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 C 주식회사는 원고들에게 각 99,583,207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6. 25.부터 2021. 2. 16.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피고 C 주식회사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와 피고 D 주식회사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C 주식회사 사이에 생긴 부분의 2/5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 C 주식회사가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D 주식회사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고 E(이하 ‘고인’이라 한다)은 2017. 11. 18. 피고 C 주식회사(이하 ‘피고 C’)에 입사하여 2019. 4. 16.까지 F번, G번 버스 기사로 근무하였고, 2019. 5. 8.부터는 피고 D 주식회사(이하 ‘피고 D’)에서 근무하였다.
고인은 2019. 6. 24. 고인의 자택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는데(이하 ‘이 사건 재해’), 부검감정의는 ‘사인은 불명이나 청장년급사증후군(10대 후반에서 40세 정도 사이의 청장년에서 주로 발생하는 원인 불명의 내인성 급사)이 우선 추정되고, 중등도 심관상동맥경화에 의한 부정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원고들은 고인의 부모로서, 2020. 2. 21. 이 사건 재해와 관련하여 근로복지공단에서 유족일시금 각 61,957,660원을 수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1, 2, 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원고 주장
피고 C은 과도한 근무시간, 승객들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 견습기사 교육으로 인한 스트레스, 부팀장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운전직 공무원 응시서류 발급 비협조로 인한 스트레스로, 피고 D은 견습기사 기간 동안의 스트레스, H의 횡포와 따돌림으로 인한 스트레스, 불공정한 근무 배정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고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으므로,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제1항 제2호를 위반한 공동 불법행위자들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인과관계
갑 제7 내지 9, 11호증, 을나 제5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고인이 피고 C과 D에 근무하는 기간 동안 연장근무가 수반되는 격일제 교대근무(피고 C), 오전 근무일자와 오후 근무일자가 불규칙한 교대근무(피고 D)를 해왔고, 동료들과의 관계를 포함한 업무 부담으로 원형탈모가 생길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특히 사망 직전에는 동료이자 선배인 H과의 갈등으로 스트레스가 심화되었던 사실이 인정된다. 달리 고인에게 심혈관 질환이 있었다거나 위험 요인을 갖고 있었다거나 업무 외에 스트레스 원인이 있었다는 자료는 없다. 이에 비추어 고인이 피고들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받은 위와 같은 심리적, 신체적 압박이 심혈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였을 가능성이 인정된다.
피고 C 과실 유무
갑 제14, 1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2019. 1.부터 2019. 4. 16.까지 휴게시간을 제외한 원고의 실 근무시간이 14시간에서 많게는 15시간 58시간 정도였음이 확인된다. 그러나 갑 제5호증의 18, 갑 제8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차고지(인천 서구 I)로 출근하여 그날 운행할 버스를 운전하여 기점(J역)으로 이동하는 데 30분 정도 걸리고, 막차 운행 후 종점(J역) 근처에서 차량에 가스를 주입하고 차고지까지 이동하는 데 약 30~40분 정도 걸리는 사실이 인정된다. 여기에다가 차량 운행 후 대기시간은 교통 상황 등에 따라 매회 일정치 않아 식사 및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 힘든 점을 아울러 고려하여, 차고지에서 기점(J역)까지의 이동시간 30분 및 대기시간을 포함해서 근무시간을 산정하면, 2019. 4. 1.부터 퇴사일인 2019. 4. 16.까지 하루 근무시간은 19시간 54분 내지 20시간 33분이고, 이 사건 재해 11주 전 한 주간 총 근무시간은 60시간 47분, 12주 전 한 주간 총 근무시간은 80시간 22분에 이르는 사실이 인정된다. 또한 2018. 6.까지는 하루 운행횟수가 6번으로 이 사건 재해 당시보다 더 많았고, 그때는 식사 시간이 더욱 부족하였던 점(갑 제5호증의 18)을 더하여 보면, 고인이 피고 C에 근무하는 동안 적정한 범위를 넘는 업무를 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한편, 갑 제5호증의 2, 18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9. 