞서 증인 F의 증언에서 본 'G'이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을 제1 내지 3, 5호증의 각 기재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조적공사의 대부분이 완료된 시점 후인 2015. 3.경부터 피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조적공사완료 시점인 2015. 7.경까지의, ㉮ 이 사건 조적공사 현장에서 근무하였던 근로자들의 수, ㉯ 이 사건 조적공사를 위하여 현장에 제공되었던 벽돌의 수량, ㉰ 이 사건 조적공사를 위해 지출한 비용 액수와 그것이 전체 공사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다른 기간 동안의 그것들과 비교하여 볼 때 모두 현저하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피고 대표이사 스스로도, 앞서 증인 F 및 H이 증언한 내용과 마찬가지로 2014. 6.경부터 이 사건 조적공사 현장에서 반장인 G이 그 현장관리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런데 피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이 사건 조적공사의 현장관리 업무를 종료하였다는 2014. 9.말경부터 2015. 7. 30.경까지 C의 종전 업무를 대체하기 위하여 추가로 사용한 인력이나 지출한 비용에 대해서는, 피고가 납득할만한 증거나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피고는 이에 관한 이 법원의 석명요구에 응하면서야 비로소, 종전에 반장으로 근무하던 G을 소장으로 승진시켜 현장관리를 하게 하였으며 피고 대표이사도 현장에 자주 방문하여 관리를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을 따름이다.
더욱이 2015. 1. 8. C과 피고 대표이사 사이에 이루어진 대화에 관한 녹취록을 보면, 그 당시에도 C은 이 사건 조적공사에 관한 현장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만일 피고의 주장대로 C이 2014. 9.말경까지만 이 사건 조적공사에 관한 현장관리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이라면, 피고로서는 이 사건 합의서 작성 후 불과 1개월밖에 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C을 상대로 그 의무의 이행을 촉구하거나 이를 계속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 사건 조건 불성취로 인한 이 사건 합의서의 무효화를 주장하였을 것이라고 봄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피고는 C이 이 사건 조적공사에 관한 현장관리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바람에 종전 근무자인 G을 승진시켜 대체 인력으로 투입하였다는 등의 주장만을 하고 있을 뿐이고, 피고가 C을 상대로 그 의무의 이행을 촉구하였다거나 이를 계속 이행하지 않아서 이 사건 조건 불성취로 인한 이 사건 합의서의 무효화를 주장하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피고의 언급이나 자료가 없다.
위 ① 내지 ⑤항과 같은 사정들은, C이 2014. 8.경부터 2015. 2.경까지 이 사건 조적공사에 관한 현장관리 업무를 수행하였고 2015. 2.경에는 이미 이 사건 조적공사의 대부분이 완료되었다는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것이고, 이와 달리 C이 2014. 8.경부터 2014. 9.말경까지만 현장관리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이라는 피고의 주장과는 조화되기 어렵다.
앞서 나.항에서 판단한 바와 같이, 이 사건 조건에서 정한 C의 피고에 대한 의무가 지닌 법적 성질은 도급계약에 따른 수급인의 의무라기보다는 고용계약에 따른 근로자의 의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C으로서는 이 사건 조건에서 정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이 사건 조적공사에 관하여 현장관리자로서 피고의 지시에 따라 그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면 충분하고,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이 사건 조적공사의 완성이라는 결과까지 반드시 달성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C이 2014. 8.경부터 2015. 2.경까지 이 사건 조적공사에 관하여 현장관리자로서 그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이 사건 조건에서 정한 C의 피고에 대한 의무의 이행은 사실상 완료되었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2015. 2.경 후 시점부터 피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조적공사 완료 시점인 2015. 7. 30.경까지 사이에 C이 이 사건 조적공사 현장에서 피고의 지시에 따라 수행하여야 할 현장관리 업무가 남아 있었다거나 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이 사건 조적공사의 원활한 진행에 장애가 생겼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므로 2015. 2.경 당시 이 사건 조적공사가 완전히 종료되지 않았고 일부 공사가 남아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위와 같은 판단을 뒤집을 수 없다.
위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C이 2014. 8.경부터 2015. 2.경까지 이 사건 조적공사에 관하여 현장관리자로서 그 업무를 수행하여 피고에 대한 의무를 모두 이행함으로써 이 사건 조건이 성취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소결론
이 사건 합의서의 효력이 원고에게 미칠 뿐만 아니라 거기에서 정한 이 사건 조건이 성취되었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에 따른 채무는 이 사건 합의서에 의하여 면제되어 소멸하였다.
그러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강제조정결정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한다.
판사 이해빈
각주1) 이 사건 합의서에 기재된 "판결서"는 오기임이 분명하다.
각주2) 이 사건 합의서에는 C 및 원고로 기재되어 있으나, 이 사건 합의서의 작성 경위, 여기에 C의 기명․무인만 있는 점, 이 사건 조건의 이행당사자에 관한 쌍방 당사자의 주장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조건을 이행하여야 할 실질적 당사자는 C만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