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19. 4. 12. 선고 2018노2506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고소인 F의 진술은 신빙할 수 있음에도, 원심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기 어려운 G의 진술 등에 근거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직권판단

검사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검사가 당심에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장의 적용법조 중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1항'을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1항 제2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668조'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를 신청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 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3.

사실오인주장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인천 부평구 B건물, 3층에 소재한 C(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서 휴대폰 부품 등 레이저마킹업을 하는 사업주이다.

2016. 5. 2.부터 2016. 5. 4. 인천 남동구 D 소재 주식회사 E 내에서 근로자 F로 하여금 레이저마킹 업무를 수행 후 피부발진 등 증상이 나타난 것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F에게 보안경을 지급하고 그 착용방법을 충분히 설명하는 등의 방법으로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직접적인 증거에 해당하는 F의 진술을 신빙하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피고인이 보안경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는 고소인 F의 진술이 사실상 유일하므로, 진술의 신빙성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F의 진술은 믿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다.

1)

F는 이 사건 회사에서 2016. 5. 2.부터 2016. 5. 4.까지 총 3일 근무한 자로서, '근무 당시 작업장에서 연기와 냄새, 분진이 발생하였음에도 피고인으로부터 보안경 등을 지급받지 못하여 호흡곤란, 피부질환(피부중독) 등의 증세가 나타났다'고 주장하며 2017. 4. 25. 이 사건 고소를 하였다.

2)

그런데 F는 근무 둘째 날 이미 다리가 뻐근한 증상이 나타났고, 3일째 되는 날 점심 무렵에는 무릎이 구부려지지 않고 빨갛게 두드러기가 올라오기 시작하는 등 심각한 증상이 나타났다고 주장하면서도 바로 회사 측에 문제제기를 하지 아니하고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이 사건 고소를 하였다. 고소가 늦어진 경위에 관하여 2016. 7.경 아웃소싱업체에 산업재해보상을 요청하고, 2016. 9.경 근로복지공단에 방문하였음에도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주장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최초 증상이 발현된 시기부터 고소까지 약 1년이 걸렸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3)

F가 주장하는 증상(발진, 가려움증)은 매우 일반적인 것이고 그 원인 또한 다양하므로,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회사에서 이루어진 공정이 위 증상을 야기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더군다나 F는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한 이후 샌딩 공장(총 근무기간 3개월 이상), 도금 공장(총 근무기간 2개월 이상)에서 근무하였고 두 군데 모두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공정이 많으므로, 그것이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F는 샌딩 공장이나 도금 공장에서 일할 때는 피부질환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고, 유독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였을 때만 문제가 발생하였다고 증언한 바 있으나, 공정의 유해성이나 근무기간을 고려할 때, 위 진술은 신빙하기 어렵다.

4)

F의 진술에 의하면 작업 도중 상당한 연기와 냄새, 분진이 발생하였다는 것인데, 3일 만에 심각한 정도의 피부질환이 나타날 정도로 연기와 분진이 발생하는 환경에서 보안경도 쓰지 않고 작업을 하였다면 눈에도 이상반응이 나타나는 것이 상식적이라 할 것임에도, F는 수사기관에서 피부질환 외 안과질환에 관하여 언급한 사실이 없고, 그에 대한 진료나 치료를 받은 사실도 없다(고용노동부 및 안전보건공단에서 시행한 현장조사에서도 이 사건 현장은 유해광선에 노출되어 눈 등의 건강장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반면 연소물은 작업환경측정 및 특수건강진단대상 유해인자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5)

이 사건이 문제화된 후 장기간 이 사건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유해광선 관련 특수건강검진을 실시하였는데, 이상이 나타난 직원은 존재하지 않고, F와 비슷한 시기에 근무한 근로자들 중 F와 유사한 증상을 호소하며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없는 점에 비추어, 기계마다 보안경을 비치해두었다는 피고인의 변소는 설득력 있다.

6)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앞서 본 F의 주장 및 진술은 전체적으로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할 것이어서 보안경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부분 역시 신뢰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3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제3의 다.항에서 살펴본 것처럼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장성학(재판장) 황지애 조성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