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부천시 원미구 C에서 'D'이라는 상호로 운수업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원고는 2013. 6.경 피고와 사이에, 피고가 2013. 6. 6.부터 원고의 위 사업장에서 실장으로 근무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계약서에 "피고의 월 급여액은 1,200,000원으로 정한다(세금액 제외). 피고는 월 급여액에서 세금(3.3%)을 제외한 금액을 매월 10일 E은행(F)으로 수령한다. 피고의 퇴직금은 2013. 7.부터 적용하며 월 급여액의 1/12에 해당하는 금액을 퇴직금 통장(E은행 G)으로 입금하기로 한다."라고 정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급여를 2013. 7.부터 2013. 12.까지는 월 1,200,000원, 2014. 1.부터 2014. 12.까지는 월 1,300,000원, 2015. 1.부터 2015. 12.까지는 월 1,400,000원, 2016. 1.부터는 2017. 7.까지는 월 1,500,000원으로 하여 위 월 급여에서 세금을 공제한 금액을 별지 '급여통장 지급'란 각 기재와 같이 피고의 E은행 계좌(계좌번호 F)에 입금하고, 이와 별도로 근로계약서에 정한 '퇴직금' 명목으로 별지 '청약통장 지급'란 각 기재와 같이 월 100,000원 내지 130,000원씩을 피고의 E은행 계좌(계좌번호 H)에 입금하였다.
피고는 2017. 7. 17. 원고의 사업장에서 퇴사한 후 원고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고, 원고를 상대로 퇴직금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7가소33342)을 제기하였다.
원고는 2018. 1. 10. 피고에게 퇴직금 6,071,614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 11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및 이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매월 급여와 별도로 월 급여액의 1/12에 해당하는 금액을 퇴직금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에 따라 2013. 8. 8.부터 2017. 7. 10.까지 피고에게 합계 5,458,800원을 지급하였는데, 이러한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은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므로, 피고는 위 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갑 제5,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가 근로계약서에 "피고의 퇴직금은 월 급여액의 1/12에 해당하는 금액을 퇴직금 통장으로 입금한다."라고 정한 사실,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가 개설한 별도의 통장인 E은행 주택청약저축통장(계좌번호 H)에 별지 '청약통장 지급'란 기재와 같이 매월 퇴직금 명목의 돈을 입금한 사실, 원고는 위와 같이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돈에 대하여 급여대장과 별도로 '퇴직금분할지급 대장'을 작성하여 관리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갑 제 2, 5 내지 8, 10 내지 12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 즉 ① 근로계약서에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명시되어 있지 않은 점, ② 근로계약서에는 월 급여액의 1/12에 해당하는 금액을 매월 지급한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원고는 피고의 급여를 2014. 1. 1,300,000원, 2015. 1. 1,400,000원, 2016. 1. 1,500,000원으로 각 인상하면서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돈은 위 급여 인상 시점과 다르게 2013. 7.부터 2014. 5.까지 매월 100,000원(1,200,000원의 1/12에 해당하는 금액), 2014. 6.부터 2015. 5.까지 매월 110,000원(1,300,000원의 1/12인 108,333원을 상회하는 금액), 2015. 6.부터 2016. 5.까지 매월 120,000원(1,400,000원의 1/12인 116,666원을 상회하는 금액), 2016. 6.부터 2017. 6.까지 매월 130,000원(1,500,000원의 1/12인 125,000원을 상회하는 금액)을 각 입금하였는바, 결국 급여와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의 돈의 액수가 특정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금 명목의 돈을 이체하면서 통장에 기재한 메모에 '운송료', '수당', '퇴직수당', '퇴직적립' 등 여러 가지 항목이 혼재되어 있고, 원고가 급여로 이체한 내역 역시 '운송료', '수당' 등으로 기재되어 있어 두 가지 돈이 명확히 구별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노동청에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근거하여 산정한 피고의 퇴직금은 6,071,614원인데, 원고가 그 동안 피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돈의 합계는 5,458,000원으로서 결과적으로 관련법이 근로자에게 보장하는 퇴직금 액수에 미치지 못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일정한 금원을 퇴직금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무효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부당이득 반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광우(재판장) 김기풍 김은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