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3. 6. 13. 선고 2021가단24712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는 1967. 4. 19. 설립되어 정화조 청소업 등을 영위하여 온 회사이고, 원고는 차량 운전업무 등을 담당한 C 소속 근로자이다.

나.

C는 2018. 5. 21. 피고와 사이에 (차량번호 1 생략) 차량(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 당시 C는 이 사건 차량을 포함하여 총 13대의 업무용 차량을 보유하고 있었다)에 관하여 업무용자동차종합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보험계약이 가입한 담보 중 자동차상해 부분의 보장한도액은 1인당 사망의 경우 1억 원, 부상의 경우 3,000만 원, 후유장애의 경우 1억 원이다.

다.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통약관 제12조에서는 배상책임 이외의 보장항목으로 자기신체사고에 대한 보험금(이하 ‘이 사건 보험금’이라 한다)을 규정하면서, 제16조에서 지급보험금의 계산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을 두고 있다.

라.

원고는 2018. 8. 6. 인천 서구 검단동에서 이 사건 차량을 운행하던 중 도로에 설치된 가드레일을 충격하는 바람에 상해를 입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마.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치료비 등으로 총 15,804,970원의 보험금을 지급하였다. 한편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요양급여 121,164,980원, 휴업급여 61,124,330원, 장해급여 10,358,480원의 산재보험급여를 각각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를 포함한다)의 각 기재, 이 법원의 C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피고

이 사건 공제조항은 이 사건 차량의 운행으로 인한 이 사건 보험금에 관하여 원고의 실제손해액에서 원고가 제3자로부터 보상받은 금액을 공제한 잔액을 보장한도액(부상의 경우 3,000만 원)의 범위 내에서 지급하도록 하는 취지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산재보험급여도 원고의 실제손해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나.

원고

이 사건 공제조항은 ‘제3자로부터 보상받은 금액’을 공제대상 금액 중 하나로 열거하고 있을 뿐이어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산재보험‘급여’가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고, 설령 산재보험급여가 공제액에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러한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였어야 한다. 한편 산재보험급여를 이 사건 보험금에서 공제할 경우 그 반대의 경우와 비교하여 형평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된다는 점에 비추어, 이 사건 보험금과 산재보험급여는 성질상 서로 공제되어서는 안된다.

3.

판단

가.

이 사건 공제조항에 따른 공제액에 산재보험급여가 포함되는지 여부

1)

앞서 본 이 사건 보험계약 및 해당 약관의 문언 및 체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보험계약은 이 사건 보험금을 산정함에 있어 이 사건 차량의 운행과 관련하여 발생한 손해를 사실상 전보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배상의무자 외의 자에 의한 급부를 그 지급주체와 내용 등을 불문하고 손해액에서 공제할 목적으로 이 사건 공제조항을 두었다고 판단된다.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산재보험급여 또한 이 사건 공제조항에 따른 공제액에 포함되고, 이 사건 공제조항이 그 자체로 의미가 명백하지 않다고 볼 것은 아니다.

산재보험급여 등을 공제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이 사건 공제조항은, 보험계약자와 고용관계에 있는 직원들이 업무상 운전을 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경우에 이미 가입한 산재보험에 따라 이루어질 보상을 감안하여 이를 보험금에서 공제함으로써 이중보상을 피하고 합리적인 보험료를 반영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활용되는 측면이 있으므로(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44538 판결 참조), 그 자체로 불공정한 약관 조항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2)

한편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이 그의 사용자가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자동차상해담보특약에 의해 받은 보험금은 산재보험급여에서 공제될 수 없다(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4두11571 판결 참조). 이는 산재보험급여와 다른 보상이나 배상과의 관계에 관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규정 형식 및 내용뿐만 아니라 사회보장적 성격을 갖는 공적 제도인 산재보험의 특성을 고려한 것으로, 이 사건 보험계약의 당사자들 사이의 합의로 정한 이 사건 보험금의 지급조건 및 범위 등을 해석함에 있어서도 반드시 같은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는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와 같이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이 산재보험급여를 받은 경우 이 사건 보험금을 계산함에 있어 실제손해액에서 해당 보험급여를 공제하도록 하는 이 사건 공제조항이 신의성실의 원칙 등에 비추어 이를 보험약관의 내용에 편입하기 어려울 정도로 형평에 반한다거나 불공정하다고 판단되지 않는다.

나.

설명의무 위반 여부

1)

일반적으로 보험자 및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보험계약의 체결에 있어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율의 체계 및 보험청약서상 기재사항의 변동사항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지고 있으므로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할 것이나, 이러한 명시·설명의무가 인정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보험계약자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약관의 중요한 사항이 계약내용으로 되어 보험계약자가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데에 그 근거가 있으므로, 약관에 정하여진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이미 잘 알고 있는 내용이거나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면, 그러한 사항에 대해서까지 보험자에게 명시·설명의무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위 대법원 2016다244538 판결 참조).

2)

대법원 1990. 4. 27. 선고 89다카24070 판결은, 대인배상에 관한 보험회사의 면책사유 중 하나로 피해자가 배상책임 있는 피보험자의 피용자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인 경우를 들고 있는 자동차종합보험보통약관의 위 면책조항이 자동차종합보험보통약관에 있어서 일반적이고 공통되는 규정이어서 보험업자의 설명을 요할 정도로 중요한 사항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위 판결의 내용에다가, 을 제5 내지 11호증을 포함한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보험계약이 담보하는 사항 중 자기신체사고보험은 피보험자가 피보험 차량의 사고로 사상한 경우 다른 배상책임자가 없는 때에 제한적·보완적으로 피보험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 점, ② 이 사건 공제조항은 자동차보험에서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공제 유형으로 보이는데, C가 피고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 사건 차량을 포함하여 보유하고 있던 차량의 수, 해당 차량들에 관하여 체결된 보험계약의 내용 및 해당 보험계약이 유지된 기간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이 법원에 제출한 2022. 4. 17. 자 참고서면(C 대표이사 명의의 사실확인서)의 기재에도 불구하고 C 측에서 이 사건 공제조항의 내용을 예상하는 것이 가능하였다고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보험계약에 관하여 피고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약관을 설명하여야 하는 상대방은 보험계약자인 C라고 할 것인데(상법 제638조의3 제1항 참조), 원고가 아닌 위 회사의 입장에서는 회사의 과실이 인정되기 어려운 소속 근로자의 일반적인 운전 중 사고와 관련하여 이 사건 공제조항의 유무가 경제적 이해관계 등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거나 보험계약의 체결 여부를 결정짓는 주된 요소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C에게 이 사건 공제조항의 내용을 따로 설명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다.

소결

피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승낙피보험자인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이 사건 보험금을 산정함에 있어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원고가 수령한 휴업급여 및 장해급여 등은 이 사건 공제조항에 따라 원고의 실제손해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보험계약의 약관 등에 따라 산정한 원고의 실제손해액이 원고가 수령한 산재보험급여를 초과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원고의 주장·입증이 없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준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