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2018. 11. 19.자 원고에 대한 별지 목록 기재 징계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2. 피고는 원고에게 2,865,023원 및 그중 2,095,733원에 대하여는 2019. 1. 9.부터, 769,290원에 대하여는 2019. 1. 25.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방사선 관련 기자재 판매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이다.
원고는 2017. 10. 30. 피고 생산본부 생산3파트 수습사원으로 입사한 후 2018. 10. 19. 피고와 임금 월 2,168,000원(매월 21일에 기산하여 익월 20일에 마감하고 익월 25일에 지급, 근로계약서 제7조 제4항), 근로계약기간 2018. 10. 19.부터 2018. 12. 31.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피고 인사위원회는 2018. 11. 19. 원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사유로 출근정지 40일의 징계의결을 하였고, 피고는 같은 날 위 징계의결에 따라 원고에게 별지 목록 기재와 같은 징계처분(출근정지 40일, 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위 처분에 대하여 이의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18. 12. 6. 원고에게 제5징계사유를 제외하되, 나머지 징계사유들을 이유로 출근정지 40일의 징계처분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통지하였다.
피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0, 11, 13 내지 16호증, 을 제1 내지 4, 8, 9, 14 내지 18, 2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은 무효이므로 그 무효확인을 구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위 처분으로 인하여 지급받지 못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인사위원회 구성의 하자
피고 인사위원회는 전부 사용자 측 위원들로 구성되어 공정성이 결여되었다.
징계사유 부존재
제1, 2징계사유
원고는 경미한 차량 접촉사고를 발생시켰을 뿐, 위 징계사유와 같은 행위를 한사실이 없다. 경미한 접촉사고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원고는 위 접촉사고 당시 회사의 요구로 경위서를 제출하였는바 다시 이를 사유로 징계처분을 하는 것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반한다.
제3, 4징계사유
사용자인 피고는 근로자인 원고의 연차휴가 사용에 제한을 가할 수 없다. 원고의 연차휴가 사용은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제6징계사유
인사위원회 불출석은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설령 위와 같은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판단
인사위원회 구성
을 제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인사위원회 위원이 피고 대표이사, 부사장, 전무이사이고, 간사가 경영관리파트장인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의 징계의결을 한 인사위원회 구성에 공정성이 결여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인사위원회 구성에 관한 관계 법령을 위반하였다는 등의 사정도 찾아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사유 유무
제1, 2징계사유
갑 제19호증, 을 제19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18. 4. 27. C병원에 외근하며 피고 차량을 운행하던 중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과 경미한 접촉사고를 일으켰고, 이와 관련해 과태료를 납부한 사실은 인정된다(피고는 이에 더하여 원고가 위 접촉사고 후 피해자로부터 연락을 받았음에도 피해처리를 회피하였고, 그로 인하여 피고가 경찰조사를 받는 등 명예가 실추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나, 이 부분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더욱이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한 경찰조사가 명예실추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할 것이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접촉사고·과태료 납부)만으로는 원고가 취업규칙 및 회사 제반규정을 명백히 위반하거나 위배하였다거나(취업규칙 제88조 제1호), 회사의 명예 또는 신용을 현저히 훼손시켰다거나(제88조 제6호), 사내외를 막론하고 명백한 위법 행위나 반도의적인 행위 등 직원의 본분에 배치되는 행위를 하거나 회사의 대외적 이미지를 손상케 하는 행위를 하였다거나(제88조 제7호), 고의 또는 과실로 업무상 중대한 실수를 범하였다거나(제88조 제20호), 고의 또는 업무상의 태만, 관리 소홀로 인하여 회사의 시설, 기계, 기구, 제품, 자재, 기타 물품을 훼손, 멸실, 남용, 은닉 또는 허가 없이 용도를 변경한 자와 이로 인하여 화재, 상해, 도난 기타 중대한 사고를 발생케 하였다거나(제88조 제24호), 평소 품행이 현저히 불량하다거나(제88조 제36호), 회사가 정한 복무규정을 위반하였다(제88조 제42호)고 단정할 수 없다.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볼 것이다.
제3, 4징계사유
갑 제5, 8, 9, 12, 30, 33, 35, 36호증, 을 제5, 10, 11, 13, 2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피고 대표이사에게, 2018. 10. 15. 에는 '회사에 할 일이 없으니 이번 달 급여와 다음 달 급여를 지급한다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다음날에는 '더 이상 할 일이 없으니 2018. 10. 17. 부터 1개월 무급휴직을 신청한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각 보냈다.
원고는 2018. 11. 5. 아침 피고 직원 F과 G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같은 날부터 같은 달 9. 까지 5일의 연차휴가를 신청하였고, 이에 대하여 G는 원고에게 카카오톡으로 '일방적으로 카카오톡으로 연차휴가를 신청하면 안 되고 정식 신청서로 승인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답메시지를 보냈다.
