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18. 11. 8. 선고 2018노2705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① [2018고단125] 사건의 각 죄와 관련해서는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고, ②[2018고단18] 사건과 관련해서는 그 주위적 공소사실(횡령의 점)에 대하여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고, 예비적 공소사실(사기의 점)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인만이 원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였다. 이러한 경우 위 [2018고단18] 사건의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한 이유무죄 부분도 당심에 이심되기는 하나 이미 당사자 간의 공격 · 방어의 대상에서 벗어나 사실상 심판대상에서도 이탈하게 되므로, 위 이유무죄 부분에 관하여는 원심판결의 결론에 따르기로 하고 다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2016. 5. 27.경 피해자 회사(대표이사 F)로부터 3,000만 원을 송금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당시 피고인은 위 F에게 이 사건 공사 설계비에 대한 중도금을 요구한 적이 전혀 없고, 오히려 F에게 당시 어려운 회사 사정을 설명하면서 자금지원을 요청하여 받은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피고인이 위와 같이 피해자 회사 측을 기망하지 않았고, 그와 관련된 편취의 범위도 인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원심 [2018고단18] 사건의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도 유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0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1)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 회사 대표인 F을 기망하여 이 사건 공사의 설계비 중도금 명목으로 피해자 회사 소유의 3,000만 원을 지급받아 편취하였음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피고인의 변소주장을 모두 배척하였다.

①

피고인과 F은 2016. 5.경 종전 양주시 N 소재 부동산에 관한 부동산 개발사업(이하 '양주시 사업'이라 한다)과는 별도로 이 사건 공사(아산시 G 등 부동산 소재 I 신축공사)도 함께 진행하기로 공동사업약정을 체결하였다.

②

그 후 피고인과 F은 2016. 5. 4.경 O건축사무소 설계사 L에게 이 사건 공사 관련 설계를 의뢰하였고, 부천시 중동에 있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중동점에서 피해자 회사 명의로 이 사건 계좌를 개설하였다. F은 2016. 5. 7. 이 사건 계좌에 설계비 계약금 1,000만 중 피해자 회사 몫에 해당하는 500만 원을 입금하였다. 피고인과 피해자 회사는 2016. 5. 11.자로 위 L과 이 사건 공사 관련 설계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설계비는 총 9,500만 원(부가세 별도, 에너지심의 및 경관심의비 별도)이고, 그 중 계약금 1,000만 원은 계약 시에, 중도금 6,000만 원은 '착공계 접수 시'에 각 지급하기로 하였다. 피고인은 2016. 5. 11.경 500만 원, 2016. 6. 8.경 나머지 500만 원 등 합계 1,000만 원을 L에게 설계비 계약금 조로 지급하였다.

③

당시 피고인은 회사 운영비로 매월 3,000만 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었고, 수입이 없었으며, 직원들 급여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F은 피고인의 요구에 따라 2016. 5. 27. 이 사건 계좌에 피해자 회사 자금 3,000만 원을 입금하였다. 피고인은 같은 날 위 3,000만 원을 C 주식회사 명의 계좌로 즉시 이체하여 본인 회사의 직원들에 대한 미지급한 임금 내지 생활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위 3,000만 원 전부를 사용하였다.

④

한편, F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진술하면서 일관되게, '피고인이 자신에게 이 사건 공사 설계비 중도금을 일찍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하여 설계비 중도금으로 이 사건 계좌에 3,000만 원을 입금한 것이고, 만약 피고인이 이를 설계비 중도금으로 사용하지 않고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 자금 등 개인적 용도로 쓸 것을 알았다면 피고인에게 위 돈을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하여 그 신빙성이 인정된다.

반면에 피고인은 각 수사 과정은 물론 원심 단계까지 F(피해자 회사 측)으로부터 위 3,000만 원을 지급받은 명목에 대하여 매번 다르게 진술하여 일관되지도 않는다.

또한 피고인이 F에서 그 무렵 직접 작성해 준 자필 메모(수사기록 제55면)에는 'AD 건 3,000만 원'이라는 기재가 있는데, 이는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해서는 당시 공사의 진척이 전혀 이루어진 바가 없어 위 설계비 중도금으로 3,000만 원밖에 들어갈 돈이 없었다는 F의 위 각 진술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이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합당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피고인과 F은 2016. 3.경 처음 만나 이 사건 공사 등에 대하여 공동사업약정을 체결한 사이였고, 피해자 회사 측은 양주시 사업과 관련해서는 해당 약정에 따라 이미 1억 2,000만 원을 투자하였음에도 2016. 5.경 이후로는 별다른 사업 진척이 없는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 본인이 운영하는 회사의 경영 어려움(직원들에 대한 임금 미지급 등)으로 F에게 3,000만 원 자금지원을 요청하였고, 그에 따라 차용증 등 별도의 자료 없이 이를 교부해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⑤

설계사 L도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3,000만 원의 사용에 관한 문제가 불거지기 전 시점에 F이 자신에게 피고인에게 이미 설계비 중도금을 지급했다는 이야기를 하였고, 설계비 중도금을 받은 적 없다는 자신의 이야기에 황당해 하는 반응을 보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2)

우리 형사소송법이 채택하고 있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존중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1도5313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원심은 이 사건 기록 및 그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의 위와 같은 사정들에 부합하는 피해자 회사 대표 F의 각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고, 이와 배치되는 피고인의 변소를 배척하였는바,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을 뒤집기 위해서는 그러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없는 충분하고도 납득할 만한 현저한 사정이나 이를 입증할 추가적인 증거가 나타나야 하는데 그러한 사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나아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이 사건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검토해 보면, 원심이 앞서 본 증거판단 등을 토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조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이 원심 판시 [2018고단125] 사건의 각 죄에 대하여는 인정하고 있는 점, 동종전과 및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사기범행을 극구 부인하면서 다투고 있는 점, 이 사건 사기범행은 피고인이 사용용처 등에 대하여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기망하여 설계비 중도금 명목으로 3,000만 원을 지급받아 편취한 사안으로 범행의 경위 및 수법, 피해금액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좋지 않은 점, 위 금원을 지급받자마자 위 용도와는 전혀 무관하게 본인 회사의 직원들 급여 내지 생활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임의로 소비한 점, 피해자 회사와의 민사소송 등을 통하여 조정이 성립되었음에도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를 이행하지 않아 그 피해회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점, 피해자는 이 사건 사기범행을 부인하고 그 피해회복까지 거듭 지연하는 피고인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퇴직한 근로자에게 미지급한 임금 내지 퇴직금도 상당한 점, 원심판결 선고 이후 새롭게 참작할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는 점, 동종 · 유사사건과의 양형의 형평성,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 수단과 방법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창우(재판장) 김기풍 오범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