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택시 운송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최저임금 적용 대상인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2016년경부터 2019년경 사이에 피고에 고용되어 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한 근로자들이다.
원고들의 근무형태 및 임금지급 체계
원고들은 피고에서 근무할 당시 1일 2교대제로 근무하면서 운송수입금 전액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고정급(기본급 및 각종 수당)에 임금협정에서 정한 운전자의 월 운송수입금 입금실적에 따라 산정한 성과수당을 가산하여 임금으로 지급받아 왔다.
최저임금법의 개정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고, 위 법률 부칙 및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09. 7. 1.부터 피고가 소재한 인천광역시에도 시행되었다.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임금협정
피고는 피고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2014년도 임금협정에서 1일 3시간, 월 90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정하였고, 2017년도 임금협정에서는 1일 5시간, 월 152시간으로, 2018년도 임금협정에서는 1일 4시간 36분, 월 138시간을 각 소정근로시간으로 정하였다(이하 총칭하여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청구 요지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함으로써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모두 무효이므로, 원고들에게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평균 근로시간에 따른 최저임금이 지급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근무한 기간 동안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평균 근로시간을 적용하여 계산한 최저임금과 기지급 임금의 차액 및 이에 대한 2022. 7. 18.까지의 지연손해금, 이를 바탕으로 새로 산정한 퇴직금과 기지급 퇴직금의 차액 및 이에 대한 2022. 7. 18.까지의 지연손해금의 합계인 별지2 청구금액표 중 ‘청구금액 합계’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들의 청구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 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 각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2014년에는 1일 3시간, 월 90시간으로, 2017년에는 1일 5시간, 월 152시간으로, 2018년에는 1일 4시간 36분, 월 138시간으로 각 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임급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이 형식에 불과하다거나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회피하거나 잠탈할 의도로 정한 것이어서 무효라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들은 피고의 택시를 운행하여 피고의 차고지 밖 도로 위에서 일하면서 승객들로부터 받은 수익을 관리하였고, 승객들로부터 받은 운송수입금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운송수입금 입금실적에 따라 산정되는 성과수당을 지급받는 방식으로 일한 한편, 원고들의 운행시간 중 사용자인 피고가 원고들의 근로 여부나 행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는바, 이러한 택시운수업의 특성에 비추어 보면,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고, 노사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위에서 본 법리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기 전에는 기본급 외에 초과운송수입금 또는 운송수입에 연동되는 성과수당도 최저임금 미달 여부를 판단하는 비교대상임금에 포함되었기 때문에,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 사이의 임금협상에서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실질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특례조항이 인천 지역에 시행된 2009년과 2019년 사이에 택시요금이 인상되었고, 택시호출 서비스가 보편화되어 손님을 찾기 위해 빈차로 운행하는 순항식 근무의 필요성이 감소함으로써 운행시간 대비 운송수입의 효율이 증가하였는바, 이러한 사정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 사이의 이 사건 각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의 변경은 택시회사 운송원가의 상승에 따라 성과수당 지급을 위한 운송수입금 입금실적 기준액의 인상 대신에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자는 피고 노동조합의 요구, 택시요금의 인상에 따라 운행시간 대비 운송수입의 효율이 증가하는 등 택시 운전 근로자들의 근무형태 및 운행시간이 바뀐 사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창근(재판장) 정승진 박승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