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19. 6. 20. 선고 2018가합57406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섬유류 및 의류 생산 제조,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들은 별지 표 '개업일'란 기재 각 해당일 무렵 피고와 사이에, 피고가 생산, 공급하는 상품 중 일정 상품의 판매를 원고들에게 위탁하고, 원고들은 백화점 내 피고의 매장에서 위 상품을 위탁판매하며 그 대가로 피고로부터 매출실적에 대한 일정 비율의 위탁판매 수수료를 지급받기로 하는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들은 별지 표 '개업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영업종료일'란 기재 각 해당일까지 매장 내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관리자로서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다.

원고들이 피고와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며 작성한 위탁판매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 기재와 같다(각 계약서 상호 간에 시기, 수수료율 등 다소 차이는 있으나 아래 내용은 공통되는바, 원고 B과 피고 사이에 작성된 것을 인용하였다. 이하 피고는 "갑", 원고 B은 "을"이라 칭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들로서, 별지 표 영업종료일에 피고와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음에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는바, 피고는 원고 A, C에게 별지 표 '퇴직 전 12개월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한 퇴직금액'란 기재 각 퇴직금, 원고 B에게 별지 표 '퇴직 전 3개월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한 퇴직금액'란 기재 퇴직금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들은 피고와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여 스스로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피고의 상품을 판매한 독립된 사업자일 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3.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내지 19, 22 내지 35호증, 을 제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백화점 등에 입점한 피고의 매장을 운영하며 상품판매 및 재고관리를 담당할 매장관리자를 모집하여 매장관리자와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고, 6개월 단위로 위탁판매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계약관계를 지속하였다. 원고 A은 피고의 근로자로 재직하다가 1999. 3. 1. 피고와 사이에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 B, C은 피고 근로자로 재직한 적 없이, 원고 A 또는 다른 매장관리자인 G의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2001. 8. 15. 및 2008. 5. 1. 피고와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피고는 원고들에게 매출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하였는바, 원고들이 지급받는 수수료 액수는 매출실적에 따라 매달 차이가 있었고, 고정급 명목의 수수료 지급을 예정하지 아니하였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 상한이나 하한도 존재하지 아니하였고, 원고들이 지급받는 수수료율 역시 개별적으로 협의를 거쳐 정하여진 것이었다.

다)

피고는 휴대전화 메시지, 메신저, 이메일 등을 이용하여 원고들에게 업무와 관련된 공지사항과 지시사항을 전달하였고, 원고들은 피고에게 매장의 일별, 월별 매출현황 등을 보고하였다. 원고들은 피고 지시에 따라 피고에게 같은 백화점에 입점한 경쟁업체의 매출현황, 주요 제품 판매동향, 프로모션 등을 보고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원고들로부터 월별 영업계획서를 제출받았으며, 원고들에게 월 매출목표를 할당하기도 하였다. 또한 피고는 원고들의 목표 매출 달성도, 전년도 동기간 매출 신장률, 물량이동 지시 이행율 등을 평가하였다.

라)

피고는 원고들에게 매장 내 진열할 상품은 물론 상품을 진열하는 방식까지도 구체적으로 지시하였고, 원고들이 판매하는 물품의 재고를 다른 매장으로 이동시키는 RT(물량이동)를 지시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이 이를 잘 이행하는지 수시로 점검하였고, 매장의 재고현황, 물품 판매내역, 매출현황을 조사·감독하고 평가하였다.

마)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진열장, 테이블 등 인테리어, 스캐너 등 전산장비, 마네킹 등 비품을 무상으로 제공받았다.

바)

원고들은 피고가 지정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였고, 피고가 할인상품, 할인시기 및 할인율까지 일방적으로 지정하여 할인행사 진행을 지시하면 이에 따라야 했다.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경우에도 혜택 대상 고객의 범위, 제공되는 혜택, 사은품 등을 모두 피고가 결정하였다. 원고들은 피고의 승인 없이 임의로 상품을 할인하여 판매할 수 없었고, 프로모션 의사결정 과정에도 참여할 수 없었다. 교환, 반품 역시 피고의 승인이 있어야 했다.

사)

원고들은 통상적으로 백화점의 영업시간 동안 매장에서 근무하였는바, 원고들의 근무시간은 백화점의 운영시간에 따라 정해졌다. 피고는 원고들이 운영하는 매장의 직원들 여름 휴가일수를 5일로 제한하기도 하였고, 휴무일을 보고하게 하기도 하였다.