2.경부터 K을 대신하여 같은 노선의 버스들 간격을 조정하고 공지사항을 전달하는 역할을 해온 사실이 인정된다. 버스 기사가 운전과 동시에 휴대폰 어플을 이용하여 같은 노선에 있는 버스들의 운행 상황을 전체적으로 살피면서 간격이 붙거나 벌어졌을 때 해당 기사에게 연락하는 일은, 안전운전에 전념해야 하는 기사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고인이 그 역할을 맡은 경위가 자발적이든 공식적인 임명이었든, 간격 조율을 기사 한 사람에게 맡겨 위험을 감수하고 운전과 병행해야 하도록 만든 피고 C의 시스템 자체가 고인이 받은 스트레스의 발단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 C은 과중한 근로시간에다가 다른 버스들의 간격을 조율하는 역할 부여로 원고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켜 과로와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공하였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 C은 고인과 그의 법정상속인인 원고들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원고들은, 피고 C에서 사장이 부재중이라는 이유로 공무원 응시 서류 보완을 해주지 않아 고인이 서류 전형에서 떨어져서 좌절감에 스트레스를 받게 한 것도 피고 C 과실의 하나로 주장한다.
갑 제5호증의 11 내지 18호증, 을가 제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2019. 3. 15. 피고 C이 대형버스 운전원 근무사실 확인서, 대형버스운전경력증명서를 발급한 사실, 2019. 4. 3. 및 4. 4.에 원고가 경상남도교육청 직원과 미비서류 제출에 관한 통화를 한 사실, 2019. 4. 11. 서류전형 합격자 발표가 있었던 사실, 고인이 지인과 원고 B에게 ‘피고 C에 하루 근무시간이 16.5시간임을 확인하는 내용의 서류 발급을 요구하였는데 피고 C에서 사장이 부재중이어서 직인을 찍을 수 없다는 이유로 발급을 해주지 않았다’고 이야기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위 증거들만으로는 교육청에서 고인에게 보완을 요구한 서류가 무엇이었는지, 고인이 회사에 그 서류 발급을 언제 요청했는지, 교육청에서는 고인이 응시 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것으로 처리되었는지 등이 분명치 않다. 고인이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게 된 과정에 피고 C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다는 증명이 부족하므로 이 부분 원고들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들은 또한 견습기사 교육과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피고 C의 과실 중 하나로 주장하나, 갑 제1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고인이 받은 민원 내용이 난폭 운전, 앞 차량에 클락션 울리고 욕설을 하여 무서웠다는 것, 정류장을 벗어난 장소에서 승하차했다는 것, 하차 태그를 하지 않았다고 차를 세워놓고 승객에게 다가와 화를 냈다는 내용, 근무 중 시시한 내용으로 지속적으로 통화했다는 것임을 알 수 있어 피고 C이 스트레스의 단초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갑 제5호증의 11, 18에 의하면 고인이 견습기사 교육 과정에서 고충이 있었던 사실은 인정되나, 그것만으로는 피고 C에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피고 D
원고들은, H이 순번을 무시하고 고인의 버스를 추월하고 욕을 하는 횡포가 있은 후 회사 내에서 따돌림이 있었음에도 고인과 친한 기사들과는 다른 조로 분리시키고 H과는 17일 중 9일을 같은 조에서 근무하게 하여, 근로기준법 제76조의 2에서 정한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갑 제5호증의 29, 갑 제6호증, 을나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H이 2019. 5. 29. 앞 차량인 고인 차량과 밀착 운행하다 회사에 보고하지 않고 허락도 없이 고인 차량을 추월하였고 이에 화가 난 고인과 문을 열고 말다툼하면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난폭 운전을 한 사실, 고인의 보고를 받은 피고 D에서는 H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하여 2019. 6. 17. 징계사유 보고서가 징계위원회에 제출된 사실, 고인이 위 사건 이후 원고 B에게 일부 선배들이 고인의 인사를 받아주지 않고 고인에 대한 험담을 하는 것 같아 힘들다는 점을 하소연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5호증의 26, 28, 을나 제5호증에 의하면 위와 같이 고인을 무시하고 외면하는 태도를 보인 것은 H과 비슷한 경력의 일부 선배들이고, 고인과 가까웠던 동료들은 H 사건 이후에도 여전히 고인과 고충을 나누고, H을 함께 비난하며 고인을 지지해주고, 고인의 생일 잔치를 해주기도 하는 등 친분관계를 유지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몇몇 선배들과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것만으로 ‘직장 내 괴롭힘’(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뿐 아니라, 피고 D에서 고인이 이러한 이유로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증거도 부족하다. 