피고는 원고가 출근하지 않은 2018. 11. 5.을 무단결근으로 처리하였다. 원고는 다음날 출근하면서 무단결근 사유서를 제출하고 2018. 11. 5.자로 신청일을 소급한 연차휴가 신청서를 제출하였으나, 피고는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원고는 2018. 11. 8. 피고 대표이사에게 '연차휴가는 신청방법에 제한이 없으며 회사의 승인을 받을 사항이 아니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원고는 2018. 11, 19. 피고에 같은 날부터 같은 달 23.까지 5일의 연차휴가를 신청하였는데, 위 신청서는 2018. 11. 20. 피고에 접수되었다. 이에 피고는 2018. 11. 19.을 무단결근으로 처리하고 같은 달 20.과 21.은 연차휴가로 처리하였다.
살피건대, 피고 취업규칙 제49조 제1항이 '연차유급휴가의 사용은 소정의 절차에 따라 사전에 청구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 취업규칙 및 이 사건 근로계약에 위 '소정의 절차'에 관한 규정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2017. 10. 30. 피고에 입사하였는데, 피고 측에서 이 사건이 있기 전에 원고에게 위 '소정의 절차'에 관하여 통지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는 점(피고는, 원고가 복직한 직후부터 연차휴가의 신청은 사전에 서면으로 하여야 함을 수차례 고지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의 2018. 11. 5.자 무단결근이 피고 취업규칙 제88조에서 정한 징계사유[제1호(이 규칙 및 회사제반규정을 명백히 위반하거나 위배한 자), 제11호(정당한 이유 없이 업무상에 의한 회사와 상사의 지시, 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하거나 부당하게 거부 또는 반항한 자), 제13 호(회사 운영상 지장 혹은 방해되는 언동을 한 자), 제21호(고의로 작업능률의 저하 또는 업무의 방해를 기도한 자), 제27호(타직원의 명예를 훼손시키거나 신용, 위신 등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한 자), 제31호(출·퇴근, 결근, 휴가, 기타 복무에 관하여 회사가 정한 절차 및 지시사항을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이를 게을리 한 자), 제42호(회사가 정한 복무규정을 위반한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에 2018. 11. 19.자 무단결근은, 원고가 이미 2018. 11. 5. G로부터 연차휴가 신청서의 사전 제출을 지시·.요청받았음에도 이를 위반하여 2018. 11. 19.자 연차 휴가 신청서를 2018. 11. 20. 제출함으로써 무단결근으로 처리된 것인바, 이는 피고 취업규칙 제88조에서 정한 징계사유 중 제1호(이 규칙 및 회사 제반규정을 명백히 위반하거나 위배한 자), 제31호(출·퇴근, 결근, 휴가, 기타 복무에 관하여 회사가 정한 절차 및 지시사항을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이를 게을리 한 자), 제42호(회사가 정한 복무규정을 위반한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제6징계사유
원고가 2018. 11. 19. 개최된 피고 인사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인사위원회 참석은 인사위원회 대상자인 근로자의 권리로 규정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지, 그 불출석을 두고 원고가 피고의 인사명령을 따르지 않았다고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인사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 피고 취업규칙 제88조에서 정한 징계사유[제1호(이 규칙 및 회사 제반규정을 명백히 위반하거나 위배한 자), 제10호(회사 인사명령에 정당한 이유 없이 불복한 자), 제11호(정당한 이유 없이 업무상에 의한 회사와 상사의 지시, 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하거나 부당하게 거부 또는 반항한 자), 제13호(회사 운영상 지장 혹은 방해되는 언동을 한 자), 제36호(평소 품행이 현저히 불량한 자), 제42호(회사가 정한 복무규정을 위반한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기업의 규모·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은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현저히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것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의 징계사유로 인정한 여러 사유들 중 대부분은, 징계사유에 해당되지 않거나 원고가 그와 같은 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주된 징계사유는 원고의 2018. 11. 19.자 무단결근이라 할 것인데, 이는 원고에게 보장된 권리인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서, 원고가 사전에 절차만 준수하였다면 적법하게 누릴 수 있는 권리이다.
원고의 근로계약기간은,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2018. 10. 19.부터 2018. 12. 31.까지인바(이에 대하여는 원고가 별도로 소를 제기하여 다투고 있다),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근로계약기간 절반 가량의 업무정지에 해당될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근로계약을 앞당겨 종료시키는 처분과 다름없다.
피고의 임금 지급 의무
이 사건 근로계약으로 정한 원고의 임금이 월 2,168,000원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가 원고에게 출근정지 기간인 2018. 11. 22.부터 2018. 12. 31.까지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이 사건 징계처분이 위에서 본 것과 같이 무효이므로, 원고가 그 출근정지 기간 동안에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은 피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한 것이어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출근정지 기간의 미지급임금 상당액인 2,865,023원(= 2,168,000원 × 29/30일 + 2,168,000원 × 11/31일) 및 그 중 2,095,733원에 대하여는 약정지급일인 2018. 12. 25.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9. 1. 9.부터(원고는 2018. 12. 25.부터 근로기준법 소정의 지연손해금을 구하나 근로기준법 소정의 지연손해금은 지급사유 발생일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부터 발생하므로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769,290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일인 2018. 12. 31.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9. 1. 15.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9. 1. 25. 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윤선(재판장) 오한승 우희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