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1. 1. 19. 선고 2019가단260486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A에게 23,807,068원, 원고 B에게 4,000,000원, 원고 C, D에게 각 2,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6. 8. 12.부터 2021. 1. 19.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55%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파렛트 제조 및 판매업, 목재 및 목상자 제조 및 도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 A은 1996. 3. 4.경<1>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의 사업장에서 근로하여 온 사람이다.

나.

원고 A은 2016. 6. 22.부터 2016. 8. 12.까지 F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후 '상세불명의 감각신경성 난청'이라는 청력장애 진단을 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장해급여 청구를 하였다.

다.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보상보험 진찰의뢰에 따라 원고 A은 G병원에서 2019. 5. 29., 2019. 6. 4. 2019. 6. 11. 3회에 걸쳐 청력검사를 받았는데, 순음청력검사상 '기도, 골도 최소가(가정 좋은 역치) 청력치 : 우 (95.8/73.30)dB, 좌(83.3/71.2)dB', 언어청력검사[어음 명료도(정상= 100%)] 우측 40%, 좌측 60%의 검사결과를 받았고, 위 병원은 2019. 6. 11. 아래와 같은 의학적 소견을 회신하였다.

라.

근로복지공단은 원고 A에 대하여, 피고 사업장에서 근무하여 '청력 좌 83dB, 청력 우 95dB, 어음명료도 좌 60%, 어음명료도 우 40%의 소음성 난청'의 장해(이하 '이 사건 장해'라 한다)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고, 위 장해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에 따른 제6급 제3호(고막의 대부분의 결손이나 그 외의 원인으로 두 귀의 청력이 모두 귓바퀴에 대고 말하지 아니하고서는 큰 말소리를 알아듣지 못하게 된 사람)에 해당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마.

원고 A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이 사건 장해와 관련하여 요양급여 712,800원, 장해급여 56,355,780원을 지급받았다.

바.

원고 B은 원고 A의 배우자, 원고 C, D은 원고 A의 자녀들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8, 12, 14호증, 을 제2호증(갑 제12호증과 동일한 내용이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관련 규정

이 사건과 관련하여, 이 사건 장해 발생 당시 시행되었던 산업안전보건법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나.

책임의 인정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의무로서 피용자가 근로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신체·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등 참조), 특히 건강상 유해한 장소에서 근로자를 고용, 근로케 하는 사업주로서는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하여 근로자에 대하여 적어도 위 산업안전보건법과 같은 법 시행규칙이 정하고 있는 정도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근로자들을 산업재해로부터 보호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 이 법원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대한 사실조회회신결과, 갑 제13호증, 을 제4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 A의 작업 환경에 관하여, 2010년부터 2016년까지 피고 사업장에 대하여 연 2회 실시한 작업환경측정 중 소음도 측정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측정 위치에서 노출기준인 90dB를 초과하는 소음도가 측정되는 등 90dB 이상의 소음이 발생하는 지점이 다수 산재하여 있어 강렬한 소음작업 내지 적어도 소음작업이 있는 사업장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고, 수년간 작업장 내 소음 수치에 별다른 개선이 없었던 점, ② 원고 A은 피고의 생산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공장장으로서 근무하였는바, 위 원고가 담당한 작업 내용에 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있고 이를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제출된 바 없으나, 적어도 위와 같은 피고의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에 장기간 노출되었을 것은 분명해 보이는 점, ③ 피고는 귀마개, 귀덮개 등 보호구를 지급하고 안전교육을 실시하였다고 주장하는데, 폼타입으로 된 3M 귀마개를 지급한 사실은 인정되나 그 밖에 귀덮개 등을 지급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또한 청력과 관련하여 소음의 유해성과 예방 등에 관한 별도의 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바(피고가 제출한 안전보건교육 일지에 의하더라도, 교육내용 중 일부 '작업시 귀마개 등 보호장구 필히 착용할 것'이 기재되어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 피고가 귀마개를 지급하였다거나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을 다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④ 나아가 피고가 소음에 의한 근로자들의 건강장해 예방을 위하여 그 밖의 청력보존 프로그램을 수립하여 시행하였다거나 소음 감소 조치를 행하였음을 알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⑤ 비록 원고 A이 이 사건 장해 진단 이전인 2014. 4. 25. 의료법인 H에서 '상세불명의 감각신경성 청력소실' 진단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나, 원고 A이 20년 이상 피고 사업장에서 근무하여 온 점에 비추어 위 사실이 피고 사업장에서 발생한 소음으로 인하여 원고 A에게 이 사건 장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 점, ⑥ 오히려 위와 같은 진단결과를 피고가 인지하지 못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가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실시하여 근로자들의 청각 이상 유무를 점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도 볼 수 있는 점, ⑦ 원고 A은 하루 8시간 이상 연장근무를 하였거나 휴일에도 근무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⑧ 원고 A에 대한 청력검사결과 '소음성 난청' 진단을 받았고 그 밖의 다른 원인은 없다는 소견을 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 A에 대하여 안전한 근무환경을 제공하고 그의 상태를 면밀히 살피면서 소음이 발생하는 작업장의 경우 그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끔 적정한 정도의 업무량과 근무기간을 배정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보호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 A으로 하여금 상당한 소음이 발생하는 작업장에서 지속적으로 근무하게 함으로써 신체·건강상의 손해를 입게 하였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또는 고용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다.