따라서 피고 D이 H 사건 이후인 2019년 6월 4일, 10일, 20일, 22일 고인과 H이 같은 시간대에 근무(근무 시작 시간이 오전 또는 오후의 비슷한 시간대)하는 것으로 편성한 것을 두고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조치를 위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다른 동료들과는 달리 오후 시간대에 많이 배치한 것이 정해진 기준을 벗어나 어떠한 의도를 갖고 이루어진 것이라는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
원고들은 견습기사인 고인에게 선배들이 인사를 받아주지 않거나 운행 중 앞에서 일부러 가지 않는 등 횡포를 부림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었다고도 주장하나, 갑 제5호증의 25 내지 29만으로는 견습기사에 대한 선배들의 횡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다.
책임의 제한
다만, 고인으로서도 감당하기 어려운 과중한 업무 수행을 지시받았을 경우 피고 C 측에 고충을 적극적으로 알려 업무를 경감받는 등 과도한 스트레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할 주의의무가 있는 점, 피고 C 퇴사 후 사망 직전 H과의 다툼으로 발생한 스트레스를 관리하지 못한 점도 일부 사망의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하여 피고 C의 책임을 6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일실수입
기초사항: L생
직업 및 소득
사망 직전 두 달 동안 피고 D에서 받은 급여를 기초로 산정한 평균임금 95,319.47원(갑 제5호증의 33) × 365 ÷ 12 = 2,899,300원의 범위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2,859,584원
가동연한 만 65세가 되는 날인 2054. 6. 9.까지
생계비 공제: 수입의 1/3
계산: 457,533,440원
과실상계 후 일실수입: 274,520,064원(= 457,533,440원 × 0.6)
위자료
이 사건 재해의 발생 경위, 고인이 비교적 젊은 나이였던 점, 원고들의 가족관계, 유족급여 지급 현황,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고인의 위자료를 3,000만 원, 원고들의 위자료를 각 1,500만 원으로 정한다.
상속관계
상속 대상 금액: 304,520,064원(= 재산상 손해 274,520,064원 + 위자료 30,000,000원)
원고들 상속분: 각 152,260,032원(= 304,520,064원 × 1/2)
공제
원고들 상속분 각 152,260,032원에서 각각 지급받은 유족급여 61,957,660원(갑 제17호증의 1, 2)을 공제하면 90,302,372원이고, 여기서 원고들이 공제를 자인하는 장의비 각 5,719,165원을 다시 공제하면 84,583,207원이 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 C은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재해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각 99,583,207원(= 손해배상금 상속분 84,583,207원 + 고유 위자료 1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재해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2019. 6. 25.부터 피고 C이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2. 16.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하며, 피고 D에 대한 청구는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림
각주1) 제5조(사업주 등의 의무) ① 사업주(제77조에 따른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부터 노무를 제공받는 자와 제78조에 따른 물건의 수거·배달 등을 중개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 및 제6조에서 같다)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이행함으로써 근로자(제77조에 따른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제78조에 따른 물건의 수거·배달 등을 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 및 제6조에서 같다)의 안전 및 건강을 유지·증진시키고 국가의 산업재해 예방정책을 따라야 한다. 2. 근로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줄일 수 있는 쾌적한 작업환경의 조성 및 근로조건 개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