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0. 7. 24. 선고 2019고정2109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인천 중구 B에 있는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130명을 사용하여 버스운송서비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5. 9. 8.부터 위 사업장에서 근로하여 온 근로자 D의 2015. 9. 7.부터 2015. 9. 19.까지 노선견습 기간에 대한 임금 694,176원을 임금 정기지급일인 익월 15일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회사는 2015. 9. 22. D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이전에는 어떠한 형태의 근로계약도 체결하지 않았으며, 2015. 9. 7.부터 2015. 9. 19.까지 D에 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도 하지 않았던 이상 D에게 위 기간에 상응하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ㆍ복무규정ㆍ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ㆍ감독을 받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두524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다78466 판결 등 참조).

한편,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 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9633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D가 2015. 9. 7.부터 2015. 9. 19.까지 이 사건 회사의 버스에 탑승한 사실, 위 기간 중 일부 기간 동안 해당 버스의 노선에 따라 직접 버스 운행을 한 사실, 그 과정에서 버스 운행에 필요한 교육을 받기도 한 사실이 인정되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 기간 동안 D에게 임금지급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지급하지 않은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는 한다.

2)

그러나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D가 2015. 9. 7.부터 2015. 9. 19.까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위 기간 동안 D에게 임금지급의무가 있음에도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가)

이 사건 회사의 채용은 서류전형을 실시하여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차량테스트를 실시하고, 차량테스트를 통과하면 면접을 거친 다음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절차로 구성되어 있다.

나)

D는 2015. 9. 22. 이 사건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비로소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게 되었고, 그 이전에는 이 사건 회사와 D 간에 어떠한 형태의 계약도 체결되지 않았다.

다)

2015. 9. 7.부터 2015. 9. 19.까지 기간은 아직 D에 대한 차량테스트도 실시되지 않은 시기로서 이 사건 회사는 차량테스트 결과 여부에 따라 근로계약체결 자체를 하지 않을 수 있었고, D로서도 언제든지 자신의 의사에 따라 추가적인 채용절차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위 기간 동안 D의 버스 운행은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이나 사용자에의 전속성이 전혀 담보되지 않던 상태였다.

라)

견습 운전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교육부장의 교육내용을 살펴보면, ‘시험 때 또는 면접 때 물어봅니다’라는 표현이 기재되어 있고, 그 내용 역시 이후 차량테스트 과정에서 평가될 항목들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사용자의 업무지시의 성격보다 채용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운전자에 대한 차량테스트를 위한 교육훈련이 주된 목적이었다고 보인다.

마)

D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D는 견습 운전자에 대하여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당시 이 사건 회사와 D 사이에 임금에 관한 언급을 한 적이 없으며, D 역시 임금을 요구하지 않았다. 더욱이 D는 2018. 10. 8.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서 ‘최근 견습기간에 대해 임금을 주는 회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노동청에 진정을 하게 되었고, 진정을 하기 전에 회사에 임금을 따로 청구해 본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바)

D가 2015. 9. 7.부터 2015. 9. 19.까지 매일 버스를 직접 운행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D가 직접 버스를 운행한 기간 역시 단독으로 버스를 운행한 것이 아니다.

사)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이 사건 회사가 2015. 9. 7.부터 2015. 9. 19.까지 견습에 참석하여 D를 교육한 운전자에게 임금을 지급한 점 등을 종합하면, 설령 이 사건 회사에 D에 대한 임금지급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4.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