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2. 5. 12. 선고 2020가합1161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73,275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및 피고가 2020. 7. 6.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2020. 7. 7.부터 복직 시까지 월 1,2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C 주식회사와 보험대리점계약을 체결하고 보험 모집, 관리 등의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20. 5. 4.경 피고와 보험설계사 위촉계약(이하 ‘이 사건 위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로부터 고객정보 데이터베이스(이하 ‘DB’라고 한다)를 받아 고객에 대하여 전화로 C 주식회사의 보험상품 가입을 권유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던 사람이다.

나.

피고와 원고가 체결한 이 사건 위촉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청구의 요지

가.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 지급청구

원고는 형식적으로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전화로 보험가입을 권유하는 업무를 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2020. 7. 6. 정당한 사유 없이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그리고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 시부터 복직 시까지의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미지급 계약관리수수료 지급청구

피고는 보험계약을 유지 중인 소속 설계사에게 계약관리수수료를 지급하였는데, 원고에 대하여 2021. 1.부터 이를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계약관리수수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해고무효확인 및 복직 시까지의 임금 지급청구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①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②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③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④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⑤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⑥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⑦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⑧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 및 앞서 본 증거, 갑 제7, 11, 12, 20호증, 을 제5(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7,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1)

원고는 피고가 지정하는 사무실에서 보험모집업무를 수행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위촉계약의 내용은, 원고가 피고로부터 DB를 제공받아 이를 이용하여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보험계약의 체결을 권유하는 것으로서, 원고가 이 사건 위촉계약에 따라 수행할 업무내용 자체가 DB를 저장․관리할 수 있는 전산장비, 전화시스템, 그리고 관련 법령의 준수를 위한 녹음시스템 등의 장치를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원고와 피고는 이러한 필요성 때문에 이 사건 위촉계약의 체결 당시부터 위 장치들을 갖추고 있는 피고의 사업장을 업무장소로 정하는 것에 관하여 상호 양해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따라서 원고의 업무장소가 피고의 사업장으로 한정되어 있었다는 것만으로 원고의 업무수행에 대한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이 있었다거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종속적인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2)

원고는 피고로부터 제공받은 DB를 일정기간 동안 보유하면서 자신의 판단이나 노하우에 따라 어느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할 것인지 또는 고객에게 어느 보험상품을 권유할 것인지 등을 스스로 선택하고 고객을 관리하면서 보험계약의 체결을 유도한 것으로서, 이러한 영업활동 자체에 대하여는 피고로부터 어떠한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음이 없이 자신의 재량과 역량에 따라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다.

3)

피고의 취업규칙, 인사규정 등은 원고와 같은 보험설계사에게 적용되지 않았고, 이에 원고의 출퇴근시간이 관리되거나 근태관리가 엄격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피고 소속 보험설계사들 중에는 한달 중 출근일수가 10일 미만인 보험설계사들도 있었다. 비록 피고 소속 보험설계사들에게 출근시간 및 퇴근시간이 정해져 있기는 하였으나, 이는 전화로 보험판매를 하는 보험설계사들을 관리하는 피고의 업무특성 및 위와 같은 업무의 수행에 관하여 시간적 제한을 가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50조 제3항, 보험업법 제96조 제1항 등에 따라 보험판매가 가능한 시간에 맞추어 출퇴근을 한 것으로 보인다.

4)

피고는 보험설계사가 전화로 보험상품 판매를 하는 과정에서 고객에게 낭독하여야 하는 대본에 해당하는 상품별 스크립트를 작성하여 원고 및 보험설계사들에게 이를 준수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이와 같은 표준스크립트는, ‘보험회사는 전화를 이용한 보험모집 시 준수해야 할 상품별 표준상품설명대본을 작성하고 모집종사자가 표준상품설명대본에 따라 통신판매가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 ‘보험회사는 (중략) 보험계약의 중요 사항을 (중략) 표준상품설명대본에 반영하여야 한다.’, ‘모집종사자는 통신판매 과정에서 표준상품설명대본을 오인 가능성이 있는 내용으로 임의로 수정하여 사용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한 구 보험업감독규정(2021. 3. 25. 금융위원회고시 제202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35조의2 제2항, 제4-36조 제6항, 제4-36조의2 제3호 등에 따른 것으로서, 피고가 자신의 영업적 판단에 따라 개별적인 업무수행 내용을 정하고 이를 강제하기 위하여 작성․시행한 것은 아니다.

5)

원고는 자신이 업무를 수행한 시간이나 업무내용 등과 관계 없이 오직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고, 위 수수료에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존재하지 아니하였으며(피고가 신입 보험설계사 등에게 초기활동수수료, 정착지원수수료를 지급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위촉계약기간 초기의 일정기간에만 지급되는 수수료로 기본급이나 고정급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 소속 보험설계사 사이에서 월별로 수수료 편차가 적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6)

원고는 개인사업자로 등록하여 피고로부터 지급받는 수수료에 대한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다.

7)

피고 소속 다른 보험설계사가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한 사건에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위 보험설계사가 피고의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기도 하였다.

4.

미지급 계약관리수수료 지급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는 소장 및 2020. 7. 31.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서 위 해고의 무효확인 및 복직 시까지의 임금 지급청구를 하였다가, 2021. 10. 27.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해 “2020. 12. 이후 미지급 계약관리수수료 합계액”의 청구를 추가하였고, 2021. 12. 17.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서 “미지급 계약관리 수수료 373,275원”의 지급을 구하는 것으로 그 청구금액을 특정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위 2021. 10. 27.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가 이 법원에 제출된 이후 이 법원에 제출한 2021. 11. 16.자, 2022. 1. 12.자, 2022. 3. 14.자 각 준비 서면에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라는 주장만 하였을 뿐이고, 원고의 이 부분 청구에 대하여는 명백히 다투지 아니하였는바, 민사소송법 제150조 제1항에 따라 이를 자백한 것으로 본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계약관리수수료 373,275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창근(재판장) 정승진 박승균

각주1) 계약관리수수료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라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한 수임인에 불과하더라도 피고의 설계사 수수료 규정(을 제2호증)에 따라 지급될 수 있는 것이어서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성을 다툰 것만으로 피고가 계약관리수수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를 다툰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변론 전체의 취지로 보아 피고가 이를 다툰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