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인천 남동구 B에 있는 C의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4명 이상을 고용하여 도매업(지물포)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0. 1. 5.부터 2017. 11. 13.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D의 퇴직금 25,265,999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D이 피고인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지위를 가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D이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인과의 사용·종속적인 관계에서 도배작업을 진행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그 밖에 피고인이 사용자 지위에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D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지물포의 팀장인 E으로부터 도배 작업을 의뢰받으면 그에 따라 자신의 공구를 갖춘 상태로 해당 작업장에 나가 도배 작업을 하고, 도배공에게 지급되는 일당을 일수로 계산하여 편의상 월말에 지급받는 방식으로 작업해왔다. ② 피고인은 도배작업을 할 때에 도배할 현장을 팀장인 E에게 알려주는 것 외에는 구체적인 작업 지시를 하거나 업무에 관한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하지 않았고, 팀장인 E이 구체적으로 업무내용을 지시하면 피고인은 이에 따라 도배작업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이 D에게 출·퇴근 시각 내지 근무시간, 휴식시간 등을 지정하거나 이에 구속시킨 사실이 없고, 도배작업이 마무리 되면 D의 업무가 종료되었다.
D은 피고인 및 피고인의 지물포 팀장인 E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도배작업을 하였으나, 다른 도배현장에서도 작업 의뢰가 오면 자유롭게 도배작업을 하였고, 실제로 2017. 11. 14.부터 2018. 1. 29.까지는 피고인의 지물포에 도배일이 없었기 때문에 계속 근로를 하지 않았으며, 이후 계속 근로를 할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도 정한 바가 없었다. 실제로 D은 피고인 외에도 다른 업체로부터 도배작업을 의뢰받아 도배작업을 하기도 하였다.
D은 작업현장에서 하루 동안 일을 하고 일당 19만 원을 받기로 약정하였으나, 이는 D이 자신의 책임 하에 도배작업을 완성한 후 그에 대한 보수를 지급받은 것에 불과하여 그 성격은 용역 제공으로 인한 도배작업의 완성에 대한 대가라고 봄이 타당하다.
그 밖에 피고인과 D 사이에 정식의 고용계약을 체결하거나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었던 것은 아니고, D이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을 적용받은 사실도 없으며, 오히려 D의 요청에 따라 피고인이 작성해 준 해촉증명서(증 제6호증)에 의하면, D에 대하여 용역내용은 '프리랜서'로 기재되어 있는바, D은 실질적으로 특정 지물포에 소속되지 않은 채 자기의 계산으로 도배업을 영위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선고기일에 불출석하였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