아)

피고는 원고들을 대상으로 영업회의를 실시하였고, 원고들에게 영업 및 상품 교육에 참석하도록 하였으며, 교육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사유서를 제출하도록 하였다.

자)

한편 원고들은 직접 자신의 명의로 판매사원을 채용하고 자신의 계산으로 판매사원들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였으며, 위와 같은 판매사원의 채용 여부, 채용조건, 휴가 사용, 출퇴근 등은 원고들이 독자적으로 결정하거나 관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차)

피고의 정규직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인사규정이 원고들에게는 적용되지 아니하였다.

카)

원고들은 모두 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여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피고를 사업장으로 하는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지 아니하였다.

2)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 및 갑 제36 내지 41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앞서 본 것과 같이 원고 A은 피고의 정규직 직원으로 고용되어 근무하다가 1999. 3. 1. 피고와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받은 보수와 매장관리자로 전환된 이후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수수료 액수의 차이 또는 다른 원고들의 위탁판매계약 체결과정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정규직 직원으로 근무하던 원고 A이 피고의 강요에 의하여 매장관리자로 강제전환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나)

피고는 원고들에게 고정급을 지급함이 없이, 매출실적에 따른 수수료와 인센티브만을 지급하였고, 지급수수료에 상한이나 하한이 없었던 점, 백화점 수수료 및 초기 점포 인테리어를 제외한 매장 운영비용도 원고들이 전부 내지 일부를 부담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사업운영에 따른 경제적인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였다고 볼 것이다.

다)

피고가 원고들로부터 영업계획서를 제출받거나 원고들에게 매출목표를 할당하고, 원고들을 대상으로 영업회의 및 교육을 실시하였으며, 매출실적이 저조한 경우 원고들에게 매출활성화 대책 수립을 요구하거나, 위탁판매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리기도 하였으나, 다른 한편으로 매출실적이 우수한 경우에는 추가적인 성과급을 지급하기도 하였는바, 원고들의 매출실적이 피고의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고, 대규모 유통업체와의 관계로부터 파생되는 유통 내지 판매 과정의 특수성을 함께 감안하면, 피고가 원고들에게 매출실적을 높이기 위한 지시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지휘·감독관계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또한 피고가 원고들이 판매할 상품의 가격을 정하고 원고들이 임의로 할인 판매를 하지 못하게 하였으며, 원고들에게 상품의 진열방식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거나, 원고들을 대상으로 상품 교육 등을 실시하기도 하였으나, 이러한 피고의 조치들은 원고들이 판매하는 상품이 피고가 제조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브랜드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는 모든 매장에서 동일한 상품이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되도록 관리하며, 원고들의 상품에 대한 이해와 매출실적을 제고하기 위하여 그 필요성이 긍정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

피고가 원고들 및 그 직원들 전원의 휴무일정을 보고 받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원고들의 근무시간은 백화점과의 관계에서 준수되어야 하는 시간이기도 한바, 이와 같은 보고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의 휴무·휴가 사용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는 원고들의 구체적인 출퇴근 시각을 통제하거나 휴게시간을 정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고, 피고의 본사 직원이 원고들의 출근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등 근태관리를 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또한, 원고들은 본인이 항상 직접 매장에 상주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었고, 스스로 고용한 판매사원에게 매장 업무를 맡기고 매장을 이탈하는 것이 가능하였다. 특히 원고 B은 'H'이라는 상호로 별도의 의류수선업체를 운영하기도 하였다.

바)

피고가 원고들이 운영하는 매장의 특정 재고물품을 다른 매장으로 보내게 하는 등의 물량이동 조치를 지시하기도 하였으나, 원고들의 매장에 공급되는 상품은 여전히 피고에게 그 소유권과 처분권이 있고, 피고는 각 매장에 공급한 상품들이 적시에 판매되어 재고로 남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를 두고 피고가 원고들에게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행사하였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사)

원고들의 매출실적이 부진하다거나 원고들이 교육에 참석하지 아니하고 물량이동을 미이행 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직접적으로 불이익한 조치, 즉 계약기간 중 위탁판매계약을 해지하거나 담당 매장을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다.

소결

따라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에 대하여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윤선(재판장) 권혁재 강인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