책임의 제한

다만, 산업현장에서 근로하는 근로자에게도 위험을 회피하거나 자신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스스로 도모할 자기안전의무가 있고, 자신의 몸 상태를 평소에 잘 살펴 노무 제공에 적합하지 않게 되었거나 그럴 우려가 있을 때에는 이를 사용자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원고 A은 2014. 4. 25.경 감각신경성 청력소실 진단을 받았음에도 피고에게 이를 통지하지 아니하였는바,<2> 원고 A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고 작업의 전환을 도모하는 등의 노력을 하지 않았고, 이로 인하여 피고가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였을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 A의 위와 같은 잘못도 이 사건 장해의 발생 및 손해의 확대에 한 원인이 되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여기에다가 원고 A은 이 사건 장해 발생 무렵 피고의 공장장으로 근무하였던 점, 피고는 매월 보호구인 귀마개를 지급하였고, 안전교육을 하여 온 점을 비롯한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40%로 제한한다.

3.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은 것은 배척한다.

가.

보조구 비용

1)

갑 제7 내지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A은 이 사건 장해로 인하여 여명기간 동안 양쪽 귀에 보청기 착용이 필요하고, 그 비용은 한 쪽 귀에 1,900,000원 상당이며, 그 수명이 5년으로서 5년마다 교체하여야 하는 사실이 인정된다. 한편, 원고 A은 2016. 6. 15. 오른쪽 귀 보청기, 2017. 8. 30. 왼쪽 귀 보청기를 구입한 사실이 인정되므로,<3> 위 구입일로부터 5년이 경과된 2021. 6. 15. 및 2022. 8. 30.부터 여명종료일까지 보청기 구입비용이 필요하다고 할 것인바, 이를 이 사건 장해 발생 당시의 현가로 계산하면 9,517,670원이 된다.

2)

책임의 제한 : 3,807,068원(= 9,517,670원 × 0.4)

3)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규정에 따라 요양급여를 받았기 때문에 치료비를 청구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그 사고발생에 있어 피해자의 과실도 경합되었으므로 이미 지급받은 요양급여 중에서 그 과실에 상응하는 금액을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로 하여금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휴업급여나 요양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에 그 급여액을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할 것인데, 기존의 요양급여와 향후 보조구 비용 사이에 상호보완의 관계가 없으므로, 향후 보조구 비용에서 기지급된 요양급여액을 공제할 수는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또한 피고는, 원고 A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재활보조기구인 보청기구매금액을 지급받게 되므로 위 구입비용을 손해로 인정하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 A이 이를 현실적으로 지급받지 아니한 이상 장래의 보험급여액을 미리 공제할 수는 없으므로(대법원 2004. 7. 9. 선고 2004다12752 판결 참조),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위자료

원고 A의 연령과 직업, 이 사건 장해의 발생경위와 결과, 후유장해의 정도, 원고들의 관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면 원고 A에 대한 위자료는 20,000,000원, 원고 B에 대한 위자료는 4,000,000원, 원고 C, D에 대한 위자료는 각 2,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23,807,068원(= 보조구 비용 3,807,068원 + 위자료 20,000,000원), 원고 B에게 4,000,000원, 원고 C, D에게 각 2,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장해 발생일인 2016. 8. 12.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1. 1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남해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