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1. 7. 23. 선고 2020노3327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증거관계에 의하면 피고인과 피해자 Z 사이의 동업관계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이 피고인과 Z 사이의 동업관계를 인정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업무상횡령의 점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과 Z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17. 8.경 이 사건 공사에 관한 동업약정을 체결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고인과 Z이 동업관계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피고인이 AC로부터 받은 공사비 289,740,291원을 Z을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업무상횡령의 점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①

피고인과 Z 사이에 작성된 동업계약서는 존재하지 않고, Z은 구두로 동업약정을 체결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 사건에서, 동업약정 체결 사실에 부합하는 직접 증거로는 Z의 작성한 고소장, Z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진술이 있다. 그런데 ㉠ Z은 동업약정 체결 장소 등 당시 상황에 관하여 경찰 참고인 조사 시 대구 중구 AH 소재 AI의 사무실에서 제안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가, 피고인과의 대질 조사에서는 전화 및 자신의 집 근처 대구 수성구 범물동 소재 커피숍에서 이야기했다고 진술하였고, 이 법정에서는 평상시에 만나서 이야기했다고 진술하는 등 진술이 일관되지 아니한 점, ㉡ Z은 수익 분배비율에 관하여도 수사기관에서는 동일하게 배분하기로 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가 이 법정에 와서는 ‘공사현장에서 생활비 쓰고 남으면 갈라 쓰는 것으로 이야기했다. 절반씩 나누자고 이야기한 적은 없고, 피고인도 그렇게 이야기한 적 없다’는 취지로 다르게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Z의 고소장 및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또한 AJ 주식회사(AC의 도급인으로서, 당초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피고인과 계약을 체결하였다가 자회사격인 AC를 거쳐 피고인에게 하도급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의 실장 AK, 과장 AL, AC의 관리부장 AM의 이 법정에서의 동업약정에 관한 진술은 의견이나 추측에 불과하고, 피고인이나 Z으로부터 동업약정 체결 사실을 직접 들었다는 것은 아니어서 증거로 삼기에 부족하다.

②

나아가 민법상의 조합계약은 2인 이상이 상호 출자하여 공동으로 사업을 경영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으로서, 특정한 사업을 공동 경영하는 약정에 한하여 이를 조합계약이라고 할 수 있고, 공동의 목적 달성을 도모한다는 것만으로는 조합의 성립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2. 8. 17. 선고 2011다8000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 출자에 관하여 보면, 민법상 노무도 출자의 객체가 되기는 하나 Z의 ‘휴게소 창호 및 금속 공사는 잘 몰라서 현장의 모든 일은 피고인이 하기로 하였고, 나는 현장 관리만 하기로 하였다. 현장 관리는 출근 인원 파악해서 사무실에 보고하고, 일을 시키고, 자재 공급 확인하는 것이다’는 진술에 비추어 Z이 출자의무의 이행으로서 ‘노무’를 제공한 것인지 의문이 들고, 그 밖에 Z 및 피고인이 AC 측으로부터 선지급받은 공사비용을 가지고 지출한 것 외에 출자로서 자신의 자금을 투입하였는지, 그 금액이 얼마인지를 확정할 자료도 없는 점(Z의 위와 같은 진술을 비롯해 전체적인 주장 내용을 보면, Z이 언급한 동업은 법률적 의미의 동업관계를 상정한 것이 아니라 단지 피고인과 함께 공사를 시행한다는 의미로서 표현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Z이 피고인의 현장관리인으로 고용된 것인지는 불분명하나, 적어도 Z이 실제 수행한 역할은 위 ㉠ 기재 진술과 같이 자재, 노무관리였는바 이는 영업의 특정한 종류 또는 특정한 사항에 대한 위임을 받은 사용인으로서 그 업무에 관하여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진 현장소장의 통상적인 업무 범위 내에 그치는 것(대법원 1994. 9. 30. 선고 94다20884 판결 등 참조)인 반면, 피고인은 공사계약서 작성, 공사비용 수령을 비롯해 이 사건 공사에 관한 모든 업무를 맡기로 하였던 점, ㉢ Z은 피고인으로부터 공사비용을 수령한 계좌와 연결된 체크카드를 받기는 하였으나 위 체크카드로는 공사현장에서 필요한 경비 지출을 위해 작은 금액만 인출하였고, 별도로 자금 관리에 관여하거나 피고인에게 공동으로 관리할 것을 요청하지도 않았던 점, ㉣ 피고인이 2018. 1. 20.경 Z에게 이 사건 공사비용 관련 계좌의 거래내역서를 송부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단순히 자금집행을 어떻게 했는지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하고, Z도 ‘내가 거래내역서를 달라는 말은 안했다. 피고인이 거래내역서를 AK, AL에게도 같이 보냈는바 피고인 자신의 돈이 더 들어갔음을 주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하였을 뿐이므로, 위 거래내역서 송부 사실을 동업자 사이의 업무감시권 행사로 보기는 어려운 점, ㉤ 피고인이 Z의 항의로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한 후, Z은 나머지 공사를 완공하였으나 AJ 측과 그 공사대금을 별도로 정산하였을 뿐 피고인과는 수익과 손해를 나눈 사실이 없고, 피고인도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할 당시 강하게 정산 요구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실제 이 사건 공사의 시행에 있어서 피고인과 Z 각자의 역할, 관여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과 Z 사이에 공동의 목적 달성을 위한 사업의 운영과 그에 따른 이익을 분배받는 지위를 넘어 특정한 사업을 공동으로 경영한다거나 손익분배가 공동으로 이루어지는 등 하나의 조합체를 구성하기로 하는 동업약정이 성립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이 사건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하게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대균(재판장) 송한도 구세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